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은 노동운동에게는 더없이 잔인한 계절이었다. 검찰의 칼날이 노동조합의 비리를 예리하게 헤집고 곳곳에서 노동운동은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대기업에서 취업 장사에 항운노조, 택시노련 지도부와 한국노총 전 위원장, 부위원장이 이런저런 비리로 구속되었다.여기에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의 폭력사태와 금융노조, 금속노조의 선거파동까지 겹쳐져 노동운동은 그야말
비정규직노동자 관련 법안 문제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의견 표명을 계기로 다시 세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14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데 충분하지 못하므로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
이런 저런 기회로 노조 간부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올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무엇인가에 이르면 다음 몇 가지로 집약된다. 경기침체, 비정규직 노동자, 남북화해, 사회양극화, 구조조정, 고용안정, 임금인상 등이 그것이다. 대부분 우울한 내용들이지만 어디에서나 대체로 일치하는 것을 보면 최근 우리 사회를 특징지우는 징표들임에는 틀림없는 듯 하다.
늘상 노동운동은 격동과 시련에 부닥치기 마련이지만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태는 조직 안팎에 전례없이 큰 충격으로 다가와 있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입사비리에 이어 민주노총의 연이은 대의원대회 유회와 폭력사태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거니와 그 밖에도 금속연맹과 금융노조의 선거 파행 등 조직내 시행착오와 갈등들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스스로 올 5월
노동조합 간부가 취직장사를 했다고 해서 온통 난리 법석이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사건이다. 기아자동차노조는 책임을 통감하며 집행부 총사퇴를 선언하고 모든 언론은 매일 경쟁적으로 노조의 부패와 비리를 들추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기업 강성노조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 그들이 주도하는 노동조합운동 전체를 가름하는 잣대로 키울 태세
2005년 새해가 밝았다. 모두가 진저리친 한 해를 넘긴데 대해 홀가분한 표정들이고 '닭의 해'에 거는 기대도 많은 듯하다. 닭은 다산(太産)·풍요·평화를 상징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닭의 울음은 한밤의 어둠과 적막을 깨고 밝음과 활기에 찬 새벽, 아침을 불러오고 그래서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을 이기게 하는 희망의 소리가 들어 있다고 한다. 십이간지 모두가 덕
정치판의 답답함도 그러려니와 경제 예측은 온통 어두운 잿빛이다. 정부가 내놓은 새해 4.0% 성장률은 성에 차기 어려운 것이지만 연구자들의 진단은 더 싸늘하다. 이미 올 경제 성적표는 바닥에 가깝다 못해 비상국면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한다. 경제의 구석구석이 온전한데가 없어 보인다. 농민들은 폐농 위기의 급박함을 호소하고 있고 자영업자, 봉급쟁
올 세밑 격심한 회오리가 예상되던 노사 노정관계가 조용히 마무리돼 가는 듯 하다. 철도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안을 놓고 협상을 벌인 결과 합의를 도출해 내자 노조가 파업을 접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타워 고공농성을 풀었다. 전면전으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되던 비정규직 법안도 여당이 상정을 보류함으로써 일단은 숨을 돌린 듯하다. 한해를 통털어 보면
나라 안의 일이 복잡한데다 빠르게 돌아가는 통에 나라 밖 사정은 도통 거들떠 보기가 어렵다. 물론 신문이나 TV뉴스에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사건에 배여 있는 깊은 사연과 짙은 냄새를 맡을 수 없어 늘상 허전하기 일쑤였다. 며칠 전 일본을 다녀오면서 이런 생각은 더욱 분명해졌다. 실제 일본 노동자들의 현실과 꿈을 있는 그대로 보고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그래서 그토록 가난한 시절에도 가을은 넉넉함이 있었다. 그런데 올 가을은 풍요로움 보다는 시끄러움이 더한 듯하다. 정치판은 언제나 요란하지만 올해도 여야간에 샅바싸움이 한창이다. 4대 개혁입법을 둘러싼 공방이 첫판이다. 경제판도 아우성이다. 이웃나라, 경쟁상대국들은 경기가 좋아 성장률이 높아가는데 왜 우리나라는 침체의 늪에
세계화시대라서 그런지 나라의 사정을 견주어 보는 통계가 많이 쏟아져 나온다. 저마다 목적과 조사 분석방법을 달리하고 해석과 평가도 여러 갈래라 헷갈리기도 한다.과거 정부나 관변단체들이 스스로의 업적을 과시하느라 과대포장하거나 또는 경제인단체나 그 편에 선 연구단체들이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그럴싸하게 만들어내는 일이 많아 노동자들은 일단 거부감을 갖거나 의심
몇 밤 지나면 한가위다. 해마다 이 무렵이면 결실의 계절이라거니 훈훈한 명절이라거니 하여 덕담을 나누는 게 보통이다. 아무리 어려운 때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휴일을 묻혀 지냈다. 올해라고 특별히 다를 이유는 없다. 한데 그렇지가 않다. 넉넉함보다는 허허로움이, 훈기보다는 스산함이 더 많게 느껴지는 것은 몇몇 소외된 노동자들의 소회만은 아닌 것 같다.
