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시절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노무현 정부 2년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2005년 2월의 일이다. 소속 의원 121명 전원이 설문에 응했다. '노무현 정부 실정 세 가지와 선정 두 가지’가 질문 요지다. 조사 대상 의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91명의 의원이 ‘경제정책 실패’를 실정으로 꼽았다. 국론분열 심화, 무리한 수도이전 강행, 인사 실패 등이 뒤
13년이 지나고 난 뒤였다. 양대 노총 제조부문 노동자들이 다시 뭉친 것 말이다. 지난 2002년 9월 ‘근로기준법 개악 저지와 노동시간 단축’을 내걸고 손을 잡은 후 처음이다. 이번엔 양대 노총 산하 6개 제조업 노조 상급단체가 공동투쟁을 결의했다. 제조부문 공동대책회의에 소속된 조합원만 36만명에 달한다. 사실상 양대 노총의 핵심이다. 제조업
최근 경제단체가 만들고, 경제일간지가 띄운 신조어가 있다. 바로 ‘채용절벽’이다. 자극적인 이 용어는 대기업들이 가입한 전국경제인연합회 보고서 제목이다. 앞으로 6년 동안 청년들은 대기업과 금융기관에 취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내년부터 300인 이상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에 60세 정년제가 시행되는 탓이다. 때마침 대한상공회의소는 500대 대기업 중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3년 12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라고 판결했다.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을 갖춘 임금만 통상임금이라는 전제조건이 붙었다. 어떤 임금 항목이 특정 시점의 재직자에게만 지급될 경우 그것은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부정됐다. 고정성에 해당하는 ‘재직자요건’이다. 재직자요건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엇갈렸다. 첫째, 복리후생 수당, 설·
언젠가 장애인단체에 주문한 ‘구독신청 받습니다’ 플래카드가 ‘구속신청 받습니다’로 배달된 적이 있습니다. 멋쩍게 웃는 활동가 옆에서 말없이 담배 한 개비를 피워 물었죠. 기자들이 정성 들여 만든 특별판 표지를 외주업체가 거꾸로 제본했을 때에도, 편집기자가 인쇄파일을 전송하지 않고 퇴근해 버렸을 때에도 여지없이 담배를 찾았습니다. 그러면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청양의 해에는 ‘사회적 대화’가 열쇳말로 떠오르고 있다.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공무원연금이라는 정책이슈가 사회적 대화에 따라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대화의 윤곽은 아마도 1분기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안은 3월, 공무원연금은 4월까지 논의 시한을 못 박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발표한 고용노동부 수장이 세간의 논란을 의식해 직접 설명에 나섰다.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기권 장관은 35세 이상 기간제 고용기간 제한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이 장관은 “기간 연장 때문에 기간제나 파견근로자가 늘어난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용사유를 제한하면 (용역이나 도급으
세밑은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무렵입니다. 조상들은 집 안팎을 깨끗이 치우고, 차례를 위한 음식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제사를 치르고 난 후 제수음식은 가족뿐 아니라 이웃과 나눠 먹었죠. 세밑에 조상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것입니다. 그런데 세밑 따뜻한 정은 정치권과 재벌만 나누는 듯 보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최근 수감 중인
11년 전 이효리 신드롬을 기억하시나요. 그가 입으면 완판이 되고, 그가 출연하면 매출이 두세 배 뛰는 현상 말입니다. 2003년 문화계 올해의 인물은 단연 이효리씨였습니다. 매일노동뉴스도 매년 올해의 인물을 선정합니다. 2001년부터 올해까지 14년째인데요. ‘이효리급’은 아니어도 노동현안을 둘러싼 역학관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사람이 올해의 인물에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9만1천824명이 산업재해로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 10명 중 8명은 50인 미만 중소기업 노동자였다. 전체 산재는 매년 줄어드는 반면 소규모 사업장 산재는 늘고 있다. 50인 미만 사업장과 50인 이상 사업장 재해율을 비교해 보면 2007년에는 격차가 3배 정도였다. 반면 지난해에는 3.5배로 그 격차가 확대됐다. 대기업들이 위험요인
