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는 산재보상 투쟁과 아파트 할인분양이라는 두 개의 싸움을 겹쳐 놓은 리얼리즘 극영화다. 왜 저 둘을 겹쳐 놓은 걸까. 공통점이 있다. 큰 기업을 상대로 피해자들이 싸움을 이어가지만, 기업은 보이지 않고 개인들 사이에 심각한 균열과 오해가 남는다. 신인 감독 가성문은 두 싸움을 정교한 솜씨와 예리한 문제의식으로 엮어 낸다. 특히 서사와 감정의 흐름을 쥐고 흔드는 힘이 탁월하다. 이는 투쟁의 과정에서 인물들 사이에 스미는 균열과 오해를 속 깊이 파고든 덕분이리라.
“짐이 곧 국가다.”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가 이렇게 말한 것이 17세기라고들 한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사회에서도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이나 세력이 있을까? 불행히도, 오늘날 역시 말로는 몰라도 실천으로 저 말을 신조로 삼고 있는 정치세력은 숱해 보인다. 그리고 한국 사회가 지난 2~3주 동안 새삼 확인한 것 역시 바로 공공의 안녕을 집권세력 자신의 안녕으로 이해하는, 그런 통치자의 존재였다.5월24일, 그동안 ‘용와대’ 앞 집회는 일단 경찰에게 금지하고 보도록 했던 윤석열 정부가 더욱 노골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노동자들의 축제인 5월1일이 안타까움과 분노의 날로 변했다. 건설노조 소속 노동자가 경찰의 탄압과 단속에 항거하며 분신했고 끝내 우리 곁을 떠났다. 노동자가 생명을 내걸 정도로 윤석열 정부의 노조탄압은 도를 넘었고 노조 불법화는 노골적이다. 경찰을 앞세운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건설노조만 19차례 압수수색했다. 천명이 넘는 조합원을 소환조사했으며 19명(석방자 3명 제외)을 구속시켰다. 그럼에도 건설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은 진행형이다. 경찰의 단속이 끝나면 고용노동부나 국토교통부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정부의 이어달리기 단
부산 부산진구엔 서울 여의도공원의 5배나 되는 부산시민공원이 있다. 시민공원은 번화가인 서면 바로 옆이라 부산시 한가운데다.이 땅은 슬픈 한국사를 담고 있다. 일제가 1930년에 여기에 서면경마장을 조성했다가 1937년 중일전쟁 때 부산항 배후 군사기지로 바꿨다. 일제 패망 뒤 미군이 캠프 하야리아 기지로 반세기 넘게 차지했다가 2006년 철수했다.미군기지 철수 얘기가 흘러나오던 90년대 중후반부터 부산시 권력자들은 이곳에 아파트를 짓고 싶어 안달했다. 그러나 미군기지 철수와 공여지 반환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당시 미군기지 앞에서 1
여전히 ‘노동시간’이 문제다. 1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국제노동기구(ILO)가 출범한 1919년 채택된 1호 협약이 바로 노동시간 협약이다. 백 년도 전에 “1일 8시간 노동 또는 1주 48시간 노동”을 국제노동기준으로 채택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1주일 평균 69시간 일해도, 아니 1주일에 80시간 이상 바짝 몰아서 일해도 괜찮다’고 강변하는 정부 밑에서 살고 있다.백 년 전 기준에도 미달하는 노동법도 문제지만 그런 수준의 노동법마저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더 많다는 현실도 더 큰 문제이다. 600만명에 달
- 25일 일부 언론에서 택배노조 간부가 쿠팡 직원을 폭행했다고 보도했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해당 간부는 지난 24일 경기 용인의 한 쿠팡 배송 캠프에 진입을 시도했는데 직원들이 이를 막는 등 마찰이 빚어지자 해당 직원을 폭행했다는 것입니다.- 택배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택배노조에 폭력 이미지를 씌우려 하지만 충돌은 쿠팡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야기된 것”이라고 반박했는데요.- 노조에 따르면 쿠팡측은 지회가 설립된 해당 지역에서 노조 관계자의 합법적 출입을 가로막았고, 대리점 소장이 부착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문도 불법 게시물로
- 버스·택시·지방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해고노동자들이 정부와 국회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는 13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노조는 “해고자들은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거나 직장내 차별과 괴롭힘, 부조리 근절과 같은 공공의 목표를 요구하다 해고됐다”며 “정부와 국회는 이들의 원직복직에 나서라”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해고자들의 사업장을 공개했는데요. 화성도시공사, 한울원자력크레인경정비, 쿠팡물류센터, 이스타항공, 카이스트, 대림택시 등이 목록에 올랐습니다.- 노조는 이날 “코레일,
