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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사람] 거리로 쫓겨난 노동자들과 함께하다조병범 보리출판사 살림꾼
   
 
   
▲ 조병범 보리출판사 살림꾼

이호동, 오랜 벗이 일터로 찾아온 적이 있다. 어린이책 비중이 높은 우리 출판사는 어린이들이 노래하는 잔치판을 열고 있었다. 햇살 좋고 공기 좋은 그날 우리는 세월의 흐름이 바꿔 놓은 얼굴을 확인해야 했다. 어느덧 지천명의 나이가 됐지만 느낌으로는 소년처럼 맑고 곧았다. 곁에 있는 아내는 굳세 보였고 딸아이는 아이 특유의 가벼움을 내뿜었다. 저자가 ‘달링’이라며 깜빡 죽는 아이가 아닌가. 실제로 딸아이가 지친 몸을 이끌고 늦게 집에 들어온 아빠에게 벌칙이라며 오이 마사지를 하라고 하면 하기 싫어도 그에 따른다.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아 페이스북에 올리라고 하면 민망해하면서도 딸의 명령을 따른다. 다정다감한 벗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식구들한테 빚을 크게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일 테다.

길에 있지 않았으면 그 누구보다 가정에 충실했을 사람이다. 혼인하는 외사촌 동생에게 “형처럼 살지 마라!”고 말하는 것은 농담만이 아니다. 벗을 생각하면 열일곱 살 해사한 얼굴이 먼저 떠오른다. 고구려 왕자 이름을 가진 소년답게 환한 웃음으로 동무들을 즐겁게 해 줬다. 순하고 맑은 마음이 돋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거친 거리에서 쫓겨난 노동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때로 앞서 싸운다. 힘들고 지칠 때 문득 힘을 주는 햇살처럼 끈질긴 생명력의 들꽃처럼 그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2002년 발전소 해외매각을 막은 전설이 된 파업을 이끌었으나 그 열매를 따 먹지 않았다. 대신 가장 낮은 길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오로지 길 위에 있는 노동자들과 온몸으로 함께한다. <길에서 만난 사람>(사진·이호동 지음·매일노동뉴스·1만5천원)은 벗의 첫 책이다. 제목처럼 길에서 만난 사람들을 기록하고 있다.

거리로 쫓겨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목포에서 서울까지 천 리 길을 달린 보워터코리아 해고노동자들, 대림자동차 해고노동자들, 노래하는 기타공장 해고노동자 이인근, 정리해고에 맞서 3천일 동안 변함없는 저항을 하는 노동자 방종운, 끝내 정리해고의 벽을 돌파한 포레시아지회 송기웅, 21년 동안 해고자로 살아온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 출신 강한규, 농협 앞에서 노동자천하지대본의 의지로 7년 동안 싸운 배삼영, 기륭전자분회 10년 투쟁의 작은 거인 유흥희, 복직투쟁 1천일을 맞는 사회보장정보원 분회장 봉혜영, 정년퇴임을 하지 못한 전교조 해고자 조희주 등.

해고자들은 너무 많거니와 거리에서도 쫓겨나 하늘로 오르거나 목숨을 끊은 사람도 있다. 벗은 거리로 쫓겨난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이들과 함께하려는 사람들과 폭넓게 만나 힘겨움과 슬픔 따위를 함께하며 힘을 주고 있다.

2004년에는 공공연맹 위원장으로 역할을 넓혔다. 아직 30대 후반에 불과한 나이였다. 연맹 위원장 임기를 마친 후 2005년부터 ‘해고자·비정규직과 함께하는 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족한 면이 많지만 그 약속을 현재까지 실천하고 있다. ‘해고자·비정규직·노조 탄압 없는 세상’을 향해 전해투 위원장 등을 맡아 노동운동에 복무하다 보니 어느덧 50대가 돼 머리가 희끗희끗해지고 있다. 노동자생활을 돌이켜 보면 첫 번째 해고로부터 30년, 김시자 열사 투쟁 이후 20년, 발전노조 설립과 민영화 반대 및 해고생활 15년, 해고자·비정규직 투쟁 10년을 넘기며 오늘에 이르렀다.(24-25쪽)

벗이 자리에 욕심을 내었다면 지금보다 더 큰 자리에 있으며 이름을 드날렸을 것이다. 30대 중반에 이미 나라를 온통 뒤흔든 파업의 주역이었고 곧바로 민주노총 공공연맹 위원장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자리의 유혹도 끝없이 있었으리라. 지난 대선 때는 노동자 대통령 후보의 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벗은 30대 후반부터 가장 힘든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했다. 대통령 후보도 김소연 후보로 단일화하며 선대본부장을 맡을 정도로 품이 넓다. 벗에게 중요한 것은 자리가 아니라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 노동자 민중의 기록이 역사가 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 길이 비록 힘들고 어렵더라도 벗은 “그저 밑돌 하나 괴는” 마음으로 언제나 꿋꿋하게 나아가려고 한다. 그러니 변함없이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길에서도 언제나 ‘달링’과 민망한 짓 많이 하며 아내와 알콩달콩하기를!

* 저자의 33년 친구인 조병범씨는 보리출판사 상무이사로 재직 중입니다.

조병범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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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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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무열 2015-12-01 21:52:28

    농성3220일. YS 정치적 아들.소도 웃는다.(방)(종)(운)
    노조간부와 조합원들 조차도 원치않았던 순환휴직
    사측의 순환휴직 들어주고 1백수십여명의 일자리를 잃게하고
    자신의 9년째 노동계 영웅놀이에 빠진 (방)(종)(운)
    그렇게도 영웅이 되고 싶으면 조합원들 일자리부터 돌려주고
    영웅놀이 하시오,
    노조간부와 조합원들 조차도 원치않았던 순환휴직을 강행해 일자리를
    빼앗고 자신만 잘났다고 이제 배가고파서 굶는건 못하다고 하던 사람이
    단식까지 하시는걸보니 당신도 금뺏지를 탐을 내는군,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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