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삼성전자 노조와 함께한 연구로 본 삼성의 성과급 제도는 불합리하고 불투명한데 보상 차이는 지나치게 컸다. 고과에 따라 한 해 보너스가 달라지는 정도가 아니라, 이듬해 연봉 인상률 자체가 달라진다. 심지어 연봉이 삭감되기도 한다. 두 해 연속 낮은 고과를 받으면, 동기들과 연봉이 천만원 넘게 차이 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고과권자인 중간관리자들의 권력이 극대화됐다. 중간관리자에게 집중된 권력은 수많은 부당하고 억울한 고과 사례를 낳았고, 많은 노동자들이 이 때문에 겪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스트레스로 6년 동안
상생임금위원회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주요 문제인 임금체계뿐 아니라, 노동시장 격차 해소 등 임금 관련 문제를 총괄해 다루는 사회적 논의기구다. 2일 발족했다. 발족 보름 전이었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위원 참여를 제안받았다. 고민을 거듭했다. 주변 활동가 의견도 물었다. 날카로운 노·정 대치 국면, 참여 여부를 논의하는 것만으로도 부담되는 상황이었다. 조언 범위는 최소화했다. 발족 24시간 전까지도 5 대 5로 팽팽했다. 그 상태에서는 이름을 넣을 수 없었다. 그러다 발족을 12시간도 남겨 놓지 않은 한밤에야 결심했고, 담당자에게 통보
직장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조직 내부에 신고했던 청년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에 따르면 불공정한 조사 과정과 동료들의 침묵에 큰 실망과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고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신고했지만 조직은 청년노동자의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 2년 전 신임 공무원이 안타까운 선택을 했던 사건에서도 그랬다. 제발 살려 달라고 청와대 게시판에도 글을 올렸지만 그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벌써 4년째 접어들고 있다. 현장에서 큰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직장
대구시 각 구·군청에서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선별처리 대행용역을 2년마다 입찰을 통해 계약해 왔다. 그런 탓에 대구지역의 용역노동자는 회사변경 없이 계속해서 20년 이상 근무해도 연차휴가 개수가 13개에 불과하다.대구시 각 구·군청과 용역업체는 2017년 근로기준법 개정 전에는 연간 15일, 2년간 30일의 연차휴가를 부여하고 그에 따른 수당을 원가에 반영해 계약했다. 그러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첫해 연차 11일을 더해 2년간 41일의 연차휴가를 책정하고 그에 따른 수당을 원가에 반영했다. 연간 평균 20.5개의 연차수당을 받아 근로
‘단식’이라는 두 글자만 듣고 달려왔으리라.김형수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은 송아지 눈처럼 선하고 웃는 눈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대로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라며 강렬한 눈빛을 쏘아붙이던 유최안 부지회장도 순하디순한 웃음이 흘러넘치는 사람이었다. 470억원 손배(손해배상 청구 소송)를 맞고도, 목숨 건 단식을 하고 있는데도 농성장이 흥겹다. 흡사 신경림 작가의 시 에 나오는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즐겁다”는 한 구절 같은 풍경이다.세상 사람들에게는 우리들이 ‘못난 놈’들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
13회 ‘건설기능인의 날’ 기념식이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건설근로자공제회 주최로 서울 중구 소공로 포스트타워에서 지난 22일 개최됐다. 기념식에서는 건설기능 유공자와 그 가족, 정부 부처 관계자 및 건설단체와 양대 노총 건설노조 등 여러 노동단체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배관공·철근공·형틀공·토목공 등 현장 건설기능인 노동자들에게 철탑산업훈장을 포함한 8점의 정부포상들이 수여됐다. 참고로 공제회는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건설근로자법)에 따라 1997년 12월9일에 설립했다. 도로·하천·항만·주택
