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으로 근로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는 부당해고를 다툴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근로계약관계가 끝나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 지위로 인정할 수 없으므로 구제명령 이익이 없다는 취지다.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의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노동위원회 구제제도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했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더구나 사용자의 폐업 사업장 노동자나 기간제 노동자의 경우 남은 근로기간에 한정해 구제신청을 할 수밖에 없는 부작용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고된 시점에서 3개월
“회사는 유니폼 외 다른 사복·조끼 등을 착용해 고객과의 구분을 어렵게 함으로써 다른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회사의 이미지 훼손 행위, 고객 및 직원의 안전과 위생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대처할 것이다.”글로벌 가구기업인 이케아(IKEA) 한국법인이 2020년 11월 조끼에 ‘등벽보’를 부착하고 근무한 노조 조합원들에게 두 차례에 걸쳐 이메일로 보낸 ‘경고’ 메시지다. 노조 조끼와 옷핀으로 고정한 등벽보의 ‘안전성’을 파악하기 어렵고, 위생이 저하된다는 이유였다. 이후 회사는 등벽보를 부착한 조합원들
LG그룹의 부당노동행위 수사를 촉구하며 노동지청장과 면담하기 위해 청사 안으로 진입을 시도한 노조간부들에게 무죄가 선고됐다.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이근수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주거침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간부 A씨 등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공용물건손상 혐의를 추가로 받은 간부는 벌금 100만원이 선고됐다.A씨 등은 지난해 4월15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 앞에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요구
대법원이 대기업의 계열사 간 전출은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을 뒤집었다. 노동자를 모회사로 전출한 자회사는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파견사업주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대법원이 사업주의 경영성 보호를 위주로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대기업이 계열사에서 사실상 관행처럼 이어진 ‘전출’을 악용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자회사가 모회사로 반복적으로 대규모 인원을 전출해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적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SK텔레콤, 계열사 직원 전출받아 ‘사업 활용’17일 취재
지난 14일 서울행정법원이 MBC 에서 일한 방송작가 2명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방송작가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첫 법원 판결이다. 법원은 프리랜서계약을 맺고 일한 방송작가에 대해 어떤 근거를 가지고 노동자로 판단했을까. 17일 가 서울행법 판결문을 살펴봤다.쟁점은 노동위원회에서와 마찬가지로 해고된 방송작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서울행법은 프리랜서계약을 체결했는지 근로계약을 체결했는지와 같은 계약의 형식이 아닌, 실제로 해당 작가가 방송사에 종속된 형태로 근로를
택시회사가 징계위원회 개최 시한을 지키지 않은 채 교통사고를 낸 택시기사를 해고한 것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징계위원회 개최 시한에 관한 단체협약 규정을 위반해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택시기사 교통사고 내 5명 중경상사고 발생 두 달 뒤 징계위원회 개최 취재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4일 충남 천안의 택시회사인 S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사건의 발단은 택시기사 A씨가 2018년 8월 교통사고를 내면서
학원 강사가 퇴직적립금을 포함해 받은 수수료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학원 대표는 퇴직금 명목으로 적립한 금액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1년 계약 후 6개월 만에 퇴사임금체불로 학원 대표 벌금형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퇴직한 학원 강사 A씨가 학원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가 소송을 제기한 지 2년6개월 만이다.A씨는 서울 노원구의 K학원에서 2018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약 6개월간 일하다가 퇴직했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법정에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해 위헌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박설아 판사는 14일 오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택근 수석부위원장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했다.윤 수석부위원장측은 공판에서 감염병예방법과 경찰 집회금지 통고, 서울시 집회금지 고시는 위헌 또는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윤 수석부위원장 변호인은 “감염병예방법은 어떤 때에 어떠한 정도와 방법으로 집회를 제한하는지 정하지 않은 채 단지 필요한 경우 행
“저는 지금 아직도 (해고된) 2020년 6월26일에 제 시계가 멈춰 있습니다. 저희는 단순히 직업을 잃은 게 아니었습니다. MBC는 (재판 과정에서) 저희의 10년을 부정했고 무능력자로 몰아갔습니다.”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 2011년부터 MBC 에서 일하다 2년 전 해고된 작가 A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MBC가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 선고를 앞두고 “불안감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는 A씨는 “만약에 지면 안 좋은 선례로 (남아) 후배들의 발목을 잡을까 봐 너무 무서웠다”
국민연금공단이 도입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정년을 일정 기간 연장하면서 임금을 감액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적법하다는 판결이 이어지는 추세다. 지난 5·6월 전력거래소와 KT 전·현직 직원이 제기한 임금피크제 소송에서 법원은 모두 사용자 편을 들어줬다. 반면 지난 5월 대법원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의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국민연금, 정년연장 대
