출근이 꼭 필요할까? 이 회의는 꼭 해야 할까? 코로나19는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했다.코로나19가 던진 또 하나의 의문은 항공운수사업이 필수공익사업에 해당하느냐다. 필수공익사업에서 쟁의행위시 노동조합은 필수유지업무 인원유지비율을 준수해야 하고, 회사는 사업과 무관한 자로 대체근로 투입이 가능하다. 노동위원회는 항공운수사업에서 국제선 80%, 제주선 70%, 국내선 50%의 필수유지업무 인원유지비율을 결정하고 있다. 대체근로 투입까지 고려하면 이는 사실상 쟁의행위를 금지해 노동 3권을 침해하는 것이
“① 모든 도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며, 기본적 인권을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 - 충청남도 인권 기본 조례 제5조(도민의 권리 및 협력)“이 조례는 대한민국헌법 제31조,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교육기본법 제12조, 제13조, 초·중등교육법 제18조의4, 유아교육법 제21조의2 제1항의 규정에 따라 학생인권을 보장함으로써 모든 학생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충청남도 학생인권 조례 제1조(목적)‘충청남도 인권 기본 조례’와 ‘
1.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잠정합의했다. 이 칼럼이 게재된 18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가 나왔을 테지만 내 관심은 가결 여부에 있지 않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기본급 11만1천원 인상과 기술직(생산직) 800명 추가 신규채용, 이에 더해 2022년 경영실적 성과급 300%+800만원, 2023년 하반기 사업목표 달성 격려금 100% 등 지급하기로 했고, 국내 공장을 중장기 미래사업 핵심 제조기지로 전환하기 위한 ‘노사 미래 동반 성장을 위한 특별협약’을 체결했다. 정년연장과 관련해선 내년 상반기까
지난 7월 서울의 서이초등학교에서 사회초년생의 신입 교사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신입 교사의 죽음은 ‘교권 붕괴’‘공교육의 죽음’이라 불리며 대한민국의 심각한 교권 침해 실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회적 참사로, 많은 국민들이 비통하고 애통해한 사건이다.그런데 8월 말경 “9월4일 교육부의 징계 예고에 대한 학생, 학부모, 일반시민의 의견 수렴”이라는 설문조사를 통해, 교육부가 9월4일 서이초 신입 교사의 49제에 참석하기 위해 연가·병가를 사용하는 교사들을 해임·징계하겠다 발표한
그게 바다 괴물이었구나고교 시절 늑대처럼 서로 물고 뜯는 자연상태를 넘어서기 위해 국가를 만들었다고 배웠다. 홉스라는 학자는 국가를 리바이어던에 비유했다. 리바이어던이 뭔지 사회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것 같은데 가물가물했다. 나중에야 바다 괴물이란 걸 알았다. 질서와 평화를 준다는 국가를 왜 괴물에 비유했을까.그걸 깨우친 곳은 교실이 아닌 현실이었다. 초등학교에 등교할 때마다 손을 가슴에 얹고 태극기를 향해 충성을 맹세했다. 반공 궐기대회에 동원된 우리는 “무찌르자 공산당, 찢어 죽이자 김일성”을 외쳤다. 독재가 뭔지 모르고 추앙하
우리 헌법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헌법 84조)고 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제외하면 재직 중 재판에 회부될 일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재직 중이라도 수사는 가능하다. 대통령 자격이 종료되면 언제든 기소될 수 있고, 재직기간 동안 공소시효 또한 중단된다.지난 7월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해병대 1사단 채수근 상병이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대민지원 홍보를 위해 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3일 푸틴과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는 패권주의 세력에 맞서서 자기 주권적 권리와 안전이익을 수호하기 위해서 정의의 위업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는 시종일관 러시아 정부가 취하는 모든 조치에 전적인, 무조건적인 지지를 표명해 왔고, 앞으로도 언제나 반미자주 전선에서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임을 이 기회를 빌어서 확언하는 바입니다.” 그는 또 정상회담 후 공식만찬에서 “우리는 패권을 주장하고 팽창주의자의 환상을 키우는 악의 결집을 벌하고 안정적인 발전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신성한 투쟁
여성 정책과 무관한 중앙일보 여론조사 전문기자를 여성가족부 장관에 지명하고, “찍지마, 성질 뻗쳐서”라고 말한 인사를 15년 만에 문체부 장관에 재기용하려는 걸 보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국민에게 감동 주는 인사를 기대하긴 글렀다.이번엔 대통령이 유일하게 좀 아는 영역인 법조계 인사를 보자. 지난 8월22일 대통령이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대법원장 후임에 지명하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그를 “32년간 오로지 재판과 연구에만 매진해 온 정통 법관이고,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원칙과 정의, 상식에 기반해 사
연금에 대한 공론을 살피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연금 하나만 가지고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재정 고갈의 위험과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연대의 차원에서 현재 세대가 져야 하는 보험료 인상에 대한 이야기는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적어도 정치권과 전문가 집단 사이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모양이다. 말마따나 연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연금과 관련한 한국 사회에 내재한 다층적인 불평등의 단면은 외면해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연금개혁의 논의는 단순히 재정을 계
십 수년간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산업재해 사망자의 절대 다수는 50명 미만 사업장, 중소·영세 사업장 소속이라는 사실이다. 지난 10여년간 산재통계가 나올 때마다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산재 사망자 874명 중 50명 미만 사업장에서만 807명이었다.2017년과 2022년 통계를 확인하면 훨씬 더 적나라하다. 2017년 사고사망자는 964명이며, 2022년은 874명이다. 50명 이상 100명 미만 사업장 사망자는 77명에서 49명으로 감소(7.99%→5.6%)했으며, 100명 이상 300명 미만 사업장은 99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의 협상 근거가 되는 IPCC의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을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하려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감축할 것을 권고한다. 