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평화 바람이 분다. 11년 만에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는다. 20일 핫라인이 연결되면 정상회담 전에라도 목소리를 전할 터다. 27일 남북정상회담은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기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쪽에서 먼저 종전선언 얘기가 나온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이어지면 평화는 더 굳건해질 것이다. 낙관적인 전망이 얼마나 현실화할 것인지는 27일 남북 정상에게 달려 있다. 남북정상회담 의미와 과제를 들었다.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합의 이뤄야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70여년에 걸친 분단과 정
“KTX 승무업무는 생명·안전업무가 아닌 서비스업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자회사 노동자 정규직 전환을 위해 꾸린 노·사·전문가 협의회에서 밝힌 KTX 승무원 직접고용 반대 이유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뒤 안전한 사회를 향한 국민 관심이 뜨거워지자 철도안전법을 서둘러 바꾸던 때와는 다른 풍경이다. 2015년 7월 바뀐 철도안전법에는 KTX 승무원이 안전업무를 하지 않아 사상자가 발생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노동자들은 안전업무는 해야 하지만 안전업무를 할 수 없는 기묘한 상황에
대전고법은 올해 2월 고용노동부에 삼성전자 온양공장이 제출한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노동부와 삼성전자는 보고서가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거부했지만 법원은 “해당 작업장 전·현직 노동자 안전 보장, 인근 지역주민 생명·신체 건강을 위해서도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판결 뒤 노동부는 상고를 포기하고 지침까지 바꿔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3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영업비밀 보호를 이유로 삼성디스플레이 탕정공장 측정보고서를 공개하려던 노동부를 막아섰다. 탕정공장에서 일하다 림프암에
정부가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내놓았다.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안전보건법 보호범위를 넓히고 처벌을 강화했다. 위험의 외주화도 신경 썼다. 하청에서 사고가 나면 원청 책임을 엄격하게 묻는다. 취지는 좋지만 급하게 얼기설기하게 꿰다 보니 허점이 있다는 뒷말도 있다. 노사 간 극명한 입장차도 넘어야 할 산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에 보완할 점은 없는지 의견을 들었다.변화된 고용환경 패러다임 담지 못했다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집행위원장 산업
우리나라 노동시장 분절은 심각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은 갑을관계로 나뉘고 덩달아 노동자들 처우도 갈린다. 격차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분절된 노동시장과 노조 조직률로 표현되는 노동운동 위기는 쌍생아다. 노동운동은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열쇠는 연대다. 원청 노동자들이 원·하청 공정거래를 요구하고, 대공장 노동자들은 연대임금을 교섭에서 제안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노동시간단축으로 일자리를 나누고, 연대기금 조성에 눈길을 돌린다. 노동자들의 시도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까.사회적 책임 다하려는 노조운동의 자기 혁
정부는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중견조선사 처리방안을 결정했다. 부실예방과 사전 경쟁력 강화, 시장 중심, 산업과 금융 측면의 균형 있는 고려는 정부가 밝힌 구조조정 3원칙이다.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이 3원칙을 적용한 첫 사례라고 했다. 성동조선은 법정관리, STX조선은 고강도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 자력생존이 결정됐다.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이 대우조선해양을 찾아 “조선업 재도약을 위한 혁신성장 방안을 마련하겠다”던 약속과는 차이가 크다. 산업적 고려 없이 금융 측면만 봤다는 비판이
개헌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국정농단 세력 탄핵으로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들은 모두 6·13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고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에 개헌안 마련을 주문했다. 정책기획위 국민헌법자문특위는 13일 대통령에게 개헌안을 보고한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만든 개헌안도 이미 나와 있다. 노동권을 포함한 포괄적 인권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논의에 참여하고도 ‘사회주의 헌법’ 딱지를 붙이는 괴이한 거대 야당 설득이 남았지만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개헌안과 관련한 노·사·전문가 의견을 들었다.