아사히글라스의 한국 자회사 에이지씨화인테크노한국이 하청업체 해고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고 항소심 재판부가 재차 판결했다. 지난해 형사사건에서 불법파견 혐의가 인정된 데 이어 민사소송에서도 같은 판단이 내려졌다.“외형상 사내도급, 실질은 파견 제공”대구고법 민사3부(재판장 손병원 부장판사)는 13일 에이지씨화인테크노한국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2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근로에 관한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19년 8월 1심 선고 이후 2년 만의 항소심 결론이다.재판부는 “대법원이 판단하는 파견근로자에 대
중앙노동위원회가 YTN 시사·교양프로그램에서 일한 막내작가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며 “프로그램 특성상 메인 PD·작가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업무를 수행했다”고 판정했다. 앞서 중노위에서 근로자성을 인정 받은 MBC와 KBS전주, TBS 방송작가들의 경우 생방송 프로그램을 맡았다. 이번 판정은 녹화방송 또한 작가가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고 직원들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일한다는 특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22일 가 중노위 판정문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 중노위는 사용자가 YTN 시사·교양프로그램
대법원이 요양보호사 임금 5억여원을 체불한 노인장기요양기관 대표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인건비가 체납되지 않도록 하고, 지방자치단체에 이를 보고해야 하는 협약 사항을 위반하고 임금을 체불한 혐의다.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퇴직급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인장기요양기관 A법인 대표 B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퇴직금 4억3천만원·연차수당 7천만원 체불위탁운영 ‘인건비 체납 금지’ 의무 위반B씨는 2017년 1월부터 3년간 A법인이 운영하는 동해시
“(저는) 태어나서 서울로 상경해 단추공장에서 일을 처음 했습니다.”폐업 위기에 놓인 단추공장의 생산직 노동자 A(사망 당시 45세)씨는 2020년 2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는 선뜻 알아보기 어려운 단어들로 가득했다. 권고사직과 이에 따른 불안이 벼랑으로 내몬 흔적도 남아 있었다.세 명 일하는 영세공장, 폐업 위기고민 나눌 지인 없이 ‘극단적 선택’11일 취재에 따르면 사건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경기도 파주의 한 단추공장에 입사했다. 서울에 올라와 시작한 첫 직장 생활이었다.
“플랫폼 종사자가 증가하고 있고, 종속적 노동자와 독립계약자 사이에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이에 플랫폼 종사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포섭해 보호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데도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제한 법리를 적용하는 것은 종속적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쏘카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기사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중노위 판
불법파견을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회사 소유 물건을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장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노동계는 불법파견 피해를 본 노동자의 기본권을 사법부가 외면했다고 비판했다.‘스프레이 낙서·불법집회’ 기소집회 정당성 인정했으나 결론은 ‘위법’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서청운 판사)은 7일 오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차 지회장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오수일 수석부지회장을 비롯한 간부와 조합원 4명은 각각
계약서에 계약종료 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채 기간제 노동자와의 근로계약을 만료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아동생활시설센터를 운영하는 A재단법인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생활지도원, 계약만료 직전 해고통보B씨는 서울시 위탁기관인 아동상담치료센터에 2020년 2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생활지도원으로 근무했다. 센터는
연세대 일부 학생들이 집회를 진행한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과거 유사한 사건에서 법원은 헌법상 노동 3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학생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확인됐다.“소음으로 학습권 침해” 15억여원 청구6일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사건은 2006년 한국외대에서 발생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전국대학노조 한국외대지부가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7개월간 파업해 학습권을 침해받았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재학생 1천500명을 모집해 모인 손해배상액만 15억여원에 달했다.지부의 파업은 임금인상·비정규직
홈플러스 운송업체에서 일하는 온라인 배송기사들이 법원에서 교섭권을 재차 확인받았다. 온라인 배송기사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노동자에 해당하므로 노동 3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다.올해 1월 ‘부당노동행위 사건’에서도 법원은 온라인 배송기사의 노조법상 노동자성을 처음으로 인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운송업체와 운송계약을 맺고 지입차량을 운행하는 특수고용직이지만, 원청의 지시를 받았다고 봤다.배송기사의 수차례 교섭요구 거절법원 “노조법
무면허 상태로 과속해 숨졌더라도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법원이 중과실 사고라는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에서 정한 ‘범죄행위’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지난 5월 중앙선 침범 교통사고 사건에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이어 비슷한 취지의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교차로 직진에 좌회전 차량 충돌공단 “운전미숙, 범죄행위 원인”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정상규 부장판사)는 최근 교통사고로 숨진 A(사망 당시 55세)씨의 아내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