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식이 있다. 친구들과 함께 모여 한 해 동안 잘한 일과 내년에 할 일을 고민해 종이에 적고 이야기를 나눈다. ‘올해도 수고했다’고 서로 응원하고 ‘내년에도 즐겁게 지내자’고 다짐한다. 이 모임을 하고 나야 한 해가 끝나고 새해가 오는 기분을 맞이한다.올해의 다짐 열 가지에도 아이 생각은 없었다. 홀로서기를 시작한 20대 초부터 내 꿈은 아이 셋이었다. 복작복작하게 다섯 식구와 내 방 하나 없이 지내다 혼자 독립해 사니까 쓸쓸했다. 아침에 집에서 나온 그대로 불이 꺼진 집에 돌아갔다. 아무 영상이나 틀지 않으면
1월17일 수요일중앙노동위원회 한국노총 전국연대노동조합-에이치에프파트너스 주식회사(쟁의조정) 오후 2시, 주식회사 알펜시아(부당해고) 오후 2시30분, 주식회사 지성이엔지(부당해고) 오후 3시30분, 주식회사 덴탈비서(부당해고) 오후 4시30분서울지방노동위원회 티웨이항공노동조합-주식회사 티웨이항공(쟁의조정) 오전 10시, 주식회사 이패스씨앤아이(부당해고) 오후 2시, 더 피움 필라테스 정릉점(부당해고) 오후 3시, 주식회사 비앤비(부당해고) 오후 4시 1월18일 목요일중앙노동위원회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롯데카드 주식회사(쟁의조정
요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에 대한 문의가 많다. 고용노동부가 타임오프 한도를 초과한 각 사업장에 시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공권력 행사의 명분은 “법치확립”이다. 이성희 노동부 차관은 “노사법치”를 강조하면서, 노사합의로 작성한 단체협약일지라도 형식적으로 노동부 고시보다 면제 한도를 높게 잡기만 하면 “반드시 근절돼야” 하는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저해하는 불법행위”라고 선언한 바 있다.기계적으로 해석하면 노동부의 말이 맞다. 노조법 24조4항 문언상 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근로
1. “변호사님, 감사합니다.” 휴대폰에 문자메시지가 들어와 있었다. 연차휴가였는데 판결 결과를 알아보러 사무실에 연락하려던 참이었다. 문자메시지를 읽고서 안도했다. 혹시나 했는데 다행이다. 1심 판결을 기다릴 때보다 더 긴장이 됐다. 사측이 1심에서 하지 않은 주장까지 추가해 다툰 터라 도대체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지만 재판부가 제대로 인정할지 걱정이었다. 소송대리인인 내가 이랬으니 당사자들은 오죽했을까. 피고 사측 준비서면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 나는 원고 대표 임○○에게 이러 저런 증거 자료를 수시로 요청했는데 그는 대표로서
“그 사업장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적용되는 곳이 아닌가요?”지난해 여름 한 근로자위원이 중앙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출석한 사용자측에 한 질문이다.기간제법은 기본적으로 5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된다. 5명 미만 사업장 쟁점이 있는 사건도 아니었는데, 왜 이런 질문이 나왔을까?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사업장에서 기간제로 고용돼 근로를 제공한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은 2022년 12월31일 사용자에게 기간제 근로계악 만료를 통보받기 전 2020년 7월1일
전설(legend)의 사전적 의미는 옛날부터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다. 요즘엔 어떤 일이나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이나 성과를 냈을 경우 오랫동안 그 사람을 기념하기 위해 전설이라 부른다. 한국축구의 전설 차범근, 한국야구의 전설 선동렬, 한국영화의 전설 신성일 등이 대표적이다. 전설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싸움의 전설이다. 혼자 17명과 싸워서 이겼다는 내용이지만 ‘뻥(허풍)’이 다분하다.윤석열 정부에서도 전설이라고 부를 일이 생겼다. 물론 싸움은 아니다. 17명보다 280배 많은 4천829대 1의 전설이다. 경찰이 역대급 특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무리한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다가 채무상환을 하지 못하게 된 탓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매우 화가 나고 가슴이 아팠다. 태영건설이 대주주로서 추진한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마을과 땅을 빼앗긴 사람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충북 진천군 이월면 사당리에 있는 관지미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에 살던 마을을 떠나야 했다. 태영건설이 ‘진천테크노폴리스’라는 산업단지를 추진하면서 마을이 통째로 산업단지 부지에 편입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끝까지 저항했지만,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산업단지에도 토지강제수용권을 부여하고 있는
