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7.12.17 일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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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동자 죽음 막을 대책 없나

청소노동자 산업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광주에서는 지난 16일에 이어 29일에도 청소노동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한 명은 가로청소를 하다가, 다른 한 명은 쓰레기를 하역하다 변을 당했다. 운전자가 볼 수 없는 곳에서 일하다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광주시는 16일 사고가 난 뒤 휴식공간 확보나 체육행사 지원 같은 사기진작안을 내놓았다. 사기를 높여 죽음을 막는다는 생각은 애초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달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청소노동자 죽음의 행진을 막을 대책은 없을까.


환경미화원 중대재해 예방 가능하다
문길주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

문길주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

광주에서 보름새 환경미화원 두 분이 작업 중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시와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안전보건공단, 광주근로자건강센터가 합동으로 청소용역업체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차량점검을 하고, 환경미화원들의 건강이 괜찮은지 실태점검을 해야 한다. 대부분 청소용역업체들이 50인 미만 사업장이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관리자·보건관리자를 선임할 의무가 없다. 새벽부터 무거운 생활쓰레기를 치우며 각종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는 환경미화원들이 정작 산업안전보건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지난 16일 남구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이후 광주시가 환경미화원 근로환경 개선대책을 내놓았다. 환경미화원 휴식공간을 조성하고 가로미화원에게만 지원하던 체육행사·야유회 지원을 가정미화원에게도 지원하는 내용이다. 매립장·음식물 자원화시설 반입시간 연장, 종량제봉투·음식물 수거통 폐지도 담겼다. 환경미화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내용들이지만, 정작 선결돼야 할 안전·건강대책은 빠진 부분이 있어 아쉽다.

개선대책의 하나로 나온 수거차량 발판 문제도 있다. 미화원들이 빠르게 작업하기 위해 발판에 매달려 이동하고 있는데, 아무리 안전발판이라고 해도 위험할 수밖에 없다. 외국처럼 환경미화원 청소차량 몸집을 작게 만들어서 골목골목 차량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환경미화 차량은 대다수가 5톤 차량이라 환경미화원들이 직접 손수레를 끌어서 쓰레기를 싣고 내려오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넘어짐·미끄러짐 사고가 잦고, 근골격계질환 발생률도 높다. 이런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고로 2명의 동료를 떠나보낸 환경미화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심리상담이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안전보건공단·광주근로자건강센터에서 행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


후방카메라만 설치해도 막을 사고였다
김인수 민주연합노조 조직국장

김인수 민주연합노조 조직국장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법적 업무인데 많은 자치단체에서 용역을 주고 있다. 사고를 발생시키는 출발점은 이것이다. 용역업체 사장들은 비용은 줄이고 이윤은 최대한 뽑아내려고 자치단체가 원가산정 때 정한 인원대로 미화원을 고용하지 않는다. 청소차 한 대당 운전원 1명, 상차원 2명이 일하도록 해야 한다. 청소용역업체에 반드시 출퇴근 기록 카드를 만들게 해야 한다. 몇십 만원하는 후방카메라만 설치해도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다.

청소차 뒤에 설치돼 있는 차량 발판을 제거해야 한다. 청소차 발판은 불법 구조물이다. 문제의 발판이 불법 구조물을 단속할 지방자치단체 소유 청소차에 설치돼 있는 경우도 있다. 교통경찰이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 트렁크 위에 사람을 매달고 가는 승용차를 보면 교통경찰은 즉시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단속할 것이다. 마찬가지다. 뒤에 사람을 매달고 가는, 혹은 화물 적재함에 사람을 싣고 달리는 청소차는 즉시 단속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야간노동을 없애야 한다. 왜 청소는 밤에 해야 하나?


안전수칙 강화하고 직접고용해야
김태우 연합노련 정책본부장

김태우 연합노련 정책본부장

지방자치단체 청소노동자들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업무 민간위탁으로 인해 지자체가 사용사업주로서의 책임을 피하고 고용불안을 심화시켜 노동조건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음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직접고용 전환을 통해 문제의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했으나 자치단체들은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

예산절감과 업무 효율성 확보를 핑계로 확산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업무에 종사하는 청소노동자들에게 저임금과 살인적인 노동강도, 고용불안이라는 삼중고를 떠넘기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은 생존권을 위협당했고, 대표적인 공공서비스에 해당하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업무의 질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업무를 기초자치단체 고유사무로 인식하며 관심을 쏟지 않았다. 이제라도 발 벗고 나서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업무 전반에 대한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근무환경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보다 강화된 안전수칙을 마련해 더 이상 청소노동자의 생명이 위협받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들도 직접고용 전환만이 청소노동자의 생존권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자치단체장 안전보건 책임 강화 필요
조기홍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장

조기홍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장

최근 환경미화 노동자가 새벽에 작업 도중 쓰레기수거차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환경미화 노동자의 경우 시민들 출근 시간 전에 일을 끝내기 위해 새벽시간에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어두운 새벽에 작업을 하는 관계로 작업차량에서 떨어지거나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한 최근 지자체에서는 환경미화 업무를 외주화하고 있어 산업재해 위험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환경미화 노동자의 산재사망 및 예방을 위한 대책마련에 소홀하다. 환경미화 노동자의 산재사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안전보건에 대한 지자체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환경미화 노동자의 사망 또는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한 지자체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산재예방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작업편의를 위해 작업차량 뒤쪽에 설치한 발판은 매우 위험할 뿐만 아니라 불법 부착물임에도 이에 대한 단속이나 개선이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정부는 환경미화 노동자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불법 부착물을 철거하고 안전한 시설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민간위탁 뒤 열악해진 노동조건 개선하라
우문숙 민주노총 비정규전략국장

우문숙 민주노총 비정규전략국장

청소노동자의 노동안전 문제는 수십 년째 그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의 핵심은 외환위기 이후 청소업무를 민간위탁으로 돌린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최저가 낙찰제에 따라 청소업무를 하는 업체들은 비용절감에 목을 맨다. 신고한 인력보다 적은 노동자를 고용해 인건비를 착복하다 적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부실한 안전장구 문제도 심각하다. 도로 옆 등 위험한 지역을 청소할 때 차량 운전기사와 수거인원, 안전감시인원 등 3명이 필요하지만 이를 지키는 용역업체는 없다. 많은 업무량에 시달리는 노동자가 자칫 방심하는 사이 사고가 발생한다.

위험업무를 하면서도 청소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안전교육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노동안전위원회가 제대로 가동되는 곳도 극히 드물다. 용역업체에게 노동자 안전을 우선 고려해 주길 기대하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가 청소노동자들을 대하는 수준이다.

새벽노동은 물론 심지어 심야노동을 강요하는 제도를 손질하는 것도 시급하다. 현재 서울시 청소노동자는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일한다. 다른 지제차도 새벽 4~5시부터 일을 시작한다. 심야노동에 따라 약간의 가산임금이 추가되면서 노동자들이 낮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워낙 저임금 노동이기 때문에 별과 달을 보며 일하는 것을 고집한다.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안전을 제고하고 노동조건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지 않고서는 이 같은 허망한 죽음은 언제든 또 발생할 수 있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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