매일노동뉴스 창립 30주년을 축하합니다. 그 고난과 환희의 긴 여정을 축하드립니다. 30주년을 맞아, 지난 4일 기념식에 참여하면서 매일노동뉴스가 갖는 의미를 새삼 생각하게 되고, 앞으로의 30년을 향한 새로운 소망이 생겼습니다.먼저 지난 30년의 한 세대는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일간지 노동언론을 만들어 낸 핵심주체들의 기나긴 과정이었습니다. 놀랍고도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 바탕 위에서 이제 맞이할 새로운 한 세대, 다가오는 30년은 ‘노동 진보’의 세대 간 전승과 지속을 위한 우리 모두의 기나긴 여정이 돼야 합니다. ‘진보의
올해 1월11일, 임신 중인 노동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한 업무환경에 노출돼 출산한 자녀에게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그 자녀가 사망한 경우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이 개정돼 내년 1월12일부터 시행된다.개정법에서는 건강손상 자녀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인자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했다. 고용노동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올해 10월17일 태아의 건강손상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인자를 크게 △생물학적 유해인자 △약물 유해인자 △화학적 유해인자 △물리적 유해인자 △그 외 출산한 자녀의 건강손상과
이재유는 누구인가? 오랜 기간 1930년대 노동운동을 연구해 온 김경일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그의 저서 에서 이재유에 대해 “‘당대 최고의 혁명가’ 혹은 ‘1930년대 좌익운동의 신화’라는 표현에서 보듯이 거듭되는 체포와 고문, 감옥생활, 탈주, 지하활동으로 점철된 그의 삶은 남미의 혁명가로 널리 알려진 체 게바라 못지않게 극적이고 혁명적”이라고 평가했다.이처럼 한국 진보운동 역사에서 이재유는 1930년대 민족혁명의 흐름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재유는 1905년
해마다 10월이 되면 전국 각지의 건설기능학교와 건설현장에서 기능을 전수받은 용접사·배관사·형틀목수·철근공·비계공을 포함한 100여명의 건설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각자 배우고 익힌 기능과 기술을 가지고 도면에 제시된 과제를 완성하는 전국건설기능경기대회가 열린다.명실상부한 국가공인 기능경기대회전국건설기능경기대회. 정확한 명칭인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건설기능경기대회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와 전국기능경기대회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입상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해 금메달 몇 개를 따서 종합우승을 했다는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돌봄도 민간이 주도해 고도화하겠다는 정책을 지난달 15일 발표했다. 아니 지금도 대부분의 돌봄이 민간에 맡겨져 있는데 도대체 더 이상 무엇을 민간에 맡기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여성가족부 폐지와 여러 퍼즐들을 맞춰 보니 윤석열 정부가 바라는 민간주도의 실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여가부에서 운영 중인 아이돌봄 서비스가 있는데, 김현숙 장관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누가 서비스를 제공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가가 중요하다”는 발언을 했다. 돌봄을 정부에서 제공하지 않
불평등·양극화 해소,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연구회도 만들어지고, 전문가 간담회, 토론회가 이어지면서 다양한 제안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익숙한 논쟁 너머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1992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클린턴의 캠페인 구호로 유명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를 빌려서 말하자면 “바보야, 문제는 기업별 노사관계 시스템이야!” 라고 말하고 싶다.‘재벌 중심 경제체제, 비정규직 고용 확대’ 등이 불평등 확대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노사관계 측면에서의 접근은 질적·양적으로 매우 부족하다.
