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1일 전국 해안과 산지에 강풍특보가 발효됐다. 이미 하루 전날 매서운 바람이 예사롭지 않았다. 응우옌 반 탕(45·사진)씨도 전날 강풍에 싸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베트남에 있는 아내·아들과 영상통화 중 “내일 하루 쉴 생각”이라고 말했다.그런데 일을 쉬는 것은 반 탕씨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출근하라”는 물량팀장의 전화가 계속되자, 내키지 않는 마음을 다잡고 일터인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국가산업단지 안 세방부두로 나섰다. 그날 결국 사달이 났다. 함께 일하던 동료를 잃었고, 반 탕씨는 목발 없이 걷기 힘든 몸
모바일 세탁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불법파견을 적발하고 위탁업체 직원 181명을 직접고용하라고 지시했다. 원·하청 노동자 간 임금과 복리후생 차별과 특수건강진단 미실시 같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도 포착돼 과태료가 부과됐다.대형 인력업체 ‘윌앤비전’ 직원, 혼재근무노조가 없는 런드리고의 ‘깜깜이 노동환경’은 의 네 차례에 걸친 취업기 연속보도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서 문
1일 오전 7시47분, 일출시간 국회 앞 천막농성장을 국회 방호를 맡은 경찰 세 명만이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해 말까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을 요구하며 서울지하철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앞을 지켰던 금속노조의 텐트촌은 텐트 한 개만 남았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박래군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 공동대표가 단식농성을 했던 국회 정문 앞 운동본부 단식농성장은 비어 있었다. 건강상 이유로 이들이 지난달 30일 단식을 중단해서다.국회 앞 14개 농성장 모두 비슷한 모습이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안전
2023년을 끌고 나가는 노동이슈는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노동개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가장 먼저, 노동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나가야 한다”며 노동시장 유연화를 예고했다. 임금·노동시간 유연화를 넘어 ‘법치주의’를 앞세운 노동 3권의 무력화가 예상된다. 올해 주목할 인물 역시 노동개혁 깃발을 든 윤석열 대통령이 꼽혔다.가 지난달 노사정 관계자와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2021년 올해의 주목할 노동이슈와 인물’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설문 참여자들은 올해 주목할 노동이슈와 주목할 인
올해 1월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대책 중 하나로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시했다.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달 17일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노동자를 만나 “건설현장의 비극적인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건설안전특별법 논의를 더 미룰 수 없다”고 했다. 건설사와 국민의힘은 모르쇠한다.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건설안전특별법이 필요한 이유를 보내왔다.심각한 건설사고를 방지하려면 건설안전특별법 제정만이 답이다.건설사고는 근로자와 시민의
김복철씨는 옷을 수선하는 일을 한다. 의류수선업체 사장이지만 그가 고용한 직원과 똑같이 일한다. 먹고살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하지만 제도권 ‘노동’을 하는 이들이 누리는 권리는 없다. 노래하고, 연기하거나, 축구경기를 보조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위탁이나 용역 같은 다양한 형태의 계약관계를 맺는 ‘나 홀로 사장님들’이다. 그들처럼 다른 n명의 개인사업주가 사회적 보호벽 밖에 놓여 있다.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노동하고 올게.”입말에서 자주 쓰지 않는 표현이다. ‘노동’ 하면 되레 노동운동부터 떠올린다.
2022년은 노사정 관계가 격랑에 빠진 한해였다. 임기 첫해를 보낸 윤석열 정부의 노동관은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의 ‘과이불개’로 압축된다. 대학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다. 대통령이 내년부터 노동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며 노사정이 최악의 갈등 국면을 맞이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대우조선 사내하청 파업’이 촉발한 노조법 개정 요구가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노사정·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2022년 10대 노동뉴스’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주요 노동사건 63개 중 응답자가 10
올해 1월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대책 중 하나로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시했다.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달 17일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노동자를 만나 “건설현장의 비극적인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건설안전특별법 논의를 더 미룰 수 없다”고 했다. 건설사와 국민의힘은 모르쇠한다.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건설안전특별법이 필요한 이유를 보내왔다.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둘러싸고 ‘또 새로운 규제와 처벌인가?’라는 시선이 많다. 그래
정부가 특정활동(E-7)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해 외국인력 도입을 확대하면 인력난을 겪는 조선업종 문제가 해결될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브로커 개입과 이주노동자가 비자 발급을 위해 지급하는 높은 수수료 문제가 또다른 복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노동자가 E-7 비자를 발급받는 데 드는 비용이 코로나19 이전에 700만~1천만원이었다면, 최근에는 1천500만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에 들어올 때 비용이 크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이탈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조선소 E-7 비자 발급 구조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정부는 무분별한 저임금 이주노동자 사용을 막기 위해 특정활동(E-7) 비자를 발급받아 들어오는 이주노동자의 임금을 전년도 국민총소득(GNI) 80%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연 3천219만원, 월 268만원 수준인데 시급으로 따지면 1만2천800원가량이다. 조선소 사내하청업체 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 시급이 1만1천원가량임을 감안하면 국내 숙련공 임금을 상회한다. 그런데 가 취재해 보니 실제 이주노동자가 받는 임금은 268만원을 크게 밑돌았다.“총급여 300만원인데, 실수령액은 221만원”22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
