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산업발전법은 월 2회 대규모점포의 의무휴업을 규정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과 일요일 노동에 내몰리는 유통노동자들의 휴식권을 보장하는 단비같은 제도이다. 유통산업의 특성상 법률 등으로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으면 회사별로 휴일을 정해서 쉬는 것, 특히 평일보다 매출액이 높은 일요일에 쉬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유통산업발전법에서도 의무휴업일은 원칙적으로 공휴일 중에서 지정하되, 예외적으로 이해당사자와의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매월 둘째, 네째주 일요일을
하루 한 페이지, 오늘의 노동일력(instagram.com/laborcalendar)을 공유하는 일로 매일 아침, 잠의 세계에서 깨어난다. 일력에는 지역과 전국의 노동자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마음을 담은 문장과 함께 기억하고 싶은, 기억해야 할 삶과 죽음의 기록들이 담겨 있다.한 해의 첫 절기 입춘부터 5월의 첫날까지 지난 87일. 노동·사회 운동의 역사적 투쟁들, 어떤 승리, 어떤 패배, 저마다의 상흔들과 날마다의 죽음들을 되짚는다. 어느 날에는 “작업물은 2분에 한 번씩 저장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2분 동안 대단한 일이 일어날
- 활동지원사노조가 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근로계약서를 전시합니다.- 공휴일을 무급휴일로 만들어 휴일수당을 지불하지 않도록 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고 하는데요.- 노조는 “경기도의 한 복지관은 휴일수당을 2년 이상 체불해 지난해 말 기준 8억원이 넘는 수익금을 남겼다”며 “기관 운영이 어렵다는 말을 믿고 임금체불을 참은 노동자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에 지도를 요구했지만 특별근로감독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1. 다시 5월1일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노동절을 기념했다. 나라와 정당, 노동단체에 따라 목소리는 제각각이었지만, 2023년 세상은 노동절을 기념했다. 1886년 5월1일 미국 시카고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총파업투쟁을 하고, 3일 파업투쟁을 벌이던 맥코믹 공장 노동자를 향해 경찰이 발포하고, 이에 격분해서 4일 헤어마켓 광장에서 열린 규탄집회에서 경찰의 사격으로 70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던 사건으로부터 137년이 지났음에도 오늘 세상은 여전히 기념하고 있다. 당시 노동자들의 총파업투쟁은 8시간 노동제 쟁취를 위한 것이었다. 하루
노동절 집회에 가려고 이른 점심을 먹으려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동지의 분신 소식을 접했다. 동지는 노동절인 1일 오후 3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있었다. 그는 아침 9시 30분께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앞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당겼다. 하필 노동절에 영장실질심사라니. 하필 날은 왜 이리 화창한 건지. 평범한 사람을 투사로 만드는 세상이 분하고 억울하다. 동지의 분신을 두고 글을 쓰자니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그래도 쓴다. 동지의 투쟁이, 건설노조의 투쟁이 한낱 뉴스거리로 그냥 지나가서는 안 되겠기에.동지가 소
주말에 아이를 데리고 직업체험 테마파크에 다녀오며 노동과 직업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이 글은 그 두 번째 이야기이다.지난 10여년 사이 이곳저곳에 직업체험관이 들어선 데는 직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육문화 확산과 무관하지 않다. 요즘은 유치원에서도 ‘장래희망, 내 꿈 찾기’ 수업을 자주 한다. 대학입시도 적성에 맞는 직업과 학과를 결정해 동아리 등 관련 활동 이력을 평가항목으로 삼는다. 그런데 이런저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특정 직업에 대한 선호로 인한 경쟁과 기피직업의 만성적 노동력 부족은 왜 더 심해질까.한국사회의
제133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1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각각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에서 노동자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과 민생파탄을 규탄했다. 사진으로 담았다.
- 특수선 노동자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한화그룹·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을 환영하고 나섰습니다.- 공정거래위는 26일 전원회의를 열고 두 기업의 수직결합 시 국내 방산부문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함정부품 견적가격 차별 행위 △기술정보 제공 차별 행위 △경쟁사업자 영업비밀 계열사 제공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조치를 내렸는데요.- 한화그룹은 3년간 시정조치를 지켜야 하고, 반기마다 공정거래위에 이행상황을 보고해야 합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들은 “공정거래위의 조치는 조선업종
청년유니온은 창립 당시부터 최저임금에 주목했다. 최저임금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게 보장되는 최저선의 임금이기에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세대가 최저임금 수준을 받게 될 거라는 예측, 경험적으로 각종 아르바이트를 수행하는 청년들이 최저임금 혹은 최저임금마저 받지 못하는 현실을 때문이었다. 청년유니온은 “최저임금은 청년임금”이라는 구호 아래 최저임금 인상 요구를 캠페인, 기자회견, 관련된 일터의 실태조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대응했다.탄핵국면과 함께 사회적 요구들이 분출하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담론 또한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기재로서 사회적
나는 지난 4월7일자 이 지면에 ‘챗GPT’가 얼마나 블랙코미디인지 소개했다. 최근 미국 콜로라도대학과 텍사스대학 연구진이 챗GPT 같은 대형 언어모델을 가동할 때 데이터센터 열을 식히는 데 쓰는 냉각수 양을 분석해 발표했다. 연구진은 챗GPT와 문답 50개 정도를 주고받을 때마다 생수 한 통 분량의 물이 필요하다고 했다.(조선일보 4월25일 B1면, ‘물 먹는 하마, 챗GPT’)연구진은 지구온도가 2% 상승하면 전 세계 30억 명이 만성 물 부족에 놓인다고 우려했다. 그런데도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18일 하버드대
