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년연장 없는 국민연금 수급연령 상향은 국민연금 개악이며 허상이다. 진정 국민연금을 개혁하려면 법정 정년부터 연장하라.” 국민연금 받는 나이를 올려 재정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는 정부 연금개혁안이 나온 가운데 한국노총은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과 연계한 정년연장을 위한 고령자고용법 및 관련 법률 개정에 관한 국민동의청원 발의 국회 신속 처리 촉구’ 기자회견을 지난 5일 열었다. 한국노총은 “지난 연금개혁 때 수급개시연령을 늦춰 연금 받을 때까지 5년간 소득 없이 살아야 한다”며 “정년연장 없는 국민연금 수급연령 상향은 개악이며
은행의 콜센터 용역을 맡은 회사가 바뀌었다. 은행에서 올린 입찰공고에는 입찰에 참여하는 회사들은 제안서에 고용승계 방안을 마련하라고 규정해 상담사들은 고용이 승계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일부 상담사는 고용이 거절됐다. 고용이 거절된 이들은 다른 동료들을 위해 은행의 부당한 지시 등에 이의를 제기했던 노동자들이었다. 고용 거절에 대해 은행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은행은 기존 용역회사와 새로운 용역회사가 고용을 거절한 것이라며 본인들의 책임은 없다고 발뺌했다. 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지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가 없다며 기각됐다.
민주화 이후 관 주도의 일방 정책과정을 극복하고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자 행정부 위원회나 자문기구가 늘었다. 2022년 6월 기준 중앙정부 자문위원회만 636개이고, 17개 광역자치단체로 범위를 넓히면 3천여개에 가깝다. 문제는 한국에서 ‘집단’이나 ‘조직’이 자신의 이익과 열정을 증진하고자 ‘갈등’하고 문제를 논하는 공간으로서 ‘시민사회’ 의미가 취약하다 보니, 위원회·자문위 구성도 조직과 집단의 참여가 크게 늘진 못했다. 2021년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 국정감사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 자문기구 위원 중 노동단체가 자치하는 비율은 1
철도노조의 합법화 투쟁철도노조 합법화 투쟁에서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첫째, 철도노조 합법화 투쟁의 해결이 이승만 대통령의 개인적 지시에 따른 결과였다는 것이다. 이승만이 철도노조 합법성을 인정한 것은 어떤 법률적 근거나 법률의 합리적 해석에 따라 노동조합의 합법성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이승만 개인의 시혜적 조치였을 뿐이다. 이승만은 “반공에 공이 큰 철도노조는 공무원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을 지속할 수 있다”며 시혜적으로 철도노조를 인정했다.둘째, 당시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은 정치운동에 참여하지 못하며 공무 외 일을 위한 집단행동
3천명. 올해 현대중공업에 들어오기로 한 이주노동자 규모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까지 더하면 그 수는 1만여명에 육박한다. 앞으로 계획된 유입 인원까지 합치면 3만여명 이상이 조선소로 올 예정이라 한다. 정부는 인력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의 요청에 따라, 조선업에 종사할 이주노동자 쿼터를 대폭 늘렸다.이렇게 들어온 이주노동자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국인 작업자와 의사소통이 안 되다 보니 용접이나 배관·제관 같은 작업에서 팀워크가 좋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 심지어 노동자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안전권 또한
윤석열식 부자감세의 후폭풍이 거세다. 감세 탓에 세수가 줄어 마른 수건 쥐어짜듯 세출을 삭감할 판이다. 이 와중에 집권 여당 과학기술특별위원회(과기특위)는 급증한 연구개발(R&D) 예산을 노리고 편법으로 연구과제를 따낸 기업이 많다고 주장했다. 예부터 R&D 예산은 ‘눈먼 돈이라 먼저 먹는 놈이 임자’라는 소리가 공공연했다. 그렇다고 R&D 대폭 삭감 카드를 내밀면 하수 중의 하수다. 그 하수 짓을 윤석열 정부가 하고 있다.한국일보는 9월13일 국민의힘 과기특위 발표를 꼼꼼하게 취재해 1면 머리기사에 이어 2면을 전부 털어 보도했다
내가 일하는 부천시에서도 지난 8월 지방자치단체의 산업재해 예방과 노동자의 안전보건 증진을 위한 책무를 규정한 조례가 만들어졌다. 조례명은 ‘부천시 산업재해 예방과 근로안전보건지원조례’. 경기도를 비롯한 대부분 지자체 관련 조례에 ‘노동안전보건조례’라 이름 붙여진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애초 제안 조례명은 ‘부천시 산업재해 예방과 노동안전보건지원조례’였다. 부천지역 노동계와 부천상공회의소 등 사용자단체, 그리고 부천시와 고용노동지청의 산재예방 담당부서 관계자, 그리고 공인노무사 등 전문가들이 함께 지역노사민정협의회 산업안전위원회에
