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가치에 따라 기본급이 결정되는 직무급은 결과물을 도출하는 데 동일한 기여를 하면 동일한 임금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임금체계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1989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내 동일노동 동일임금 조항이 도입됐으나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에 가깝다.법 조항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연공급제를 꼽고 있다. 이 때문에 성별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대다수 논의는 직무급제 도입으로 귀결되곤 하며, 그간 정부도 연공급 해체의 명분으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나는 노동과 관련된 콘텐츠를 영상으로 제작해 공유하고 있는데 단연 압도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는 주제는 바로 ‘권고사직’이다. 127개의 영상 중 권고사직과 관련된 3개의 영상이 차지하는 조회 비중은 18.3%(3만 건)에 달했다. 대단한 통계는 아니겠지만, 권고사직을 겪는 노동자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고 만연화된 현상이라 조심스럽게 해석해 본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은 내 주변에서도 다르지 않았다.얼마 전 친한 동생 A에게서 급한 연락을 받았다. 동생은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이탈리아의 제과 브랜드를 국내에 유통하는 업체에서 일한다. 팀
1. 최근 답변서를 작성했다. 대법원에 제출하기 위해서였다. 피고 사측이 제출한 상고이유서에 대한 답변이었다. 상고이유서에는 소멸시효 항변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내 답변은 회사의 약속을 믿고서 기다렸더니 이제 와서 소멸시효 기간이 도과했다고 사측이 항변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현대차그룹사의 통상임금 사건이었다. 기아·현대차·현대제철 등 다른 그룹사업장들과 마찬가지로 현대트랜시스에서도 통상임금 문제에 관해서 노사합의를 했다. 기아·현대차·현대제철 등 다른 그룹사업장들과는 노동
고3 때인 1967년, 지금은 제3차 중동전쟁이라고 부르는 이른바 ‘6일 전쟁’이 있었다. 이스라엘은 기습공격으로 이집트의 시나이반도와 가자지구, 요르단의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시리아의 골란고원을 빼앗았다. 이스라엘은 위대한 나라였다. 한쪽 눈을 검은 안대로 가린 이스라엘 모세 다얀 장군이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었다. 언론은 그를 영웅으로 추켜세웠다. 부끄럽게도 친미반공교육의 모범학생이었던 필자는 이스라엘편이었다. 바로 한해 전인 1966년 존슨 미 대통령이 방한했을 당시 통킹만 자작극(false flag)을 만들어
첫 우리 노동 성격분석 게임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2017년 이후 탄생한 노조와 프리랜서를 비롯한 다양한 노동을 인터뷰했다. 센터 교육위원회는 노동운동의 주류가 아닌 노동자들 교육한 뒤 평가했다. 구체적 노동 현실을 모르면서 ‘안다는 착각’으로 가르치려는 것은 아닌지 성찰하면서 새로운 노동과 노조를 더 잘 알기 위해 인터뷰를 시작했다.플랫폼 노동을 비롯한 불안정 노동에 대한 조사와 연구들은 대부분 현황 파악에 그치거나 제도화를 위한 분석들이다. 이들이 어떻게 스스로 권리의 주체가 될 것인지를 초점에 둔 조사나 분석은 드물다. 센터 교육
현 대통령이 당선되고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기로 한 직후인 지난해 4월께 여당 국회의원들은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의 집회를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집회 금지 장소를 열거하고 있는 집시법 11조 각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수많은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이 켜켜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국내 주재의 외국의 외교기관’ 부분 위헌(2000헌바67·83), ‘국회의사당’ 부분 헌법불합치(2013헌바322 등 병합), ‘국무총리 공관’ 부분 헌법불합치(2015헌가28), ‘각급 법원’
김승희 대통령실 전 의전비서관 딸의 학교폭력 문제로 또 윤석열 정부 인사가 말썽이다. 대통령실은 의혹 7시간 만에 김 전 비서관을 경질해 꼬리 자르기를 시도했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이 와중에 김 전 비서관 딸이 지난 7월 사건 이전인 올 1학기 초에 또다른 피해 학생에도 폭력을 가했다는 보도가 지난 23일자 여러 신문에 나왔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발 보도였는데,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크게 보도했다.조선일보는 이를 지면에 싣지도 않았다. 그러나 같은 보수신문인 중앙과 동아일보는 비중있게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23일자
2022년 기준 한국의 게임 이용률은 74.1%, 게임산업 규모는 현재 20조를 넘어 계속 성장하고 있다. 1천170개의 게임업체에 종사자수는 4만5천262명으로 꽤 큰 규모의 산업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수많은 청년들이 업계에 종사하고, 수많은 청년들이 게임업계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꿈꾼다. 그런데 이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 업계 종사자에 대한 게임이용자의 사이버 불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호가 매우 후진적이라는 제보와 증언들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게임회사의 직원이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온라인상
본지 2023년 10월26일자 6면 “‘노란봉투법 추이 보자’ CJ대한통운, 항소심서 주장” 기사에서 CJ대한통운 대표이사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기에 바로잡습니다.
