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드디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이 지면을 빌어 간절히 호소하고 싶다.금속노조 LG케어솔루션지회는 LG전자 제품을 대여(렌털)한 고객들의 가정을 방문해 점검서비스를 하는 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이 2020년 5월 설립한 노동조합이다.특수고용 노동자라는 신분 때문에 기본급과 퇴직금도 없고, 자차를 이용해서 일하지만 차량 유지비나 유류비 지원 한 푼 없는 열악한 환경을 조금이나
2023년 하반기를 마주하는 지금, 다양한 영역에서 애쓰는 활동가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현재 민주노총 임원선거가 진행 중이다. 선전물에 반윤석열 전선의 선봉대가 되겠다는 슬로건이 많이 보인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각자의 현장과 위치에서 정말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 모든 시간이 그랬다.운동 그리고 활동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과 현장의 시민들과 호흡하며 문제를 발굴하고 제기하며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도하게 정치화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흥분으로만 가득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려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헌법과 민법 위배 소지가 클 뿐 아니라, 그간 애써 쌓아 온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부총리가 마치 노사관계 전문가처럼 말하는 장면은 해방 이후 70년 동안 반복돼 왔다.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내년부터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 때문에 기업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은 대통령에 발
우리 사회가 빠르게 분열되고 있다. 사전적 의미 그대로 집단이나 단체, 사상 따위가 갈라져 나뉘고 있다. 스스로 분열하기도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분열은 외부의 충격과 영향을 받아 분열되는 상황이다. 정치·세대·젠더·지역·공동체·노동 등 분열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정치 분열은 정치적 사상과 환경 등에 따라 이미 오래전부터 나타났고, 세대와 젠더는 지난 대선 이후 더 빠르게 분열될 것으로 이미 예견된 바 있다. 노동은 노동조합이 그나마 지키고 있지만, 최근에는 노동조합마저 분열시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분열이 잘못된 가
1995년께부터 시작된 직접활선 공법은 이른바 ‘사람 잡는 죽음의 공법’이라 불렸다. 얼마나 많은 동료 배전노동자들이 감전으로 팔다리가 절단되거나 사망했는가. 수많은 사고에도 한국전력은 모든 원인을 작업자 과실로 돌렸다. 우리는 지난 20년간 ‘이선공법 폐지하라, 직접활선 폐지하라’며 투쟁했다. 그 결과 2017년 직접활선 공법은 폐지됐다.그러나 우리 배전노동자들은 20년간 직접활선 공법으로 누적된 전자파로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사람 잡는 죽음의 공법이 우리 노동자들에게 남긴 것은 백혈병과 갑상선암·뇌척수암·비세포림프종 같은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지난 1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같은 날 노조 간부 11명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서울지회장인 나도 단식 8일째다. 우리는 ‘해고 없는 소속기관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은 민간 하청업체 소속의 상담사들을 공단의 소속기관으로 전환하겠다고 2년 전 약속했다. 상담사들은 공단이 만드는 새로운 기관의 정규직 노동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2년이 지나도 1천600여명 중 전환된 상담사는 한 명도 없다. 공단은 올해 10월 노·사·전문가 협의체에서 약속과 다른 안을 냈다. 안에 따르면 2
우리나라 헌법 6조1항은 “헌법에 의해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돼 있다. 그동안 무심하게 지나치던 이 조항이 내게 완전히 다른 무게를 갖게 된 것은 지난 2021년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에 이르러서였다. 그 해에 우리나라는 ILO 기본협약 중 87·98·29호 협약을 비준했고, 기탁일로부터 1년이 지난 2022년 4월20일께 효력이 발생하였다. 그런데 어떤 효력인가? 헌법 6조1항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이제 비준된 위 ILO 기본협약은 국
단풍이 물들어 가는 늦가을, 조만간 단풍이 지듯이 이 계절 또한 지나가리라.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을 나오면 길가에는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주말인데도 정동길은 오고 가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러한 서울의 중심 한가운데를 산책을 하며 즐겁고 여유로운 상념에 잠기고자 하나, 이미 내 머릿속은 다른 상념으로 채워져 가고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근대 역사의 중심지이지만, 내 일터이기도 하기에 그렇다.법은 과연 정의로운 것일까? 대체로 아니라고 답변할 것이다. 그렇지만 법이 추구해야 하는 가치는 정의의 실현일 것이다. 이러한 법을 만
1. “체결된 단체협약을 무효로 할 수 없겠냐.” 기아차 아무개에게서 전화 연락이 왔다면서 전달받은 질문이다. 나는 무슨 말인가 했다. 체결 권한을 가진 위원장이 사용자와 체결한 단협인데, 거기에 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조합원 찬반투표까지 거쳐 한 것일 텐데 무효라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질문인가 싶었다. 어쨌거나 한동안 뜸했는데 뭔가 시끄러운 일이 생긴 것이 분명했다.“기아차 노조간부가 입찰업체들과 짜고 조합원 티셔츠값을 부풀려 뒷돈을 챙겨서 구속됐다는데요. 현장에서는 이것 말고도 이런저런 말들이 떠돌고 있다네요.” 사무국장이 전해