6일 국회 본회의가 열린다. 2022년 7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올해 2월에서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고, 3개월 후인 5월24일에 환노위에서 본회의 직회부를 의결했다. 6월30일 국회 본회의 부의 투표가 가결됐다. 그런데 7월 국회에서도, 8월 국회에서도, 그리고 9월 국회에서도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10월6일 열리는 본회의에서도 통과되지 못하면 아마
대법원이 지난해 7월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포스코 소속 노동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뒤 다수의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추가로 가입했다. 포스코를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을 제기했다.자본도 대응에 나섰다. 동후, 포에이스, 포스플레이트, 창영산업…. 최근에 내가 금속노조(조합원)를 대리해 부당노동행위 등 구제신청 사건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회사들이다. 모두 원청 포스코의 사내협력업체들인데, 마치 유행처럼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한 사내협력업체는 조합원이 보안규정을 위반해 소송에 사용할 증거를 수집했다는 이유로
독립한 집을 예쁘게 꾸미고 엄마에게 카톡으로 사진을 몇 장 보냈다. 사진을 본 엄마가 답장했다. “너 집이라고 깨끗하게 사네.” 주말에 부모님 집에 갔을 때와 잠깐 부모님 집에 들어가 살 때를 생각해 봤다. 나는 가사노동을 하기 싫어했고 실제로도 잘 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집안일은 귀찮으니까. 안 하고 쉬는 게 몸이 편하니까. “오늘도 일 힘들었다”고 말하면 이해해 주니까.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집안일을 하지 않아도 언제든 나 대신 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마음과 몸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분
A씨는 스키장에서 일한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고객의 발길이 뜸했지만, 상황이 완화되자 고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몰려왔다. 문제는 스키장은 언제나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당초 빠듯하게 계획한 인력충원 계획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자 A씨의 상사는 A씨에게 일단 연장근로를 하라고 지시하면서 기존과 같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상사는 실제 A씨가 올린 연장근로수당 청구를 그대로 승인했다.그러나 회사는 그 지급을 거부했다. 먼저 회사는 A씨에게 연장근로 사실을 증명하라고 했다. 아울러 A
1. “5일 근무하는데 부당하다고요.” 임금 40%를 삭감당한 노동자의 항의였다. 3일 근무해야 하는데 회사가 임금체불했다고 체불임금을 지급해 달라고 청구해야 했다고 내게 핏대를 올렸다. 바짝 열받은 전화는 30분이 넘었는데 끊어질 줄 몰랐다. 정년을 몇 년 앞두고 임금피크제로 임금이 대폭 삭감된 그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고 주장하는 소송이었으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 했다. 젊은 애들 처지를 잘 알기에 자신은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소송이었다면 참여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했다. 도대체가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묻고 이해시킬까
2019년 처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나에게 주어진 한 대의 전화기는 나의 전부였다. 전화기 너머의 수많은 ‘나’들은 주로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의 괴로움을 이야기했지만, 때때로 인생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하기도, 언젠가는 세상에 대한 원망을 쏟아내기도 하면서 나는 그들과 함께 성장했다. 이렇게 수많은 목소리와 나의 마음이 만나는 이곳은 고용평등상담실이다. 물론 그 수많은 삶의 무게에 짓눌려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나에게는 힘든 일이 아니라며 스스로를 위로할 때도 있었다. 피해자를 원망하던 날들이 있었고, 그 안에서 자책
