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
▲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

2023년 하반기를 마주하는 지금, 다양한 영역에서 애쓰는 활동가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현재 민주노총 임원선거가 진행 중이다. 선전물에 반윤석열 전선의 선봉대가 되겠다는 슬로건이 많이 보인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각자의 현장과 위치에서 정말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 모든 시간이 그랬다.

운동 그리고 활동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과 현장의 시민들과 호흡하며 문제를 발굴하고 제기하며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도하게 정치화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흥분으로만 가득한 날선 문구들을 볼 때, 이렇게도 애쓰고 잘 하고 있는 수많은 활동가들이 과연 어떤 ‘운동’을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지지게 된다.

과연 우리는 성장하고 있는가. 일상적으로 대응하고 반응해야 하는 것들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왜 우리의 조직들은 그리고 이 사회는 성장하고 있다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느낄 수 없는가. 그리고 왜 기대조차 되지 않는가. 만약 동의한다면 변화를 기획하자. 관성에 갇혀 버티는 운동과 거대한 적을 설정하고 그를 넘어서야만 그리고 무형의 역사를 ‘청산’해야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 세계를 넘어서야 한다.

‘애도하지 말라, 조직하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귀한 운동적 에너지를 재조직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시민들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함께 호흡하는 것이다. 변화는 힘으로부터 오고, 힘은 조직으로부터 온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세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세상에서 시작해야 한다. 과거의 것을 회고하며 막막해하는 것보다는 지금 우리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이들과 함께 더욱 연결되고, 사회를 함께 구성하고 있는 나의 동료들의 삶에 함께하자는 제안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민집단과의 동조화 없는 운동은 외면당한다. 현재 윤석열 정부가 취하고 있는 운동과 시민집단과의 탈동조화 전략은 노동조합 그리고 시민단체가 시민집단과 얼마나 유리됐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과의 접점을 형성하고, 그 조직으로서 기능하도록 하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전략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취약한 상태에 놓여 스스로 잘 버티고 있다는 것으로 위로하는 것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위기를 호명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시기의 발자취를 제대로 평가하고 새로운 길을 내어가는 것은 그 누구도 엄두 내지 못하는 일이다. 섣불리 무엇인가 마치 정답인 것처럼 내세우는 것보다는 시민과 함께 우리가 걸어왔던 경로를 평가하고 앞으로 걸어갈 새로운 길을 위한 논의를 만들어가자.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청년유니온 위원장 (tjfrla3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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