국회가 지난달 28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노동시간단축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고용노동부의 괴이한 행정해석으로 5일이던 1주일이 이제야 7일로 제자리를 잡았다. 연장근로는 휴일근로를 포함해 12시간을 넘어서는 안 된다. 시행시기를 기업규모마다 달리하면서 온전한 주 40시간제는 2021년 7월 이후로 미뤄졌다. 30인 미만 기업에서는 노사가 합의하면 2022년 말까지 8시간을 더 일할 수 있다. 개정안을 두고 환호와 탄식이 오간다. 노사의 평가를 들었다.소규모·무노조·저임금 노동자 장시간 노동 방치신승민 금속노조 수석부위
제너럴 모터스(GM)가 지난 13일 한국지엠 군산공장 철수를 예고했다. 한국지엠은 지엠 금융계열사에서 27억달러(2조9천억원)를 빚졌다. 이 중 1조7천억원을 올해 갚아야 한다. 지엠은 지난해 적자까지 더해 경영위기 상태여서 가동률이 낮은 군산공장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신 지엠은 차입금을 출자전환할 테니 한국지엠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지분(17.02%)만큼 돈을 내라고 요구했다. 1조원에 육박하는 돈이다. 노동자들과 국민은 지엠의 ‘먹튀’ 행각을 비난하고 있다. 완성차 산업은 전후방 효과가 크다. 직접고용한 직원뿐만 아니
정부가 정규직으로 전환한 비정규직 5개 직종 노동자들에게 적용할 표준임금체계에 관심을 쏟고 있다. ‘공공부문 표준임금체계 모델’이다. 청소·경비·시설관리·조리·사무보조 직종에 우선 적용하고, 확산한다는 복안이다. 노동계는 “저임금을 고착화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실무 TF 확대회의’에서 최종안을 내놓으려 하자 회의 자체를 보이콧하거나 안건 상정을 막았다. 당사자들과 전문가들이 표준임금체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었다.인건비 증가 없는 정규직화, 전형적 분리직군제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양대 노총 위원장과 한국경총·대한상의 회장, 고용노동부 장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이 참여한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지난달 31일 성사됐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양극화 해소, 노동 3권 보장과 같은 의제가 논의된다. 초반 가장 큰 쟁점은 사회적 대화기구 틀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다. 노사정위 해체를 포함한 대화기구 위상과 독립성 확보 방안 같은 쟁점이다. 당사자와 전문가에게 의견을 들었다.대통령 자문기구 한계 명확하다이호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통령 자문기구 정도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그간 역사를
뇌혈관질병 또는 심장질병 및 근골격계질병의 업무상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 이 긴 이름의 정부 고시가 최근 개정됐다. 과로 때문에 죽거나 목숨을 끊는 일이 거듭되면서 과로사회를 벗어나야 한다는 논의가 한창이다. 고시 개정은 그런 여론을 반영한 조치다. 산업재해 여부를 심의할 때 과로사로 인정하는 요건을 완화하고, 업무의 질적 요소를 감안하도록 했다. 정부는 의미를 부여하지만 노사는 서로 다른 이유로 미흡하다고 비판한다. 노사정과 전문가 의견을 들었다.과로 산재에 대한 노동자 입증책임 완화 취지주평식 고용노동부 산재보상정책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간부들을 만난다. 사회적 대화가 메뉴에 오를 터다. 분위기는 좋다. 노사정 8자 회의를 대안으로 냈던 한국노총도, 경총과 대한상의도 노사정대표자회의 참여 의사를 밝혔다. 노사정위 얘기만 나오면 고개를 돌렸던 민주노총이 ‘대화’를 언급하는 횟수를 늘렸다. 노사정 대화가 상수로 자리 잡는 듯하다. 현실화하는 사회적 대화 테이블에는 어떤 의제를 올려야 할까.종합적 노동개혁 청사진을 논의 출발점으로 삼자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사회적 대화를 복원하려면 이제까지
‘사회적 대화’ 분위기가 움트고 있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노사정 대화를 복원하겠다”고 밝힌 이튿날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은 노사정대표자회의를 제안했다. 한국노총과 재계는 참여 의사를 밝혔다. 99년 2월 이후 노사정위는 쳐다보지도 않던 민주노총도 사회적 대화에는 호의적이다. 사회적 대화기구를 어떻게 꾸려야 할지, 어떤 의제를 논의해야 할지 노·사·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새로운 대화 틀 만드는 데 함께해야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발표를 보면 노
