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실질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이 2002년을 기준으로 할 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24위에 그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기구에서 펴낸 ‘2002년 구매력평가지수(PPP) 환율로 환산한 국내총생산 비교’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구매력 기준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이 회원국 평균치의 72%라는 것
미국만큼 ‘망하게 하기에는 너무 크다’는 이른바 ‘대마불사’(too big to fail)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달러 가치 하락의 국면에서 무역적자는 ‘한 나라가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지출한 결과’라는 상식이 적어도 미국에는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맨 먼저 튀어나오는 물음은 이런 상식이 아니라 ‘달러 가치 하락의 부담을 어떻게 공평하게
달러 가치 하락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분석이 분주하다. 언제나 모범적인 정답은 있다. 달러 가치의 급격한 하락(상승)을 방지하고 완만한 하락(상승)을 이끈다는 게 그것이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데 따른 장점은 주로 한국은행이 역설해 왔다. 수입 가격이 떨어져 물가 상승 압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변수가
중앙일보사 회장인 홍석현씨가 주미한국대사에 내정됐다. 미국 언론과 학계에 대한 외교 강화니 하는 얘기도 있지만, 다 웃기는 소리다. 현 정권이 그동안 ‘조중동’과 유지해온 ‘적대적 상호의존’ 전략을 조금 수정하는 것일 뿐이다. 이전처럼 노골적인 말싸움은 하지 않으면서 ‘조동’과는 적대적 상호의존을 유지하되, 중앙은 따로 떼어내 우호 세력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픽션을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역사적 사실’에 어긋나는 구석이 많다는 지적도 있지만, 매주 토·일요일마다 7살 난 아이와 함께 보는 드라마가 있다. 드라마가 끝나면 아이를 바로 잠자리에 들게 한다. 역사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다. 역사적 사실과 다른 부분을 감안해 얼마 전엔 아이에게 이순신 장군 관련 만화책도 사줬다. 지난 ‘
지난 11월26일 서울 중국 태평로1가 한국언론회관 12층에서는 무려 6시간30분에 걸쳐 한국언론학회 주최의 ‘언론법 제·개정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언론·시민단체들의 언론개혁입법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엘리트·계몽주의적 접근, 종교적 열정에 사로잡힌 메시아주의라는 수준 이하의 일부 발제문(임상원 고려대 명예교수)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발제문은 많은 생각할
링컨이 '남북 전쟁'이라는 내전을 부추긴 이유가 ‘흑인 노예의 해방’이라는 인권 차원에 있지 않음은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노예 해방 이후에, 흑인들의 인권은 그 이전보다 훨씬 더 개선됐을 것이라는 통념은 잘못이라는 사실도 그렇다. 실상은 노예 해방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노예 해방 이전에 노예들은 말과 돼지와 같은
부시가 재선됐다. 케리가 패배를 인정하자 국내 일부 언론들은 예의 ‘승복의 미학’을 들먹인다. 하지만 이런 낯 간지러운 단어를 입에 올리기보다, 부시의 재선을 보며 오히려 ‘음모론’이라는 근본적인 회의가 더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단지, 부시 정권이 200만명에게 아예 유권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게임의 룰 자체가 ‘조작’의 산물이라서만은 아니다.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지난 10월31일 “나를 포함해 이 정부와 여당 안에 좌파나 주사파가 포진하고 있다면 당장 국가보안법으로 고발하라. 얼마든지 고문을 당해줄 용의가 있다”고 한 모양이다. 현 정권을 향해 ‘좌파’라고 막무가내로 비난하는 한나라당의 저열한 공세에 대해 여당은 이렇게 맞받아치고 있는 것이다. 두 당의 이런 공방 속에서 ‘좌파’는 가까이
‘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특별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관습헌법’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들이대며 헌법 위반 결정을 내렸다. ‘서울 = 수도’라는 수백년간 내려온 관습헌법을 바꾸려면 헌법에 수도에 관한 조항을 두는 헌법 개정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행정관청을 무더기로 옮기는 행정수도 이전이 수도권 인구분산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목적에 얼마나 이
도대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왜 금리를 올리는 것인가. 자기들 주장대로 미국 경제가 '제 발로 서서 굴러갈 만큼(self-sustaining)' 잘 나가서인가. 아니면 금리를 올리는 본심은 다른 데 있는 ‘성동격서’인가.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지난 6월30일 단기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8월10
조지 W. 부시의 대외 정책과 대내 정책은 ‘다른 수단에 의한 신자유주의의 연장’인가? 이른바 ‘테러리즘과의 전쟁’과 함께, 클린턴 행정부 때 최고조에 이른 신자유주의의 역전인가? 아이엠에프(IMF) 구제금융 사태가 남긴 깊고도 넓은 상흔이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기반 약화(최장집 고려대 교수)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이 물음은 그저
한국 자본주의는 산업 양극화, 소득 양극화, 빈부 격차 확대, 산업간 연계고리 단절 등 성장의 과실이 차고 넘쳐 아래로 흘러내리는 이른바 ‘트리클다운’(trickle-down) 효과가 나타날 수 없는 사회경제적 조건을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사회복지 예산은 어떤 규모와 구조를 갖추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현상 유지’를 위한 잔여적인 범주에
이야기 하나 - 증시와 재벌의 관계 올들어 9월15일까지 12월 결산 상장법인들은 자사주 매입에 5조2,050억원, 중간배당에 1조3,320억원 등 6조6,370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에 이들 상장법인이 올린 순이익 26조8,400억원의 24.3%에 이르는 규모다. 외국인들이 눈독을 들이는 우량주의 경우 이 비율은 껑충 상승한다. 기아자동차
냉전 당시 미국과 소련의 관계는 ‘적대적 상호의존’이라고 불렸다. 미국이나 소련 모두 상대방과의 적당한 긴장관계와 대결 국면을 조성해 내부적인 단결과 통합, 정권의 안정에 이용해 왔다는 뜻이다. 2000년 6·15 정상회담 이후 사정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남한과 북한의 관계 역시 비슷했다. 언론, 시민단체들에서는 대통령과 ‘조중동’의 관계를 이런 시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