맞벌이 가구는 늘고, 늙어가는 속도는 빨라지는 등 인구와 가구 구조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구 내 비시장 노동을 대신하는 가사서비스도 활성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사서비스 결제금액은 2017년 기준 7조5천억원에서 2019년에는 2017년보다 214%가 증가했다고 한다(2022 서울연구원). 가사서비스에 대한 결제금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간 일부 계층에서만 이용됐던 가사서비스가 사회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 잡아 가고 있으며, 가사서비스 수요를 맞추기 위한 공급 역시 증가
헌법 11조1항은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국가에게 이를 보장하고 실현할 의무를 부과한다. 또한 위 헌법 정신에 따라 마련된 근로기준법은 1953년 제정시부터 6조에서 균등대우원칙을 마련했다. 이렇게 근로 영역에서 차별금지 원칙이 법률에 의해 반복돼 확인되고 있는데도 법원이 차별을 인정한 사례는 극히 드문 이유는 뭘까.대법원은 지난 21일 근로기준법 6조의 판단기준을 담은 첫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했다. 이 사건의 원고들은 각 지역의
미국 헌법에는 정당과 관련한 규정이 없으며, 연방 법률에도 정당 관련 규정은 없다. 미국은 1939년 제정된 ‘악성정치활동금지법’(An Act to Prevent Pernicious Political Activities)을 통해 연방정부 행정부 공무원들의 정치활동을 취급한다. 이 법은 당시 법안을 제안한 상원의원 칼 해치(Carl Hatch)의 이름을 따 해치법(Hatch Act)으로도 불리며, 가장 최근의 개정은 2012년 이뤄졌다.이 법은 엽관제의 부패와 폐해를 바로잡아 정치를 정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 법에서 말하는 정치행위의
이승만 정권 시기의 노동운동과 노동법 평가에서 이승만 정권기에 일어난 1950년 한국전쟁의 의미를 빼놓을 수 없다. 이 문제는 이승만 정권에게 ‘한국전쟁’이란 어떤 정치적 의미인가의 문제인데 두 가지의 의미를 함축한다고 생각한다.위기에 직면한 이승만 정권이 꺼낸 카드하나는 이승만과 친일·보수지배 권력의 ‘위기’로서의 정치적 의미이다. 한국전쟁시 이승만 정권은 한국전쟁에 대응할 주체적 힘이 전혀 없었다. 전쟁시 위험을 그대로 국민에게 방치한 채 자기만 서울을 탈출했다. 이후 반공이데올로기를 앞세워 ‘보도연맹사건’ ‘국민방위군 사건’
8월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균용 판사를 대법원장에 지명하자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장애인인권디딤돌상을 수상했고, 노동자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 인권 신장에 앞장선 신망 있는 법관”이라고 했다.이 칭찬을 팩트체크한 언론은 한국일보였다. 그 결과 칭찬은 ‘엉터리’였다. 한국일보는 9월13일 8면에 “대통령실 이 후보자, 노동권 보호 강조, 실제론 산재 근로자 승소율 평균에 그쳐”라는 기사를 썼다.한국일보는 대법원 판결문 제공 시스템 등에서 이 후보자가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서울고법 행정2부장 판사로 처리했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한국노총 법률원 지역상담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을 비롯해 일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밥벌이의 고단함을 토로했다. 처음 접해보는 다양한 노동분쟁 사안에 효과적인 답변을 못 해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그럴 때마다 내가 항상 전화를 걸어 자문하는 사람이 손민숙 한국노총 경기상담소장이었다. 차분하게 쟁점 사항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조언함은 물론 “더 열심히 공부하라”고 격려하던 그는 한국노총 상담 활동가들의 든든한 멘토였다.그런 그가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났다. 생의
지난달, 미국 재무부가 ‘노동조합과 중산층(Labor Unions and the Middle Class)’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1950년대 이래로 노동조합이 미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영향을 소득, 사회복지, 불평등, 생산성 등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살피고 있다.보고서에 따르면 노조 조합원은 비조합원에 비해 평균적으로 10~15% 임금을 더 받고 있다. 또한 사회보험이 취약한 미국에서는 노조가 쟁취하는 부가급여 혜택이 의료보험 등을 보충하는 역할도 한다.보고서는 이러한 조합원의 소득 증가가 조합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