본지 2023년 11월6일자 9면 “[서울 중구청 환경미화원] 계약서엔 36명 실제론 28명 … 노무비 남기는 ‘사람장사’?” 기사에서 공공연대노조를 민주일반노조로 바로잡습니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종합예술단 봄날의 공연에 우연히 참석했다. 영등포 산업선교회의 공연장은 소박했지만, ‘돈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은 죽지 않아야 한다’는 노랫말은 울림이 있었다. 위로와 연대가 필요한 현장을 찾고자 각계 시민이 매주 연습으로 만든 하모니는 아름다웠다. 영등포구 시민을 비롯해 머리가 허연 어르신 관객도 인상적이었다. 문득 우리 정당은 시민에게 어떤 경험과 세계를 제공하나 싶어 복잡한 상념이 스쳤다.현대 민주주의에서 정당은 시민의 생활세계를 구축한다. 정당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당에서 운영하는 보육시설
일제에 의해 이식된 자본주의 덕분에 조선에서 노동자운동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1920년 4월 조선노동공제회, 그해 5월 노동대회, 1922년 조선노동연맹회, 1924년 조선노농총동맹, 1925년 조선공산당, 1927년 조선노동총동맹이 결성됐다.1930년대 일제는 군국주의로 내달렸고, 국민총동원에 기반한 전시경제체제를 수립했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노동문제는 본격적으로 조선총독부의 국가보안(state security) 문제로 취급됐다. 민족해방과 노동해방을 동시에 지향했던 조선의 노동운동은 공산주의로 간주됐다. 노동문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은 2023년 2월21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60일 이상 계류됐다. 5월24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은 환경노동위원회 재적위원 5분의 3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 직회부 요구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6일
노랗게 물든 가을 위로 사람이 조르륵 앉아 일한다. 옛 궁궐 추녀마루 끝자락에 붙은 어처구니를 닮았다. 귀신을 쫓기 위해 올린 것이라는데, 이제는 거기 CCTV가 그 비슷한 노릇을 한다. 잘 보이라고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는 건 여전히 사람 몫이다. 어처구니없다는 말이 흔히 쓰인다.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는 상황을 이른다. 국정감사 한창이었던 저
남전노조 쟁의1953년 2월부터 신현수·김경호 등이 노조 조직에 착수했으나 남전 사장 박만서가 노조결성을 반대하고 조직준비에 가담한 종업원들을 박해하고 신현수 등을 파면하자 남전노조준비위원회는 1955년 2월19일 남전노조를 결성했다. 노조는 부당하게 해고당한 노조임원 4명에 대한 해고철회와 부당노동행위 중지를 요구한다.남전노조 쟁의는 사용자가 노조결성에 반대하고 노조를 결성하려는 근로자를 해고한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사용자의 지속적인 노조설립 방해공작과 부당노동행위로 쟁의가 확산했다. 따라서 남전노조 쟁의는 사용자의 노조설립 방해
윤석열 정부는 김승희 전 대통령실 비서관의 딸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지자 7시간 만에 경질했다며 봐주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비리 논란이 불거진 공직자 처리 방식 가운데 가장 손쉬운 게 경질이다. 그러나 이는 하수 중에도 최하수다. 잘라 버리면 모든 게 끝나는 줄 알지만, 모래에 머리 처박은 타조 꼴이다.최근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그곳 직원이었던 과학 유튜버 ‘궤도’(본명 김재혁)가 논란의 중심에 선 공직자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당사자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가장 훌륭한 모범을 보여줬다. 구독자 93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궤도는
프레스 기계를 담당하는 노동자가 기계에 손등이 벗겨져 산재신청을 하러 왔다. 소재 철판 등에 압력을 가해 가공하는 프레스 기계에는 정상적이라면 인체 감지 센서를 달아야 한다. 작업자의 신체가 감지되면 기계의 가동이 중단되는 방식으로 작업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다.재해 노동자는 “안전 센서를 작동시키면 작업량이 크게 줄어 보통은 꺼 놓는다”고 했다. 위험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회사에서 생산량을 쪼는데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이처럼 일터에서는 작업의 효율성이 노동자의 안전에 우선한다. 노동자 개인이 조심해서 해결될 수 없는
지난 10월27일, 미국 연방노동관계위원회(NLRB)가 새로운 ‘공동 사용자 판단 기준’ 시행령을 공포했다. 이에 대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하고 있는 미국노총을 비롯한 노조운동은 환영 입장을, 비정규직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등 사업주단체는 비판 성명을 내놓았다. 이렇게 상반된 반응들을 이해하기 위해 미국 연방노동관계법에 관해 잠시 살펴보자.루즈벨트 대통령의 유명한 ‘뉴딜 정책’ 일환으로 1935년 제정된 연방노동관계법은, 사용자가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를 비롯해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를 주로 규율하고 있다. 즉, 연방노
최근 몇 차례에 걸쳐 민주노총 전략조직화 사업을 돌아보고 평가하는 자리에 참석해 중요한 의견을 경청할 기회가 있었다. 한 번은 민주노총에서 열린 ‘전략조직화 20년 평가와 전망 연구보고 토론회’였고, 다른 한 번은 플랫폼C에서 개최한 ‘신자유주의 시대, 민주노총의 조직화 성과와 사회운동적 의미’란 제목의 강연이었다. 젊은 활동가들이 많이 참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전략조직화 사업 자체가 애초 위치와 목적대로 대단히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여러 활동가와 연구자의 분석과 평가를 통해 일관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 하나가
대법원은 2019년 택시회사가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기 위해 실근로시간이 종전과 변함없는데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은 무효(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676)라고 판결했다. 민주택시노조를 비롯한 민주노총 노동자들은 임금청구 소송을 제기해 대부분 승소하고 있다.그러자 이제는 택시회사들이 택시협동조합이나 새로운 택시회사에 택시 면허권과 차량을 양도양수하고 폐업하는 방식으로 노동자, 특히 최저임금 청구소송을 한 민주노총 노동자들을 집단 해고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실제로 택시회사 A가 택시회사 B와 계약서 명칭도 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