지난달 9일 윤석열 정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행정예고안’을 발표했다. 각 분야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노동’이라는 글자를 각종 문구에서 삭제해 버렸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그간 노동을 사회의 중심에서 배제해 왔지만, 이를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여전히 한참 부족하지만 한 걸음의 진전은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현 정부는 한 걸음을 위한 노력마저 무(無)로 만들기 위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제도 변경의 문제가 아니다. 형식을 넘어서는 사회구조적 본질에
최근 한 근로자복지센터에서 강의 요청이 왔다. 요청한 강의 주제는 ‘노란봉투법’에 대해서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 노란봉투법은 어떤 내용인지, 지금 쟁점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왜 하필 노란봉투인지를 궁금해했다.우리 헌법은 33조에서 노동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이라는 노동 3권을 보장한다. 그중 파업으로 대표되는 단체행동권은 노동자에게 사용자에 대해 노동을 제공하지 않을 무기를 부여한다. 일해야만 먹고살 수 있는 노동자에게 노동하지 않음으로써 사용자에게 맞선다는 것은 마치 자신의 생존을 건 투쟁이다. 우리 법
사단법인 희망씨는 노동자 중심의 나눔문화 확산을 통해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생활문화운동을 한다는 목적으로 2013년 11월5일 설립됐다. 희망씨는 노동자들의 직접 실천을 기반으로 다양한 나눔연대사업을 한다. 취약계층 아동청소년 지원사업인 ‘희망울타리-희망키움사업’, 한국에서 이주노조 활동을 하다 네팔로 귀환한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네팔아동학교보내기사업’, 조합원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진행하는 ‘과일나눔’ ‘집수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희망씨 활동가들과 사업 참여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
이태원 참사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났다. 지난 5일 한국인 사망자 130명 전원의 발인도 마무리됐다.이제부터는 진실과 책임의 시간이다. 그동안 정부 또는 여당은 “지금은 애도할 때”라거나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며 진상조사 요구를 봉쇄하면서도, 사건 당일 관계자들의 행적을 수사하며 책임 범위를 좁혀 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이태원 참사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은 없는가?제일 먼저 짚을 것은 “개최 주체가 없어서 선제적인 안전관리가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 배치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다”는 주
- 경기도가 최근 고용노동부에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신설을 건의했다고 합니다. 경기도 내 사업장에서 산업재해 사고가 잇따른 데 따른 조처입니다.- 지금은 인천에 소재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경기·인천·강원 3개 시도를 관할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이로 인해 도내에서 발생 노동행정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최근 경기도의 산재 사고는 빈발하고 있는데요. 전국 최대 인구가 밀집해 있고 전국 산재 사고 4분의 1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달에도 안성 저온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로 3명
파리바게뜨 제빵노동자에 대한 인권 유린과 노조탄압으로 유명한 SPC 계열사 사업장에서 근로감독관의 가방이 사용자에 의해 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진상조사를 경찰에 맡겼다고 하는데, 국가기관인 경찰과 검찰의 수사는 그리 신뢰할 것이 못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칙으로 알고 있다. 각종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에서 이미 경험한 ‘물타기’와 ‘꼬리 자르기’가 SPC 관계자가 근로감독관 가방을 뒤져 감독계획서를 촬영한 사건에도 일어날 게 뻔하다.국가 권력과 행정기구에 대한 불신은 근로감독에서도 마찬가지다. 노동자를 위해 일해야 하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시행령을 개정할지 아니면 완화하는 방식으로 개정할지 알 수 없다.경영계는 그동안 줄기차게 중대재해처벌법 2조(정의)9호와 관련 ‘경영책임자 등이란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다’로 규정한 부분을 개정할 것을 요구해 왔다. 경영계의 요구사항은 같은 법 제2조 9호의 ‘이에 준하는 사람’을 시행령에 ‘법인의 정관, 이사회 의결을
