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29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켠 촛불이 134일 만에 축포가 됐다. 헌법재판소 탄핵인용 이후 열린 첫 주말 촛불집회에서 “우리가 이겼다” “촛불이 승리했다” 같은 자축하는 구호가 쏟아졌다.지난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한 스무 번째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먼저 간 친구들아! 우리는 너희를 잊지 않고 기억할게. 다시 만나는 날이 오면 18살의 모습으로 만나자.”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장애진(20)씨는 떨리는 목소리를 붙잡으며 이같이 말했다. 떡볶이코트를 입고, 어깨까지 내려오는 밝은 갈색머리를 한 장씨는 스무살 앳된 모습이었다. 그는 1천일 전(9일 기준) 같은 학교 같은 학년 친구들 2
한겨울 추위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잔혹하다. 노점상·철거민·홈리스·임차상인 등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서서 함께 싸우는 이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다. 가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반빈곤운동공간 ‘아랫마을’을 찾았다. 서울지하철 1호선 남영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구불구불
장장 677일이 걸렸다. 여덟 번의 계절을 길에서 먹고 잤다. 모래와 먼지를 마시며 일하던 노동자들이었다. 길에 있는 동안 얼굴이 흙에 파묻혀 일할 때보다 새까매졌다. 협력업체가 아닌 원청인 동양시멘트의 노동자라는 '묵시적 근로관계'를 고용노동부가 인정한 뒤 오히려 해고를 당한 동양시멘트 하청노동자들의 얘기다.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은 민주
촛불민심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넘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사퇴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 촉구로 나아갔다. 행진 대열도 청와대와 총리공관, 헌법재판소로 향했다.1천50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구성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공범처벌·적폐
“와!”환호성이 일제히 터져 나왔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용수철 튕기듯 몸을 일으켜 뛰어올랐다. 아이처럼 폴짝폴짝 뛰거나 흥에 겨워 제멋대로 춤을 췄다. 몇몇은 손을 맞잡고 강강술래 하듯 빙빙 돌았다. 지난 9일 오후 4시10분께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풍경이다.이날 오후 3시 국회는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의 제안설명
박근혜 퇴진의 날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는 오전부터 수많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광화문광장 곳곳에서 청년·비정규직을 비롯한 각 부문 단체의 사전대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풍물인들은 이순신 동상 앞에서 통일비나리·사물놀이 같은 풍물을 선보이며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세종대왕 동상 옆에서는 미술가들이 대통
"십, 구, 팔, 칠 (…) 삼, 이, 일, 소등!"130만개 촛불로 일렁이던 서울 광화문광장이 "소등"이 외쳐진 순간 삽시간에 암흑천지가 됐다. 1분간 이어진 어둠 속에서 시민들은 입을 모아 소리쳤다."박근혜는 퇴진하라!"지난 26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
“근혜는 아니다. 근혜는 아니다. 아이 워너 위시 유 어 메리크리스마스.”지난 26일 밤 크리스마스 캐럴 펠리스 나비다(Feliz Navidad)가 서울 경복궁역 앞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앞에 울려 퍼졌다. 첫눈이 왔지만 캐럴을 틀기는 이른 시기인데 말이다.5차 범국민행동에 참여한 촛불시민 100여명은 '펠리스 나비다'
민중총궐기와 '박근혜 퇴진 3차 범국민대회'가 열린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일대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논단 사태를 비판하는 아고라이자, 정권 퇴진 이후 한국 사회 미래상을 고민하는 의식화 장소이자, 시민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춤추는 해방구였다.노동자·농민·청년·학생·빈민&middo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ILERA, 회장 김동원)는 국제노동기구(ILO)가 다루는 노동 관련 주제를 연구하고 3년마다 회장국에서 세계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48개국 고용노사관계학회가 가입해 있다. 지난해 김동원 고려대 경영대학장이 아시아 인사로는 세 번째로 회장에 취임했다.ILERA 회장국이 된 한국은 2018년 7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세계대회를 치른다.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ILERA, 회장 김동원) 아시아지역회의(중국대회)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간 중국 베이징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중국노동학회와 중국노동보험과학연구원이 주최한 중국대회에는 동북아시아 3국과 인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콩고·나이지리아 같은 아프리카에서 온 450여명의 노사관계 전문가들과 학생
“박근혜 대통령을 하야시키고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나라를 세우겠다.”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노동자와 시민의 목소리가 서울 도심을 흔들었던 지난 12일 오후 박금자 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이 목청껏 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분홍색 조끼를 입은 노조 조합원들은 ‘박근혜 퇴진! 교육공무직법 제정&rsq
“박근혜는 우주 멀리!”“박근혜는 똥 먹통, 레드카드!”청년·학생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었다. 학점을 받기 위해 도서관에서 밤을 지새우고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청년실업’이라는 갑갑한 현실에 부딪힌 경험과 박탈감을 거리에서 쏟아 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
성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을 덮었다. 아빠 손을 잡고 온 세 살배기 꼬마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까지 한데 어울렸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투쟁조끼를 걸친 노동자들도 하나가 됐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외쳤다.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등 1천5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준
지난 4일 밤 '박근혜 퇴진 캠프촌'이 꾸려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 은박매트 위로 응급용 보온포를 뒤집어쓴 예닐곱 명이 옹기종기 앉아 '인증샷'을 찍어 주며 추위를 이기고 있었다. 정수리만 보일 정도로 침낭 속에 쑥 들어가 쪽잠을 청하는 이도 보였다. 박근혜 퇴진 캠프촌. 개장 첫날은 이름과는 달리 텐트 하나 없는
“깨어라 노동자의 군대 굴레를 벗어던져라/ 정의는 분화구의 불길처럼 힘차게 타올라/ 대지의 저주받은 땅에 새 세계를 펼칠 때/ 어떠한 낡은 쇠사슬도 우리를 막지 못해/ 들어라 최후결전 투쟁의 외침을/ 민중이여 해방의 깃발 아래 서자/ 역사의 참된 주인 승리를 위하여/ 참자유 평등 그길로 힘차게 나가자/ 인터내셔널 깃발 아래 전진 또 전진.&rdq
스페인은 여러모로 우리나라와 닮았다. 3년간의 내전과 36년간의 군사독재를 겪었다. 외세 개입을 경험했고 20세기 이념의 격전장이 됐다. 스페인은 혁명을 꿈꿨다. 노동자·민중의 힘으로 인민전선 정부가 들어섰으나 파시즘으로 무장한 프랑코와 자본가·지주·가톨릭교회가 합세해 이를 뒤집었다. 좌절된 혁명의 나라, 스페인이 궁금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 시기집중 전면파업 1일차인 27일 철도·지하철·병원·가스를 비롯한 10개 사업장 5만4천여명이 파업에 돌입하고 출정식을 했다. 출정식 현장 곳곳에서 만난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성과연봉제로 파괴될 조직문화를 걱정하면서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워 함께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23일 오전 수도권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은 늦도록 직장인들로 붐볐다. 출근 시간이 훌쩍 지난 10시가 넘도록 사람들은 걸음을 서두르지 않았다. 전철 안에서, 혹은 계단에서, 처음 보는 듯한데도 서로 “오셨어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일찍 출근해 오래 일하기로 유명한 금융노동자들이었다.평일 늦은 오전에 그토록 표정이 여유로웠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