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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개정, 무엇이 필요한가

개헌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국정농단 세력 탄핵으로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들은 모두 6·13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고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에 개헌안 마련을 주문했다. 정책기획위 국민헌법자문특위는 13일 대통령에게 개헌안을 보고한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만든 개헌안도 이미 나와 있다. 노동권을 포함한 포괄적 인권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논의에 참여하고도 ‘사회주의 헌법’ 딱지를 붙이는 괴이한 거대 야당 설득이 남았지만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개헌안과 관련한 노·사·전문가 의견을 들었다.
 


노동자가 생산의 주체로 우뚝 서는 노동헌법 개정 필요
강문대 민변 사무총장

강문대 민변 사무총장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가 마련한 노동헌법 개정 조항 모두가 중요하다. 노동권을 강화하는 조항 모두가 반영돼야 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몇 가지를 강조한다면, 우선 안전권 강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전체 사람의 안전권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특별히 기업 내에서 안전권이 필요하다. 위험과 관련된 정보를 요구할 권리, 위험 조짐이 있을 때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권리가 논의되고 있다. 이번 개정에서는 안전권이 보장될 수 있는 내용이 구체화돼야 한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도 꼭 포함돼야 한다. 사회적 공정에 관한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조항이다. 사회적 생산성 측면에서도 필요하다. 임금이 균등하게 지급되지 않는다면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모두 다 죽는다. 생산성 효율을 위해서라도 공평분배가 필요한 이유다. 이번에 공평분배가 이뤄지도록 헌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

노동자 경영참가도 넣어야 한다. 민주주의가 공장 앞에서 멈췄다는 말이 있다. 공장 내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노동자가 경영에 참가해야 한다. 노동자들이 같이 책임지고 같이 결정하는 가운데 생산의 주체로 우뚝 설 수 있는 헌법적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


30년 만의 노동개헌,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한 첫걸음
권재석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권재석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언제까지 머리띠 매고 국회와 정부청사 앞에서 노동권 쟁취를 외쳐야 할 것인가. 노동자는 노조가 생긴 후 꾸준히 노동 3권과 생존권 쟁취를 위해 투쟁했지만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법률과 지침으로 노동권과 생존권을 억압받았다. 일하는 사람인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확대하기 위해서는 가장 상위법인 헌법이 개정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 건설을 공약했다. 올해는 노동헌법 개정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국회의 정쟁으로 30년 만의 개헌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개헌의 핵심은 헌법 33조 등 노동관련 조항을 개정하는 것이다. 국민 모두는 노동을 한다. 노동자인 국민이 존중받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며 의무다.

노동헌법 개정의 핵심은 △모든 사람의 일할 권리 보장 △적정임금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적용 △노동 3권의 온전한 보장 △ 이익균점권 복권과 노동자의 경영참가권 보장 △기반시설 공공서비스와 보건의료 공공성 원칙 강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의 실질화 △성평등 권리의 구체화와 실제화 △안전권과 건강권 확대다.

지난 촛불항쟁에서 국민이 요구했던 것은 직접민주제 도입과 국민의 결정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개헌이었다. 그러나 시대적 사명인 개헌은 국회에서 멈춰 있다. 이 사회의 주도세력인 일하는 사람, 즉 노동자의 촛불정신 계승과 헌법 개정 투쟁이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 노동헌법 개정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노동헌법 개정을 위한 머리띠를 힘차게 동여맬 때다.


국민이 열어 낸 개헌정국, 노동헌법 개헌이 핵심
김성란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

김성란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

87년 노동자·민중은 민주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의 주역이었지만 민중의 지향과 요구를 헌법에 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0년 만에 다시 개헌이 추진되고 있다. 현 개헌 정국은 본질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광장에서 확인된 새로운 철학과 가치, 지향과 요구를 완성시키고자 하는 촛불민중의 힘이 만들고 있는 정치공간이다. 따라서 10차 개헌은 국민이 주체가 돼 30년 만의 항쟁을 완성해 가는 주요한 전 사회적 공정이자 새로운 사회를 향한 노둣돌을 놓는 항쟁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의 사회권화를 완성하는 개헌이어야 한다. 그러자면 ‘당신은 성실하게 시키는 대로 일하는 근로자일뿐이지 노동자는 아니다’고 강변하는 현행 헌법을 뜯어고쳐 노동자 명칭부터 정상화하는 것이 시작이다. 한국 사회에서 노동 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받고 있는 노동자 비율은 매우 낮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거듭 권고하고 있는 특수고용 노동자, 교원·공무원은 물론이고 5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조차 그림의 떡인 사회다.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보장 등 온전한 노동 3권을 사회보편적 규범화하는 개헌이어야 한다, 해고하기 좋은 나라라는 불명예를 벗고 모든 노동자의 일할 권리 보장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포함한 실질적 평등권을 구현하는 헌법으로 재탄생돼야 한다. 이것이 절대다수 일하는 사람들이 밝힌 촛불의 함의를 이행하는 개헌의 핵심이자 출발점이다.