올겨울은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의 계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노동계와 야당은 연내 국회 통과를, 재계와 여당은 결사 저지를 외치고 있다. 여러 현안 중 왜 노조법 개정이 필요할까. 손배 폭탄을 맞은 노동자, 사용자를 사용자로 부르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나는 이대서울병원 미화용역업체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다. 우리의 도급계약상 근무형태는 하루 7시간 근무, 휴게시간 2시간이다. 원청인 이화의료원이 하루 7시간 6일 근무를 도급계약으로 맺은 이유는 단 하나. 토요일 근무
-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지인으로 알려진 역술인 ‘천공 스승’이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해 “엄청난 기회”라고 표현했습니다.- 지난 2일 천공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세계 정상들이 보내온 애도 메시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는데요.- 해당 영상에서 천공은 “좋은 기회는 자꾸 준다”며 “우리 아이들은 희생을 해도 이렇게 큰 질량으로 희생을 해야지, 세계가 우리를 돌아보게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천공은 지난달 31일 업로드한 영상 ‘대한민국 노동자 퇴치 운동’에서는 “대한민국 노동자 있으면 안 된다”며 “노동자 없는 나라 대한
지난달 27일 대법원이 현대차·기아의 간접공정·2차 사내하청도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하자 재계는 국민(소비자)을 상대로 ‘제품 가격 인상’을 협박하고 나섰다.(매일경제 11월3일 16면 “2차 사내하청 직고용 판결 재계 ‘제품 가격 인상 우려’”)재계는 그동안 사내하청을 남발해 많은 이익을 챙겼지만, 법원 판결로 쉽지 않아지자 곧바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렇다고 재계가 불법파견 판결을 받은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겠다고 발 벗고 나선 것도 아니다.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인 현대모비스는 이달
지워진 산재 위험 공간이 있다. 우리 생활 공간과 가장 가까운 장소, 학교 급식실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학교 급식실에 산업재해가 발생하겠냐’고 생각하지만, 학교 급식실의 노동강도는 상당한 수준이다. 왜냐하면 단체급식, 학교 수업시간표에 맞춰 밥을 배식해야 하는 문제, 급식의 퀄리티 관리, 위생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교육 공간이라는 특성상 각종 위생·안전·조리 점검이 상시 이뤄지는 공간이기에 노동강도가 높고, 그만큼 산재 위험도 높은 곳이다.학교 급식실은 식자재를 받고 다듬고 정리하는 공간인 전처리실, 음식
올해 1월11일, 임신 중인 노동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한 업무환경에 노출돼 출산한 자녀에게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그 자녀가 사망한 경우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이 개정돼 내년 1월12일부터 시행된다.개정법에서는 건강손상 자녀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인자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했다. 고용노동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올해 10월17일 태아의 건강손상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인자를 크게 △생물학적 유해인자 △약물 유해인자 △화학적 유해인자 △물리적 유해인자 △그 외 출산한 자녀의 건강손상과
- 이태원 참사 부상자와 사상자가 발생한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울시교육청이 긴급상담과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2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다가 부상을 당한 학생은 심리상담과 정신과 치료비로 200만원, 신체상해 치료비 200만원을 1명당 최대 400만원 이내로 지원합니다. 사망자가 발생한 학교의 학생의 경우엔 1명당 200만원 한도로 심리상담과 정신과 치료비를 지원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밖에 이태원 인근 학교 학생들에 대해서도 심리·치유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학생 마음건강돌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