모내기를 마친 여름 논에 벼가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했던 중국 전국시대 송나라 농부. 다른 논 벼보다 키가 작은 것 같아 수를 냈다. 벼를 잡아당겨 키를 높인 것. 흡족해하고 집으로 돌아갔으나 다음 날 뿌리가 뜬 벼는 모조리 말라죽었다. “급하게 서두르다 일을 망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발묘조장(拔苗助長)’의 유래다. 나쁜 일을 더 심해지도록 부추긴다는 ‘조장’도 여기서 나왔다. 조선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력을 도입하겠다고 정부가 추진해 온 일을 보면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빠르게 대규모 인력을 들여오려던
“조선업과 무관한 코트라(KOTRA)가 해외인력 도입을 주관하게 함으로써 신속한 인력 도입이 어려웠던 용접공 도입 절차를 간소화했다. 코트라 개입 대신 현지 송출업체에서 직접 기량검증 대상자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되, 법무부·산업통상자원부 합동으로 기량검증 과정을 점검하도록 해 기량검증 부실화를 대비했다.”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가 올해 4월19일 조선업 인력난 개선을 위해 “조선업 관련 특정활동(E-7) 비자 요건을 대폭 개선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밝힌 말이다. 이 발표 후 현지 기량검증 등 외국인력 도입에 관한 업무는 조
“친구를 만나러 간 자리에서 압사당해 많은 청춘이 ‘고인’이라는 명칭을 다는 일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과 정부는) 진짜 사과가 무엇인지 몰라서 나오지도 않고 모른 체 하고 있습니까. (중략) 장례식을 치르자마자 빨리 장례비를 신청하라며 독촉하더니 우리 아이들의 영정사진이 들어간 합동분향소가 이제야 차려지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자행되는 상황에 할 말을 잃고 참담함을 느낍니다. 이런 상황에도 그날의 일을 일반 사고라고 할 것인가요. 우리 아이들을 두 번 죽이지 마십시오.”10·29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 고 김용건씨의 어
올해 1월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대책 중 하나로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시했다.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달 17일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노동자를 만나 “건설현장의 비극적인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건설안전특별법 논의를 더 미룰 수 없다”고 했다. 건설사와 국민의힘은 모르쇠한다.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건설안전특별법이 필요한 이유를 보내왔다.지난달 22일 건설노동자 4만여명이 여의도에 결집해 목소리를 냈다. 국회를 향해 건설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고금리 정책과 각종 악재로 자금줄이 마른 증권업계가 구조조정에 시동을 걸었다. 는 증권가를 떨게 하는 구조조정 한파와 정부의 정책대응, 노동관점의 포스트 코로나 경제정책을 분석한다.① 돈 줄 마른 증권사 해고 칼춤 춘다② 채안펀드 1조6천원 정부 신뢰 무너뜨렸다③ 포스트 코로나 경제정책, 노동관점에서 묻다지난달 30일 경남 창원에 소재한 건설사인 동원건설산업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최근 심화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달 28일 2차 도래한 어음 22억원을 결제하지 못했다. 1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고금리 정책과 각종 악재로 자금줄이 마른 증권업계가 구조조정에 시동을 걸었다. 는 증권가를 떨게 하는 구조조정 한파와 정부의 정책대응, 노동관점의 포스트 코로나 경제정책을 분석한다.① 돈 줄 마른 증권사 해고 칼춤 춘다② 채안펀드 1조6천원 정부 신뢰 무너뜨렸다③ 포스트 코로나 경제정책, 노동관점에서 묻다정부의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 최초 대응정책은 9월28일 발표한 2조원 규모 국고채를 되사는(바이백) 것이었다. 한국은행도 3조원 규모 국채 단순매입 계획이다. 강원도의 강원중도개발공
서울시 노동센터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보궐선거로 당선한 뒤 올해 예산이 대폭 삭감했는데, 내년에는 더 깎일 상황에 처했다. 센터 직원들의 고용불안은 물론, 센터사업 주요 대상인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표방하는 ‘약자와의 동행’은 허언일 뿐인가.노동의 취약화(precarization) 문제는 지난 30년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자유주의적 정책 기조가 남겨준 유산이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화는 노동시장 하단부에 광범위한 노동약자 집단을 만들었다. 이미 전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고금리 정책과 각종 악재로 자금줄이 마른 증권업계가 구조조정에 시동을 걸었다. 는 증권가를 떨게 하는 구조조정 한파와 정부의 정책대응, 노동관점의 포스트 코로나 경제정책을 분석한다.① 돈 줄 마른 증권사 해고 칼춤 춘다② 채안펀드 1.6조원 정부 신뢰 무너뜨렸다③ 포스트 코로나 경제정책, 노동관점에서 묻다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증권업계가 대량해고 사태를 앞두고 있다. 이미 연봉계약직을 기반으로 구성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이나 법인영업·사업지원부서를 중심으로 해고가 발생하고 있
서울시 노동센터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보궐선거로 당선한 뒤 올해 예산이 대폭 삭감했는데, 내년에는 더 깎일 상황에 처했다. 센터 직원들의 고용불안은 물론, 센터사업 주요 대상인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표방하는 ‘약자와의 동행’은 허언일 뿐인가. 박근혜 정권 후반부터 문재인 정권 전반까지 노동시장 하층에 속한 사회적 약자를 위해 노동회의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오스트리아와 독일과 룩셈부르크의 노동회의소 사례도 소개됐다. 그때 필자는 ‘노동회의소’ 설립
서울시 노동센터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보궐선거로 당선한 뒤 올해 예산이 대폭 삭감했는데, 내년에는 더 깎일 상황에 처했다. 센터 직원들의 고용불안은 물론, 센터사업 주요 대상인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표방하는 ‘약자와의 동행’은 허언일 뿐인가.안녕하시냐는 인사가 참 씁쓸하기만 한 요즘입니다. 오세훈 시장님은 서울시 홈페이지의 조직도를 잘 아시죠? 서울특별시장 위에 진한 파란색으로 시민이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시민을 위해 서울시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시민을 위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