제8기 민주노총 임원선거가 과반수 조합원의 참여로 성사됐다. 지난 10일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재적선거인 67만1천85명 가운데 37만5천161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잠정 투표율은 55.9%다. 4개 후보조 가운데 기호 2번 한상균, 기호 4번 전재환 후보조가 결선 투표에 올랐다. 결선 투표는 이달 17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선
지난 9월1일 정부세종청사 기자회견실에 모인 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관계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금융보험업 구조조정이 확산돼 여론이 들끓자 세 부처가 함께 나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올해 들어 금융권 취업자보다 퇴직자가 1만1천명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그야말로 마이너스 고용상태였다. 정부 관계자들은 고용유지지원금·임금피크제
지난 2008년 촛불집회 슬로건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미친 소 너나 먹어!”광장에 나온 여중생들의 외침이었다. 때묻지 않은 청춘들이 만든 슬로건이라 간결하고 직설적이었다. 광우병으로 불안한 국민들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 연령제한 없이 미국 소고기 수입을 결정한 이명박 정부의 일방주의에 죽비를 내리치는 격이었다. 이처럼 주의와 주장
한 해가 마무리되는 즈음에는 각종 시상식이 열린다. 노동 부문의 경우 정부·경영자단체·대학·신문사들이 앞 다퉈 수상자를 선정한다. 노사협력대상·노동문화상·노사문화대상 등 명칭은 다양하다. 시상 기관과 이름만 다를 뿐 그다지 차이는 없다. 상 제정 취지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노사 간 대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상생의 문화를 만든 노사를 응원한다는 명목이다. 이렇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중국을 방문했다. 중화전국총공회(중국총공회) 초청으로 노·사 단체와 노동전문가로 구성된 국제노동협력원(현 노사발전재단 국제노동협력센터) 방문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수도인 베이징에 도착한 후 처음 간 곳은 공인일보(노동일보)였다. 중국총공회 기관지이자 전국 7대 일간지에 해당하는 언론사다. 한국노총
지난 20일 울산에서 만난 여창호 카프로노조 위원장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회사측이 곤혹스런 제안을 할 텐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여 위원장이 한참 뜸 들이다 꺼낸 말이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그의 얘기는 이랬다. 카프로는 잘나가는 기업이었다. 전신인 한국카프로락탐은 1969년 고 박정희 대통령이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빌려 온 자금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도 굴러가다 보면 좋은 날 오겠지.” 마시따밴드가 부른 의 한 구절입니다. 술 한잔 기분 좋게 걸치고 노래방에 가면 으레 이 노래를 찾습니다. 돌멩이의 운명은 정해져 있습니다. 치이고 구르다 언젠가는 흙이 되겠죠. 좋은 날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돌멩이가 전 좋습니다. 돌멩이는 거추장스러운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지난해
정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15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연말까지 정부 각 부처가 20개 시간선택제 적합 직무를 선정해 3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대책의 핵심은 초단시간 노동자의 사회보험 적용과 퇴직급여 산정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한 사업장에서 60시간 미만을 일해도 여러 개 사업장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뜨는 인물은 단연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이다.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권 의원은 국감에 임하는 자세부터 발의한 법안까지 숱한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 국감 첫날인 지난 8일 스타 반열에 올라선 것처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권 의원은 지난 8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장에서 휴대폰으로 외국 여성 비키니 사진을 보다 취재진의 카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는 간접고용 노사관계에서 성역이었다. 지난 3월 고객서비스센터에 노동조합이 설립된 후 두 회사는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법적으론 독립법인인 협력업체의 노사관계에 개입할 수 없다는 명분이었다. 그런데 노조가 설립된 후 고객서비스센터는 돌연 구조개편에 돌입했다. 도급계약이 해지된 기존 업체를 대신해 새 업체가 그 자리를 메웠다.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