2012년 말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다. 노조 교육을 위해 자카르타를 방문했는데, 현지 여성간부가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고 했다. 뭐가 축하할 일이냐 물으니, 여성 대통령이 돼 여성노동자를 위한 정책이 실현되는 것 아니냐며 기대를 표명했다. 여성이 대통령이라는 것과 여성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것은 다른 문제라 말하니,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나에 대한 실망인지, 박근혜에 대한 실망인지 잘 모르겠다.청년유니온이 생겼을 때다. 를 열독한 청년 노조간부가 청년유니온이 생겼으니, ‘꼰대’가 장악한
대설주의보로 하늘이 무겁게 내려앉은 지난 9일 부산과 대구를 하루에 찍고 돌아오는 빡빡한 출장길에 올랐다. 목적지는 일환경건강센터가 얼마 전 국소배기장치를 교체해 준 영세 제조업체 두 곳이다. 새로 설치한 장비가 문제없이 작동하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나선 길이었다.이날의 출장은 한 건의 공문으로부터 시작됐다. 두 달 전 ‘작업환경개선 지원사업 후보사업장 추천’이라는 제목의 공문이 센터에 접수됐다. 발신인은 근로복지공단 직업환경연구원. 공단처럼 큰 기관이 우리같이 작은 센터에 무슨 볼일이지? 네 번째 사
빈소 :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발인 : 1월14일(일) 오전 5시30분연락처 : 02-3410-3151(장례식장)
* 이 글은 영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괴물은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그래서 누군가를 괴물이라 규정하는 순간, 괴물로 명명된 존재는 더 이상 우리와 같은 세계에 발붙일 수 없게 된다. “괴물이 누구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은 영화 바깥에서, 즉 안전한 거리에서 ‘괴물 찾기’를 즐기던 관객을 기어코 영화 안으로 끌어들여 진짜 괴물이 누군지 따져 묻는 영화다. 이를 위해 영화는 등장인물 셋의 각기 다른 시점으로 사건을 풀어내는 독특한 3부 구성 형태를 취한다.1부의 싱글맘 사오리의 시점에서는 아들
신군부 정권의 성격신군부 정권은 정권찬탈을 목적으로 공수부대를 국가폭력으로 동원, 광주시민을 희생양으로 삼아 5·18 살인극을 벌였다. 5·18 광주항쟁은 시위진압 과정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발생한 과잉진압의 결과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 신군부가 특정한 정치적 목적(정권찬탈)을 달성하기 위해 광주시민을 희생시킨 계획적인 살인극이었다.‘사람사냥’을 한 공수부대원들의 만행이 광주시민들을 분노로 들끓게 했다. 1980년 5월21일 오후 1시에 애국가가 울려 퍼진 뒤 비무장 광주시민에게 헬기 기총사격을 가한 것은 무장시위대에 대한 자위권 차원
국가보훈부가 최근 이승만 전 대통령을 내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발표하자 언론의 반응은 엇갈렸다. 경향신문은 지난해 12월26일 4면에 “‘과(過)’도 있는데 … 이승만 추앙하는 윤 정부”라며 정부를 비판했고, 한국일보는 같은 날 8면에 “‘이달의 독립운동가’에 이승만 논란”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1면에 “‘이달의 독립운동가’ 이제 와서야 선정된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승만이 진즉에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돼야 했고 주장했다.이승만만큼 논란의 인물도 드물다. 조갑제는 자기 책 ‘고문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의 50명(억원)미만 사업장 적용(1월27일)을 보름 남짓 앞둔 지금까지도 정부와 여당, 재계는 적용유예 기간 연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25일 한 번의 국회 본회의가 남았으니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자세다. 재계의 연이은 입장표명에 이어 지난 9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면시행 전까지 적극적인 개정안 논의 및 신속한 입법 처리를 간곡히 요청드린다”는 정부 입장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전면적용을 위한 최종점검을 하고 있어도 모자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불안과 혼란뿐이라니.