노사정관계의 새 틀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 여당이 갑작스레 노사정 대타협을 들고 나왔다. 그 전말은 이렇다. 지난 8월17일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원회 의장이 고위 당직자회의에서 “네덜란드식 노사정대타협”을 주창하자 열린우리당이 23일 “경제회복과 민생안정을 위해 노사정대타협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화답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이해찬 국무총리와
십수 년만의 폭염 속에 진행된 임단협 교섭이 큰 고비를 넘기고 있다. 혹자는 서울지하철노조와 엘지정유노조의 예를 들어 노동의 참패라고 결론짓는가 하면 보건의료노조의 산별교섭 성공을 두고 노사관계 발전의 한 조짐으로 평가하는 쪽도 있다. 노사정 3자 모두의 실패작이라는 지적도 있다. 노사분규의 양과 질이 모두 나빠져 노사관계 개혁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
노동쟁의의 열기가 높다. 정부가 집계한 노사분규 건수는 작년 수준과 비슷하지만 참가자수와 근로손실일수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6월 하순부터는 이라크 김선일씨의 죽음에 대한 분노가 겹쳐져 한층 더 뜨거워졌다. 노동조합의 요구조건은 올해도 다양하다. 요약하자면 노동조건 저하없는 주5일 근로제 실시와 인원충원,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 공공성 확
5월 마지막 날 노 . 사 . 정 3자가 모처럼 만나 ‘대화와 상생의 노사관계 토론회’를 가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3시간 10분여의 이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현안 문제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눈 끝에 ‘노사정 지도자회의’를 구성하기로 합의하였다. 노-정, 정-경간에는 이런 저런 만남이 있어 왔지만 노사정 3자가 한자리에서 만나 합의를 이루어낸 것은 5
재계는 주주총회에서 노조가 추천하는 사외이사가 선출된 것이나 노사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예외적인 사건으로 치부하고 싶을 것이다. 자신들이 지배해 온 독과점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장원리에 따른 공정경쟁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단체의 목소리가 자못 커지고 있다. 볼멘 소리 정도가 아니라 사뭇 날이 서 있는 듯하다.
이번 총선거는 과정과 결과에서 많은 변화를 실감케 하였다. 청년층의 적극적인 참여로 투표율이 높아졌고 젊어진 정치 신인이 대거 등장하여 시민운동이 바라던 물갈이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 여성의 진출은 괄목할 만큼 증가하였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상태에서 치러졌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조건이었다. 왜냐하면 바로 그로 인한 파동이 선거 전 과
이제 국회의원 선거 투표날이 열흘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16대 총선과 많이 달라졌다. 먼저 국회의원 수가 299명으로(지역구 243명, 비례대표 56명) 26명 늘어났다. 15개의 정당 1,175명이 입후보하였고 그 가운데 여성후보가 65명인 점이 가장 눈에 띤다. 평균 나이는 50대로 크게 젊어졌고 공안사범 출신들이 대거 등록한 것도 큰 변
2004년 3월12일 오전 11시56분 대한민국 헌정사에 또다시 조종이 울렸다. 세 야당이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졸지에 노무현 대통령은 권한 행사를 정지당했고 법률상으로는 헌법재판소에서 판결이 나기까지 180일 동안 식물대통령이나 진배 없게 되었다. 대다수 국민의 여론은 탄핵이 잘못 되었다는 쪽으로 들끓고 있다. 전국 곳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