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알바 하느라 촛불집회도 못 가고 일하는데 사장님은 야근수당도 안 주시고, 이런 제가 시민이 될 수 있을까요?”박근혜 탄핵 촛불이 100만개를 넘긴 2016년 11월. 한 20대 알바청년은 우연히 만난 노동문제 전문가이자 전직 국회의원에게 물었다.사람은 밥만 먹고 살지 않는다. 일터와 강의실, 광장에서 자기 존재를 주장하는 사람
조선소에는 한여름에도 중무장을 한 채 아파트만 한 공장 안에서 집채만 한 철을 주무르는 사람들이 있다. 용접기 연기와 페인트에서 나는 유독물질 냄새, 파워공의 그라인더가 철을 갈면서 만들어 내는 철가루가 어두컴컴한 블록 안에서 뒤섞여 아비규환을 이룬다.하나의 배를 만들기 위해 저마다의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같은 회사 소속이 아니다. 각기 다른 하청업체에서
국문과 영문으로 서술된 (중앙경제·6만원·사진) 전면 개정판이 출간됐다. 정봉수 공인노무사(강남노무법인)가 쓰고 이승길 한국노동법학회 회장(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과 케빈 화렐 한국외국어대 영어과 조교수가 감수했다.책은 올해 6월 현재 시행 중이거나 제·개정된 노동관계법 내용을 반영했
제 버릇 탓이겠지만 현대자동차의 생산방식을 밝히는 책을 노사관계론으로 읽는 것은 나의 한계다. 현대차 노사관계는 한국 노사관계의 상징이자 이단(아웃라이어)이며 그 자체로 모순의 결합이다.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현대차노조(정확하게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서 한국 노동운동의 '폐허'를 본다(이인휘, 『폐허를 보다』, 실천문학사).실리에 젖어 연대를
‘이런 노조가 있네?’ 2012년부터 희망연대노동조합을 취재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이런저런 노조를 만나 봤지만 월급보다 ‘저녁이 있는 삶’을 요구하고, 성과급보다 ‘적정노동’을 원하고, 사회공헌사업을 임금·단체협상의 최우선 요구안으로 제시하는 노조는 처음이었다. 한겨울 서울 한복
A씨는 아내 요청으로 B도시로 거주지 이전을 원했다. 고심 끝에 B도시 근교에 전원주택 부지를 구입하고 B도시에서 구직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과거 다녔던 C회사가 정부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마침 그 프로젝트가 B도시에서 수행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C회사는 경력자 부족으로 신규 프로젝트팀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해당
21세기를 사는 대한민국 여성 2명 중 1명은 일을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현재 여성고용률은 48.4%에 그친다. 남성은 69.7%다.여성이 하는 일의 수준은 어떨까.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지난해 11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4~2014년 10년간 비정규직이 36만명 증가했다. 이 중 34만명(89%)
TV를 켜면 온통 문재인·안철수의 싸움에 얽힌 온갖 정치 모리배들의 이합집산만 나온다. 자기가 무슨 한국의 잔 다르크라도 되는 양 한국노총마저 반대하는 노동법 개악이 들어간 법률 개정을 촉구하는 거리서명에 나선 대통령만 비친다.지금도 전국 수십 군데 사업장에서 매일 해고자 복직을 위한 집회나 농성이 벌어지고 있지만 방송을 타는 일이라곤 거의 없
지난해 한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 광고가 히트를 친 적이 있다. 유명 아이돌 가수의 “이런 시급~ 5천580원”이라는 멘트는 최저임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고용노동부의 어떤 홍보보다도 최저임금이 5천580원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린 계기가 됐다.2016년 새해를 맞았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6천30원이다. 지난해보다
이호동, 오랜 벗이 일터로 찾아온 적이 있다. 어린이책 비중이 높은 우리 출판사는 어린이들이 노래하는 잔치판을 열고 있었다. 햇살 좋고 공기 좋은 그날 우리는 세월의 흐름이 바꿔 놓은 얼굴을 확인해야 했다. 어느덧 지천명의 나이가 됐지만 느낌으로는 소년처럼 맑고 곧았다. 곁에 있는 아내는 굳세 보였고 딸아이는 아이 특유의 가벼움을 내뿜었다. 저자가 &lsq