“재해자는 2인1조로 작업하지 않고 혼자 작업했다.” 산업재해 사고 언론기사 단골 멘트다. 이 멘트는 ‘구의역 김군 중대재해사고’로 알려진 2016년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직원 사망사고’를 시작으로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중대재해, 2022년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2022년 SPL 평택공장 반죽 배합기 끼임 사망사고, 2023년 서울 서대문구 아파트 엘리베이터 수리기사 추락사고 등 대중적으로 알려진 굵직한 산재 사건 보도에서도 나왔다. 웬만한 산재사고 기사에선 2인1조 작업 유무를 따지는 내용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서 지난 8월 기준 우리나라의 비정규 노동자 비중은 37.0%로 지난해보다 0.5%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원자료는 11월말 공개 예정으로 노동계의 비정규직 분석 결과는 아직 시간을 더 기다려봐야 한다.하지만 통계청과 노동계의 비정규직 판단 기준은 임시일용직을 비정규직으로 볼 것인가 여부와 기간제의 범위에서 주로 차이가 발생하는데, 2007년 비정규직 관련법 시행 이후 2018년까지는 임시일용직 비중이 감소하면서 노동계 추산 비정규직 비율이 상대적으로 감소해 왔
지난달 2~14일 14일까지 7명의 보건의료노조 대표단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NU(국제간호사연대) 10주년 국제회의와 CNA(캘리포니아 간호사노조) 120주년 컨벤션을 다녀왔다. 행사 이후 샌프란시스코와 스탠포드 대학병원, Alta
처음 ‘전국 비정규 노동자대회’가 열리던 2003년 10월26일, 근로복지공단의 비정규직이던 이용석 열사는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분신으로 투쟁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노동자를 질책했지만, 비정규직의 아픔과 고통을 공유하고 있던 노동자들은 거리로 뛰쳐나가 싸웠고, 공단 담장을 뛰어넘어가 항의했다. 그 투쟁 이후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으로 알려졌고 공단 비정규 노동자들은 일정한 절차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그리고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는다. 지금은 중단됐지만
지난해 이어 올해도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에 노동자 주름살만 깊어져 간다. 그런데 노동자가 걱정해야 할 것은 물가만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임금체불은 노동자들의 삶을 더 깊이 옥죄고 있다.부산도 마찬가지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부산 관할 노동당국에 접수된 임금체불 사건만 2만1천326건, 약 853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마저도 신고 된 사건을 기준으로 집계된 수치로, 신고 되지 않은 사건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크다. 올해 들어서는 체불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
본지 2023년 10월24일자 17면 ‘김동연 경기도지사 빙모상’ 부고 내용이 잘못 기재됐습니다. 정확한 부고는 인터넷을 보시면 됩니다. 김 지사와 독자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지난해 5월 즈음에 기사를 통해 접한 사고였다. 발레 무용수가 우울증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는 내용의 기사들을 온라인에서 봤다. 재능이 뛰어나서 장래를 촉망받는 무용수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무슨 사정이 있었을까 잠시 궁금해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노조를 통해 상담 요청이 들어왔다. 상담자는 위 무용수의 어머님이셨다. 마음을 정리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어머님께서는 허망함을 비롯한 여러 감정이 섞인 채였다. 그래도 비교적 담담하게 이야기를 시작하셨다.망인은 어려서부터 무용에 두각을
1. 지난 20일 재판을 앞두고 바빴다. 최근 문제가 된 임금피크제에 관한 사건과 이전에 한참 문제가 됐던 통상임금에 관한 사건이 이날 오전과 오후로, 서울남부지법과 서울고법에 재판이 잡혀 있었다. 따지고 보면 이들 사건 모두 노사합의가 문제였다. 정년을 앞둔 고령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과반수노조가 노사합의(동의)해 주고, 상여금을 제외한 몇몇 수당만 포함하는 통상임금에 관해 노사합의(협약)했다. 그 합의를 이용해 사용자가 노동자권리를 침해하도록 한 것이 문제였다. 노동자를 위해서 노조가 사용자를 상대로 합의(협
이달 25일은 변혁운동가이자 노동운동가인 김금수 선생(1936~2022)이 우리 곁을 떠난 지 1주년 되는 날이다. 그의 일생은 동년배의 누구나 그러했듯이 한국 자본주의의 성장과 발달을 관통하는 삶이었다. 따라서 그의 삶은 자본주의가 초래한 반인간적 상태인 착취와 억압에 대항하는 도전과 항거의 연속으로 “인간조건”을 향한 역정일 수밖에 없었다.1936년 식민지 조선에서 태어난 김금수는 ‘1차 산업혁명’부터 ‘2차 산업혁명’을 거쳐 지금의 ‘3차 산업혁명으로의 이행기’에 이르기까지 한국 자본주의 발전사를 온몸으로 겪으면서 살과 뼈가
안전고리도, 안전모도, 안전교육도 없이 일용직 하청노동자가 툭, 떨어졌다. 먼 길 떠났다. 이해할 수도, 손 놓고 있을 수도 없어 먼 길 나선 늙은 엄마 눈물이 툭, 아들 영정 위로 흐른다. 내 아들을 살려내요, 내 아들을.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이 엄마의 가슴은 찢어지도록 아픕니다.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비세요. 빌어야 합니다. 영정 끌어안고 엄
얼마 전 약 1년 동안 수행한 사건의 1심 판결이 선고됐다. 회사가 만 60세에 달한 원고의 임금을 삭감하면서 합리적인 이유나 대상 조치를 하지 않았고, 그러한 회사의 조치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위반이라 주장한 사건이었다. 승소가 유력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변론 종결 후 판결선고 직전, 갑자기 법원이 “원고는 이 사건 청구를 포기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는 원고패소 취지의 화해권고결정을 했다. 당혹감·불안감·분노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이는 상황에서 이의신청했고, 판결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