법률용어에 이념의 색을 덧칠하지 말자
이준희 경총 노동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이준희 경총 노동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개헌 논의가 다소 지루하다. 새로운 논의가 진전되지도 않고, 각종 요구사항들만 나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헌법은 헌법이다. 기본권과 국가체계에 관한 최고규범이고 기본법이다. 노동기본권을 헌법에 규정하면 그 기본권의 실체법적 내용, 실현 절차 등은 하위 법률이 정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정규직 직접고용 원칙, 해고 보호 등은 헌법에 규정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이 중 일부는 실정법에 규정할지 여부를 논의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경영참가도 마찬가지다. 오해도 있다. 이익균점권이 그렇다. 이익균점권이 규정돼 있던 제헌헌법 시대에도 이 용어는 사용자와 종업원이 경영이익을 균분해 갖는다는 의미로 쓰이지 않았다. 이익균점권은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성과급 지급의무 정도로 이해됐다. 근로라는 표현을 모두 노동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오해에 기초한다. ‘근로’는 예전부터 “일을 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서 615회나 검색된다. 힘들게 일한다는 뜻으로 주로 사용된 ‘노동’은 354회 검색된다. ‘근로’는 근로계약관계하에서 종속적 노동을 제공하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법률용어에 이념의 색을 덧칠할 필요는 없다.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처음 제기했을 때 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야 한다. 빗을 사려고 시장에 가다가 거울 구경만 하고 있는 형국이다.


공무원 기본권 강화를 위한 개헌은 시대 과제
유은영 공노총 정책연구소장

유은영 공노총 정책연구소장

개헌이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기본권 보장범위 확대와 관련해 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 노동 3권에 대한 논의는 빼놓을 수 없는 현안이다. 공무원은 대한민국 국민이자 공직자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 신분이다. 그러나 현행 헌법은 공무원에게 공직자라는 신분의 특수성만을 강조하며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기본권마저 누리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공무원은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정치와 관련된 모든 기본권이 원천봉쇄돼 있다. 선거기간 SNS '좋아요'조차 누르기 불가능한 사람, 국민경선에 참여조차 할 수 없는 사람, 선거철마다 이방인이 되는 사람이 바로 공무원이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는 현행 헌법 7조가 공무수행이 아닌 개인적 신분에서 행하는 정치참여도 제한하는 ‘신분상 제한’ 규정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은 헌법상 노동자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다. 헌법 33조는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해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해서 단결권 자체가 인정되지 않기도 하고, 단결권이 있는 공무원들의 교섭은 이런저런 이유로 알맹이가 빠진 단체교섭이 되기 일쑤다. 공무원에 대한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이 가장 잘 드러난 조항은 헌법 29조다. 군인 등 특수신분의 국가배상권을 박탈해 불합리한 희생을 강요받는다. 직무의 특수성으로 이미 심대한 기본권 침해와 권리제약을 당하고 있는 군·경 등 특수직 공무원에 대해 이중적 권리침해가 이뤄지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 공무원도 예외일 수는 없다.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는 헌법 7조, 공무원 노동 3권을 제한하고 있는 33조, 군인 등의 이중배상을 금지하고 있는 29조가 개헌을 통해 합리적으로 개정될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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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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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희 2018-03-09 10:07:27

    인터넷판 기사 신속하게 수정해주셨군요. 다행입니다.   삭제

    • 이준희 2018-03-09 09:26:26

      위의 글에 기고한 경총의 이준희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 '근로'가 615회, ‘노동’이 354회 검색된다고 원고를 작성해서 드렸는데, 제 원고를 무단으로 수정해서 근로와 노동의 사용빈도를 바꾸셨군요. 이런 수정이 실수로 가능한 건지요? 인터넷판 수정과 인쇄판 정정보도를 엄중히 요청합니다. 언론사로서 오보에 대한 책임있는 대처를 기대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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