“내년까지 칼럼에 쓸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꽉 차 있습니다. 칼럼 대상이 떨어질 때까지, 힘이 닿는 데까지 쓸 겁니다. 그럴 정도로 우리 노동운동의 힘이 약하지 않다고 봅니다.”지난 25일 저녁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매일노동뉴스가 출간한 (매일노동뉴스·1만
“적이 나를 죽도록 미워했을 때/ 나는 적에 대한 어찌할 수 없는 미움을 배웠다/ (중략) / 오오! 사랑스럽기 한이 없는 나의 필생의 동무/ 적이여! 정말 너는 우리들의 용기다.”대선을 앞둔 2012년 11월 어느 날, 여의도 샛강 지구에서 한 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전 정권 청와대 대변인이자 TV
중소기업중앙회 여직원은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아 해고된 지 한 달 만에 자살했고, 위메프 수습사원들은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당한 뒤 수습기간이 끝나자마자 전원 해고됐다. 두 사건 외에도 청년들이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부당한 노동을 강요받는 사례가 수두룩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언론들은 앞다퉈 이러한 사례를 보도하면서 문제가 사회구조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했
노동운동 활동가의 눈에 비친 정치판, 노동운동 전략가가 펼쳐 갈 정치판은 어떤 모습일까.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을 지낸 이수봉 인천경제연구소장이 정치에세이 (아침이슬·1만3천원)를 펴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근 인천 계양갑에 도전장을 낸 ‘초짜 정치인’의 출사표다. 이 책은 저자가 민주노총을 떠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누구나 알지만 한국 노인빈곤율은 세계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사진·글통·1만2천원)는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특정 연금제도의 틀을 넘어 세계 최악의 노인빈곤에 처해 있는 우리나라에서 ‘맘 편한 노후, 평등한 연금’을 실현하기 위한
대구·경북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했던 고 권영숙씨 추모집 (사진·도서출판 한티재·1만5천원·권영숙추모사업회 펴냄)이 출간됐다. 권영숙씨는 1976년 안동여고를 졸업하고 경북 구미 코오롱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부당한 인권침해 상황이 벌어지자 이에 항의하며 이듬해 퇴사했다. 권씨는 생전 인터뷰에서 코오롱에 다니던 시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변호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일까. 나는 의뢰인이 신념을 굽히거나 좌절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내가 변호해야 할 것은 어떤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27년간 노동자 변호의 한길을 걸어온 노동변호사 김선수(법무법인 시민). 그가 생각하는 변호사의 자세다. 의뢰인의 신념을 지키
“흑백필름 시절 모두 같이 ‘공돌이’였던 울산의 노동자는 이제 중대형 아파트에 살며 그랜저를 모는 ‘직영계급’, 소형 임대주택에서 아반떼를 타는 ‘하청계급’, 이 공장 저 공장을 떠돌아다니는 ‘알바계급’으로 나뉘었다. 현대자동차 하청노동자로 들어가는 건 &lsq
“파산의 재구성은 쉽지 않았다. 재구성을 완결하기 위해서는 내가 왜 망했는지를 정확히 찾아내야 한다. (…) 새로 시작하자. 과거의 틀과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자. 자유로운 개인과 공동체의 연대가 조화를 이루는 세상을 향해. 그게 내가 파산에서 벗어난 방법이었다.”처절했던 파산의 기억을 이토록 덤덤히 써내려간 사람은 누굴
1995년 502명의 사망자를 낳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2013년 1천여명이 숨진 방글라데시 라나플라자 붕괴사건 전까지는 세계 건물 붕괴사고 중 최다 사망사고였다. 20년이 흐른 지금, 서울 양재 시민의 숲 남쪽 끝자락에 삼풍백화점 사고 위령탑이 서 있다. 사고는 강남 한복판에서 일어났는데 경부고속도로와 강남대로를 접한 외진 곳에 위령탑이 있다. 우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