갑진년 새해 첫 상담은 해고예고도 없이 잘린 어느 50대 노동자 이야기다. 노동자는 사업주를 고용노동지청에 신고했지만 노동지청은 아무 조치도 없이 사건을 끝냈다고 한다. 그는 분통을 터뜨리며 “해고예고 수당을 좀 받아 달라” 애원했다. 사건 종의 사유가 뭐냐 물었더니 “피진정인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서”라고 쓰여 있더란다.신병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조사해 피해 노동자의 권리를 구제해야 할 노동지청 근로감독관이 가해자가 어디 있는지 몰라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니. 귀를 의심했다. 이처럼 상담소 문을 두드리는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들은 하나
얼마 전까지 청년 활동가들끼리 글쓰기 계모임을 했다. 각자의 활동을 ‘글’이라는 언어로 쌓아가자는 취지였다. 보증금을 내고 글을 쓰지 않으면 벌금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강제요인을 둬 꾸준히 글을 써 보고자 했다. 내가 참여한 이유는 글 쓰는 연습을 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활동을 글이라는 언어로 정리해 나가는 게 왜 중요한지, 다른 참가자들의 글을 보면서 이 모임의 취지를 이해하게 됐다.동시에 우리 센터에서 매년 진행하는 비정규노동 수기공모전에 대해서도 새롭게 생각해 보게 됐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지난해에 13번째
나는 플랫폼 노동을 비롯해 변화하는 일하는 방식을 연구한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일터의 특징 중 하나는 물리적인 공간과 보이지 않는 기술이 뒤얽혀 있고, 그 결과 일하는 방식과 규범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비단 앱을 활용해 일하는 플랫폼 노동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앞으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할 기회가 있겠지만, 이 칼럼의 첫 번째 글인 만큼 일터의 변화가 제기하는 몇 가지 주제를 소개하고자 한다.인공지능(AI)·로봇·알고리즘과 같은 기술이 일터에 도입되면서 ‘알고리즘은 새로운 보스인가’ ‘로봇은 새로운 동료인
일본 후생노동성(우리나라의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고연령자 고용상황 등 보고’에 따르면, 65세까지의 고연령자 고용확보 조치를 실시한 기업의 비율이 99.9%다. 노동자가 원하면 전원 65세까지 고용이 확보되고 있다. 고연령자 고용확보 조치는 2단계를 거쳐 왔다. 첫 번째 2006년 시행됐을 때는 노사가 기준을 만들어 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었다. 건강상태·근로의욕·인사평가 등 객관적인 지표로 기준을 세워야 했다. 두 번째 2013년부터는 이러한 기준을 둘 수 없도록 해 노동자가 희망하면 전원 고용해야 했다.고령자 고용
지난달 28일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제4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2023년의 공식 업무가 끝나는 날을 하루 앞둔 발표였다.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은 정부의 외국인·이주민 정책의 원칙과 방향, 중장기 전략체계를 담는 ‘최상위 범정부 종합계획’이다.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외국인처우법)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5년마다 수립하고,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기본계획에 대한 연도별 시행계획을 세우고 이행하도록 돼 있다.2008년 1차 기본계획을 수립한 이래,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3
1월10일 수요일중앙노동위원회 동래정씨대종중(부당해고) 태고종합건설 주식회사(부당해고) 오후 1시30분, 주식회사 신니개발(부당해고) 고창군(부당해고) 오후 2시30분, 주식회사 한국제일(부당해고) 재단법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부당해고) 오후 3시30분, 한국항공우주산업 주식회사(부당정직) 한국전력공사(부당해고) 오후 4시30분서울지방노동위원회 향우종합관리 주식회사(부당해고) 오후 2시, 주식회사 광명건설기계상사(부당해고) 오후 3시30분, 주식회사 에스아이이센트럴(부당해고) 비피코리아 주식회사(부당채용취소) 오후 4시, 그린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