“좋아했는데 거부당해 살해했다.” 모 시의원의 발언이다. 신당역 역직원 살인사건을 빗나간 애정 표현, 개인 간의 문제로 치부한 것이 문제가 됐다. 신당역 사건은 직장내 괴롭힘 중 하나인 성폭력 괴롭힘 사건이면서 노동자 학대 사건이다. 명백하게 동료에 의해 저질러진 직장내 괴롭힘이며 3년간 이어진 ‘만남 강요와 협박’(일명 스토킹) 행위는 동료에 의해 저질러진 노동자 학대(worker abuse) 행위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일터 괴롭힘에 관한 협약에서 ‘일터 괴롭힘을 노동자에 대한 인권 침해와 학대 행위’라고 규정하고 이런 사건
정부가 지난 8월30일 2023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그간 빠르게 늘어난 총지출 증가율을 하향 안정화하겠다며 총 639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607조7천억원) 대비 5.2% 늘어난 규모지만 추경을 포함한 예산(679조5천억원)과 비교하면 6.0% 삭감된 것이다. 2018~2022년 본예산 총지출 증가율 평균인 8.7%의 60%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다. 물가상승률과 자연증가분 등을 고려했을 때, 2023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더 적게 편성됐다고 볼 수 있다.이는 윤석열 정부의 종합부동산세·법인세 등 대대적인 부자감세
지난 8월25일, 윤석열 대통령은 매월 둘째·넷째주 일요일인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현재와 같이 유지하겠다고 했다. 마트노조뿐만 아니라 서비스연맹 유통분과 수많은 조합원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노조도 마찬가지였다.우리 노조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만들기 위해 2013년 열심히 싸웠다. 유통노동자의 삶을 바꾸는 첫걸음이 바로 ‘다 함께 쉬는 휴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시기, 우리 노조는 매주 전국을 돌며 의무휴업을 요청하는 선전전을 했다. 조합원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거리에서 사람들을 설득했다. 그 결과 아쉽긴 했지만
나주시청 앞에서 올해 3월부터 나주시 보건소의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피켓을 들고 있는 기간제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은 나주시 보건소 보건위생과에서 모기 방역업무에 투입되며 매년 7개월 단위로 근무하는 계절 노동자다. 한 분은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 말까지 32개월, 다른 한 분은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 말까지 약 32개월 근무한 노동자들이다.이들은 매년 약 7개월 단위로 반복 갱신되는 모기 방역업무에 투입됐다. 재계약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나주시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을 회피하고
삼양사가 2015년 저성과자 제도를 도입한 뒤 한 직원이 네 차례나 저성과자에 선정되는 일이 발생했다. 저성과자에 선정된 이는 상사의 묵인 아래 이뤄진 중앙연구소 안 다단계 판매 행위에 문제제기를 하던 사람이었다. 연구소 내 따돌림은 시작됐고, 상사와 동료가 다단계 판매 문제로 징계를 받은 해인 2016년 처음 저성과자에 선정됐다.삼양사 사례에는 직장내 괴롭힘 법제의 미비와 불합리한 저성과자 프로그램이 모두 영향을 미쳤다. 법제의 미비와 삼양사의 불합리한 저성과자 선정 두 가지 문제를 살펴본다.괴롭힘 자체에 대한 처벌이 없다는 것은
공무원 노동계는 6월부터 현재까지 내년 공무원 보수와 관련해 연일 투쟁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공노총과 전국공무원노조가 공동주최한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40여명이 삭발하고 2천여명이 집회를 개최했다.공무원 노동자들이 이렇게 전면적인 투쟁을 전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신규 공무원들이 최저임금도 못 받고 있고, 물가인상률에 한참 못 미치는 보수 인상률을 정부가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올해 9급 1호봉 기본급은 168만6천500원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 산입이 가능한 수당을 살펴보면 9급 직급보조비 15만5천원과 정액
지난 8일 ‘타다’ 운전기사가 근로기준법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쏘카가 운영하는 실시간 차량·기사 호출 서비스인 ‘타다’의 운전기사(‘드라이버’)를 근로자로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을 뒤집은 것이다. 타다 서비스 자체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과 충돌 문제로 2020년 중단됐지만, ‘혁신적’ 사업모델로 꼽히던 타다가, 실은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탈법적 사업이었는지에 관심이 쏠렸다.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선 타다의 사업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차량대여업 등을 하던 쏘카는 실시간 차량·
지난해 7월6일부터 소방공무원이 공무원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직장협의회 가입률이 낮아 우려했지만 노조에 가입한 소방공무원은 전체 7만명 중 2만명에 이른다. 현장의 목소리가 노조를 통해 모이고 있다.상급단체를 달리해 여러 개의 노조가 만들어진 점은 아쉽다. 그러나 노동자의 주요 권리 중 하나인 단체교섭을 소방청장을 상대로 시작하고, 직원들 몰래 물품을 감추고선 직원들에게 책임을 추궁했던 잘못된 감찰도 개선했다.무고한 구급대원을 징계하려고 했던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 대한 파면 요구는 일선 소방관이 노조의 영향력을 몸소 느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