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도 굴러가다 보면 좋은 날 오겠지.”

마시따밴드가 부른 <돌멩이>의 한 구절입니다. 술 한잔 기분 좋게 걸치고 노래방에 가면 으레 이 노래를 찾습니다. 돌멩이의 운명은 정해져 있습니다. 치이고 구르다 언젠가는 흙이 되겠죠. 좋은 날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돌멩이가 전 좋습니다.

돌멩이는 거추장스러운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지난해 8월 청와대 오찬에서 중견기업 대표단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신발 속 돌멩이를 빼 달라”고 건의했는데요. 과도한 규제를 돌멩이에 비유한 겁니다.

돌멩이의 처지가 어째 노동자와 비슷하지 않습니까. 묵묵히 자신을 희생하며 큰 욕심 안 부리고 살았는데, 어느 순간에 ‘비용부담의 주범’이 돼 버렸으니 말입니다. 노래 속 돌멩이는 이런 상황을 감내하며 내일을 기다립니다.

“흙먼지가 날리고 비바람이 불어와 뼛속까지 아픈데 난 이를 악문다. (…) 구르고 또 굴러서 멍투성이가 돼도 세상 끝에 홀로 서 당당히 선다.”

매일노동뉴스가 세상에 당당히 설 그날을 고대하며 11월부터 대구 현지인쇄를 시작합니다. 서울과 대구에서 동시 인쇄를 하는 겁니다. 이달 30일에는 매일노동뉴스 영남본부가 출범합니다.

뭐 그리 대수냐 하겠지만 매일노동뉴스에게는 소중한 성과입니다. 창립 이후 22년간 돌멩이처럼, 노동자처럼 이리 치이고 저리 구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지면을 빌려 ‘100년 가는 노동언론 만들기’에 참여하신 주주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매일노동뉴스는 앞으로도 노동자들과 함께 치이고, 구르고, 아파하겠습니다.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끊임없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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