5월1일은 세계노동절이다. 대부분 올해 세계노동절을 133주년으로 칭하지만, 민주노총이 개최하는 세계노동절 대회명은 ‘2023 세계노동절대회’로 정해졌다. 그 연유를 알아보니 주년 계산에 이견 때문이라고 한다. 벌써 10년 전의 결정이라고 하니 지금껏 몰랐던 나의 무심함을 먼저 반성한다.이견을 제기하는 쪽은 세계노동절을 1886년 미국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념’하는 날로 해석한다. 1886년부터 셈하면 올해는 137주년이 된다. 1886년 메이데이를 ‘기념’했던 1890년 5월1일 국제 집회를 기점으로 삼더라도 올해는 134차 세계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우리나라의 노조 조직률은 2021년 말 기준으로 14.2%를 기록했다.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임금노동자 2천58만6천명 중 293만3천명이 노조에 가입한 수치다. 이와 별도로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서 집계되는 노조가입률은 2022년 8월 기준으로 12.4%다. 2천172만4천명 중 269만2천명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난다.두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던 2017년 이후 노조조직률의 뚜렷한 상승 흐름이다. 노동부 기준으로는 2016년 10.3%였던 노조조직률이 2017년에는 10
5월1일 노동절(May day). 전 세계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의 날. 한국의 공무원 노동자는 매년 애타게 구조신호(메이데이, Mayday)를 보내고 있다.노동절은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이다. 그러나 공휴일에 관한 법률(공휴일법)이나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관공서공휴일규정)에는 노동절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공무원 노동자는 노동절에도 노동을 이어 간다. 다른 노동자들이 노동절에 쉬는 현실과 반대로 어린 자녀를 둔 공무원은 어린이집 등이 휴무해 발생하는 육아 공백을 어떻게 해결할지 매년 전전긍긍하고 있다.공무원의 노동조건은
- 악사(AXA)손해보험이 콜센터 노동자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기본급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연장근로수당을 줄였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났는데요. 손해보험업계에서 만연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무금융노조는 26일 성명을 내고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손해보험업종 콜센터 7천5백여 노동자를 포함한 금융산업 전체 콜센터 노동자의 임금실태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서라”고 촉구했는데요.- 악사손해보험은 취업규칙에 최저임금 보장을 명시하면서도 실제로는 낮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연장근로수당을 계산했습니다. 기본급이 워낙 낮다 보니 성과수당 등
여전히 ‘노동시간’이 문제다. 1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국제노동기구(ILO)가 출범한 1919년 채택된 1호 협약이 바로 노동시간 협약이다. 백 년도 전에 “1일 8시간 노동 또는 1주 48시간 노동”을 국제노동기준으로 채택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1주일 평균 69시간 일해도, 아니 1주일에 80시간 이상 바짝 몰아서 일해도 괜찮다’고 강변하는 정부 밑에서 살고 있다.백 년 전 기준에도 미달하는 노동법도 문제지만 그런 수준의 노동법마저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더 많다는 현실도 더 큰 문제이다. 600만명에 달
본지 4월26일자 15면 “류호정 의원 ‘스타벅스 노동법’ 발의” 기사에서 스타벅스 바리스타·슈퍼바이저 시급 9천200원은 2021년 기준이기에 바로잡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각각 1만500원, 1만1천100원입니다.
정부가 지난 3월6일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습니다. 이른바 ‘주 69시간제’ 논쟁이 격화되었습니다. 특히 노동시간 확대에 거센 반대 여론이 형성됐습니다. 개정안 자체를 전면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정부는 개정안에 대한 6천명 규모의 설문조사를 실시해 가다듬을 예정이라 합니다.정부는 일률적으로 모든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확대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노동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줘 많이 일하고 싶은 사람은 많이 일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라고 변명합니다. 물론 노동시간의 ‘확대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 자체가 사회적
- 25일 일부 언론에서 택배노조 간부가 쿠팡 직원을 폭행했다고 보도했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해당 간부는 지난 24일 경기 용인의 한 쿠팡 배송 캠프에 진입을 시도했는데 직원들이 이를 막는 등 마찰이 빚어지자 해당 직원을 폭행했다는 것입니다.- 택배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택배노조에 폭력 이미지를 씌우려 하지만 충돌은 쿠팡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야기된 것”이라고 반박했는데요.- 노조에 따르면 쿠팡측은 지회가 설립된 해당 지역에서 노조 관계자의 합법적 출입을 가로막았고, 대리점 소장이 부착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문도 불법 게시물로
- 노동절인 다음달 1일은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6주기입니다. 2017년 5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충돌사고로 노동자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쳤습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25일부터 28일까지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향소를 설치하고 삼성중공업의 책임을 물을 예정입니다.- 26일 저녁 6시30분에는 문화제도 열립니다. 추모의 마음을 전하는 시 낭송, 각종 공연과 아울러 사고로 피해를 입은 하청노동자가 연대의 목소리를 전할 계획입니다.- 지회는 “참사 후 정부가 구성한 ‘조선업 중대재해 국
임금체계는 국가별 맥락에 따라 만들어졌다. ‘호봉제’ 내지는 ‘연공급제’라 칭해지는 임금체계는 1960년대 일본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됐다. 이 시기 우리나라는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하던 ‘고성장 저임금’의 경제적 호황기로, 자본가들은 눈앞의 저임금 노동을 정당화하면서며 숙련노동자를 붙잡을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했다. 그 결과, 미숙련 노동자를 저임금으로 입사시켜 근속연수가 길어질수록 임금을 점차 올려주는, 평생 고용을 전제로 성립된 연공급제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자리잡게 됐다. 특히 연공급제는 고용안정과 더불어 생애주기 흐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