최저임금 7천530원이 적용되자 언론들이 앞다퉈 ‘그늘’을 조명한다. 물가는 오르고, 폐업은 늘고, 일자리는 줄어든단다. 이를테면 폐점한 편의점이 지난해 11월까지 최대 169개, 최저 124개였는데 12월에는 203개로 늘어난 것을 두고도 ‘최저임금 직격탄’이라고 분석한다. 이러다 길고 긴 한파도 최저임금 탓이라 할까 걱정이다. 여기에 정부에서 최저임금제도 개편 얘기를 흘러나오니 현장에는 각종 편법이 범람한다. 최저임금 인상이 가난한 노동자들의 실질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장담 못할 상황이 됐다. 최저임금 변동의 직접 영향
신세계그룹이 내년 1월부터 노동시간을 단축해 임금하락 없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한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주 35시간이면 하루 노동시간은 7시간이다. 9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한다. 주 40시간제(최장 52시간) 논의가 국회에서 지지부진한 터라 단비 같은 노동시간단축 선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기업 최초”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그룹 안에서는 다른 말이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에 대응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이다. 당사자들과 전문가들에게 찬반 의견을 들었다.모두가 망설이는 노동시간단축 마중물 역할김상기 전국이마트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파열음이 심상찮다. 정부는 노사자율이라는 원칙하에 기간제는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에서, 파견·용역은 노사전문가협의회를 꾸려 정규직 전환 방식·규모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자회사 고용 논란부터 시작해 예상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비율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 논란이 되는 기관이 적지 않다. 같은 직종인데도 기관마다 정규직 전환 여부가 다르다. 정부가 올해 7월 발표한 가이드라인이 무시되는 일도 많다.정규직 전환 심의위나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노조와 전문가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청소노동자 산업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광주에서는 지난 16일에 이어 29일에도 청소노동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한 명은 가로청소를 하다가, 다른 한 명은 쓰레기를 하역하다 변을 당했다. 운전자가 볼 수 없는 곳에서 일하다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광주시는 16일 사고가 난 뒤 휴식공간 확보나 체육행사 지원 같은 사기진작안을 내놓았다. 사기를 높여 죽음을 막는다는 생각은 애초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달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청소노동자 죽음의 행진을 막을 대책은 없을까.환경미화원 중대재해 예방 가능하다문길주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사무
정기국회 입법전쟁이 시작됐다. 당장 23일 근로시간단축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놓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술렁였다. 고용노동소위원회(법안심사소위)에서는 간사 합의안이 마련됐다가 다시 뒤엎어졌다. 다른 법안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성패를 가를 민생법안들이다.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었다.장시간 노동 바로잡고 노조할 권리 세우자유정엽 한국노총 정책실장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주요 노동 입법 현안이 산적해 있다. 장시간 노동 문제와 관련해 근로기준법 59조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
우리나라 대부분 기업의 의사결정 체계는 수직적이다. 위에서 내리꽂으면 아래는 토조차 달지 못하는 군대문화와 별반 다르지 않다. 지시가 부당하든, 정당하든 마찬가지다. 요새 이런 직장 갑질이 논란이다. 하위 직급자가 여성이라면 성적인 괴롭힘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한샘이 그랬고, 성심병원 사례가 그랬다. 직장 갑질 문제 해법은 없을까.지방노동관서 고용평등과 다시 설치해야김순희 한국노총 여성본부장 직장내 성희롱과 갑질문화가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에서야 논란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안에서 곪고 곪은 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