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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을 변호하다] 노동자 옥죄는 야만의 시대, 노동변호사가 길을 묻다
연윤정  |  yjyo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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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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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일까. 나는 의뢰인이 신념을 굽히거나 좌절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내가 변호해야 할 것은 어떤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27년간 노동자 변호의 한길을 걸어온 노동변호사 김선수(법무법인 시민). 그가 생각하는 변호사의 자세다. 의뢰인의 신념을 지키는 변호사로 그는 노동·시국사건에서 노동자 곁을 지켜 왔다. 공무원·교원노조가 부정당하고 업무방해죄로 파업이 봉쇄되는 “노동기본권이 거꾸로 가는” 이 시대에 그의 고민은 더욱 깊다. 김 변호사가 27년간의 노동변론기를 담은 <노동을 변호하다>(사진·오월의봄·값 1만4천500원)를 펴냈다.

전태일, 노동변호사의 길을 이끌다

1988년 변호사로 첫발을 내디딘 김선수. 처음부터 노동변호사를 꿈꿨다. 전태일이라는 존재로 인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고 했다.

“노동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고 노동법 준수를 위해 연대해서 싸워 줄 대학생 친구를 갈망했던 전태일. (…) 역사는 노동하는 사람들이 그 노동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돼야 한다. 양심적 지식인은 노동자들이 그런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

그가 첫 출근을 한 곳은 남대문합동법률사무소. <전태일 평전>의 저자 조영래 변호사의 사무실이었다. 이곳에서는 시민공익법률상담소도 함께 운영했다. 조 변호사는 인생의 고비마다 그를 일으켜 세운 죽비 같은 존재였다.

김 변호사의 호는 여민(黎民)이다. 고등학교 은사가 지어 준 이름이다. ‘여민’은 검은 백성, 즉 노동을 해서 검게 그을린 평범한 백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노동변호사의 길은 어쩌면 전북 진안 깡촌에서 태어난 그의 예정된 운명이었지도 모르겠다.

25개의 노동사건, 그리고 ‘야만의 시대’

<노동을 변호하다>에는 25개의 노동사건이 시간 순으로 담겨 있다. 유성컨트리클럽 캐디노조 설립신고 행정소송을 비롯해 △서울대병원 법정수당 청구소송 △나우정밀 등 직장폐쇄 사건 △현대전자 등 외환위기로 인한 채용내정 취소사건 △공무원노조 합법화 투쟁 △한국외대 노조탄압 사건 △콜트콜텍 노동자 복직투쟁 △일제고사 거부한 전교조 교사 해직사건 △경기대 비정규직 해고 사건 등이다.

김 변호사는 한국 사회에서 중요하고, 유효하다고 판단한 사건을 추렸다. 실제 캐디노조·학습지노조 등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오늘도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사건에서는 통상임금 산정범위에 대한 법원의 견해를 처음으로 정리했다. 기간제·파견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피하려는 꼼수는 현실에서 횡행한다. 공무원노조 설립신고는 반려되고, 전교조는 법외노조로 내몰려 있다.

김 변호사는 책에서 “노동법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의 오래된 신념이다. 증거자료가 사용자에 편중된 현실에서 노동자가 제대로 대처하고 구제받기 위해서는 독립되고 전문적인 노동법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노동자 권리투쟁을 불온시하는 사법부의 태도는 아직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노조의 법적지위를 부정하고 노조간부를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하고 천문학적 손해배상으로 옥죈다. 야만의 시대로 되돌아갔다. 나는 과연 제대로 살고 있는가.”

노동변호사 김선수는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받고 행복을 추구하는 공동체”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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