그래야만 2050년 이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로 낮출 수 있고, 인류 생존과 지구 생태계의 지속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우리나라는 2021년 12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사고나 자연재해는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참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사람의 생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는 재난 예방에 힘을 쓰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많은 비용을 들인다. 그런데 사람들의 생명보다 기업의 이윤이나 정권의 안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는 정부가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위험을 개인들에게 떠넘기기 마련이다. 조직문화와 가치, 정책의 방향에 따라 어떤 사회는 더 위험해진다.그래서 ‘책임’이 중요하다. 재난 예방과 대응에서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이들이 재난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Amazon's Antitrust Paradox).’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미국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리나 칸(Lina M. Khan)의 박사학위 논문의 핵심은 이렇다. 아마존은 소비자에게 싸게 물건을 파는 약탈적 가격 정책(Predatory Pricing)을 유지하는 대신, 독점적·우월적 지위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자신과 계약한 생산자와 노동자에게 그 비용을 전가하므로,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는 기업이라도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렇기에 플랫폼기업에 대한
일제에 맞선 독립운동, 군부독재에 맞선 민주화운동 같은 우리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워온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을 우리는 ‘투사’라고 부른다. 이들 대부분은 투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기보다, 어떤 사건이나 경험을 통해 그렇게 ‘되어버린’ 경우가 많다. 우리는 주로 싸움의 ‘결과’에 주목하기 때문에, 시작한 ‘이유’는 잘 모른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지금부터는 역사 속의 거창한 인물은 아니지만, 평범했던 어느 직장의 한 노동자가 투사가 돼 약 2년간 싸워온 사건을 소개하려 한다. 투사라는 단어가 투박하게 들릴 수
1. 사내하청 노동자와 20년. 그동안 나는 변호사로서 상담하고 소송대리인으로 소송했다. 처음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이었다. 2003년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사내하청 노동조합이 설립돼 활동을 시작했을 때부터다. 그 이듬해에는 울산공장에서도 비정규직노조가 조직돼 현대자동차에서 원청 현대차를 상대로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전개했다. 당시 이 나라에서 사내하청 노동자의 투쟁에는 정말 별일이 다 있었다. 노조위원장에 대한 식칼 테러까지 자행했을 정도로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사내하청 노조 활동에 대한 사용자의 탄압은 극심했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어원을 가진 잼버리, 전 세계 청소년들과 지도자들이 참가해 민족, 문화 그리고 정치적인 이념을 초월해 우애를 다지는 청소년 국제행사 잼버리가 지난 8월1일부터 12일까지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열렸다. 그러나 정부의 준비 부족으로 엉망진창이 됐다. 4만명의 참가자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 모두에게 불쾌하고 우울한 일이 돼 버렸다.주요 외신들은 한국 언론을 인용해 이번 행사를 “국가적 망신”이라고 표현했지만 동시에 한국 시민들이 전 세계 잼버리 대원들에게 대신 사과하고 친절을 베풀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군사관학교에서 제거하려는 정권의 처사로 시끄럽다. 육사의 설립 목적이 자유민주주의 수호라 그렇게 한다는 주장이다. 그 근거라며 헌법을 거론한다. 하지만 우리 헌법에 대한민국 체제를 자유민주주의로 규정한 조항은 없다.헌법이 강조하는 국가질서는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다. 많은 이들이 여기서 말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로 오해하는데, 잘못된 것이다.헌법 영문판을 보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the basic free and democra
두 거대 정당이 철 지난 ‘이념 놀이’에 흠뻑 빠진 사이에 청년 실업은 바닥을 치고, ‘묻지마’ 범죄는 기승을 부리고, 지친 교사들은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다. 그 틈에 낀 언론은 정파로 나뉘어 ‘자기 편 이겨라’는 응원단장 같은 기사만 쏟아낸다.후쿠시마 핵 오염수 배출로 어느 때보다 한·일 국민 신경이 날카로운 이때 우리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별장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열었지만 화려한 미사여구 외에 구체적인 대안은 없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지난달 28일 1면과 3면에 걸쳐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을 인터뷰해 일본에
미군정기의 권력구조와 정치상황, 노동운동, 노동법의 전제하에 당시의 노동조직인 전평과 대한노총을 중요하게 고려해서 평가한다면 미군정기의 노동관계는 다음의 세 가지로 평가할 수 있다.첫째, 미군정기의 노동관계는 미군정의 ‘전평 궤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미군정의 전평에 대한 태도를 노동조합의 ‘정치성’을 배제하고 ‘노동조합주의 그 자체의 실현’에 목적을 둔다는 일부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우리나라는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자유를 향한 민족해방투쟁과 긴밀하게 결합돼 노동운동이 전개돼 왔고 미래의 국가정치체제가 형성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6월 인구동향에서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이었다. 나는 환호성을 질렀다. 여성들의 ‘출산 파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나는 결혼은 안 해도 아이를 키우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아이를 좋아한다. 그러나 이 생각을 유보하게 된 건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다.이달 14일은 서울교통공사 직원이었던 남성이 직장동료를 살해한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이 1년 되는 날이다. 남성이 여성만을 타깃으로 한 여성혐오 범죄는 강남역 살인사건을 비롯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