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빌딩숲의 한 사무 건물에서 나흘 동안 연속해 62시간 일한 40대 경비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루 뒤인 9일에는 서울 강남구의 ㅅ아파트에서 해고 통보를 받은 지 하루 만에 70대 미화노동자가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이 아파트에서는 14일에도 70대 경비노동자가 “관리소장에게 갑질당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달만해도 아파트·빌딩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 3명이 연이어 사망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이들의 죽음은 생전 노동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8일 사망한 경비노동
또 노동시간이다.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에 대한 논의가 쏟아지는 와중에 굳이 글을 보태는 이유는, 정부 발표나 관련 언론보도 등에서 마치 과로산재 인정기준이 1주 평균 64시간 근무인 것처럼 잘못 언급되고 있어서다. 64시간 상한을 건강보호 조치라고 선전하든(정부), 산재 인정기준을 넘은 69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안을 비판하든(일부 언론) 자칫 1주 평균 64시간 상한을 준수하면 괜찮다고 오해될 여지가 있다. 최소한 현재의 규범과 그에 대한 판단을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우리 법은 ‘과로’에 대한 개념이나
노사정이 산재사고를 조사할 때 처벌 중심에서 원인규명·교훈 도출로 무게추를 옮기고, 노사는 산재 분야에서만큼은 노사갈등과 무관하게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경제사회노동위원회 의제별 위원회인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위원장 강성규)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을 채택했다.산업안전보건위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한 달여 앞둔 2021년 12월17일 발족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목표로 하는 산재 감소를 위한 효율적
인천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13년째 근무한 A(51)씨는 지난해 8월 폐암 진단을 받은 뒤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최근 기침이 멈추고 가벼운 산책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됐다. 그런데 생계 탓에 다음달 당장 복직을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A씨는 두 달간 유급병가 이후 현재 무급휴직 중이다. 지난해 11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신청을 했지만 4개월이 넘도록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다. “걸어다닐 수조차 없다”는 압축적 고강도 노동을 견뎌 낼 수 있을지 그는 자신이 없다. A씨는 병가 이전에 해당 학
금융감독원 청소용역업체 노동자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금감원측이 각종 자료를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산재예방TF,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3일 오전 지난 1월31일 금감원 지하 4층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뒤 병원에서 숨진 청소용역업체 노동자 민아무개(68)씨와 관련해 현장방문했다. 민주당은 금감원측에 사고 현장이 담긴 CCTV 영상 제출을 요구했지만 금감원측은 거부했다.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경찰 수사 핑계를 댔다.타 용역업체 관리자, 고인 발견하고도 신고 안 해민씨의 사망
대우조선해양쪽이 업무 중 재해로 오른쪽 광대뼈 골절을 당한 노동자에게 공상처리를 권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해자는 이후 후유증이 발생해 산재신청, 어렵다면 치료비를 보전해 달라고 사측에 요구했지만 회사는 개인휴가를 사용하도록 했다. 2021년 11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가 문제를 제기한 뒤에야 대우조선해양은 개인 휴직으로 치료받은 기간의 임금을 산재 휴업급여 수준으로 보전했다.재해자는 지속된 후유증으로 현재 불안상태, 중증의 우울에피소드를 겪고 있다며 재해 당시 공상처리를 권유했던 이들과 분리조치를 요구하고 있다.“사고 후유증
지난 6일 오전,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해 12월12일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에서 발표한 ‘근로시간 개혁과제 권고안’을 대부분 반영했다. 노동계의 반대에도 “노동자를 위한 ‘선택권’ ‘건강권’ ‘휴식권’의 보편적 보장과 새로운 노동시간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며 노동자를 위한 개정안으로 포장한 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원칙을 살펴보면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근로자 건강권 보호 강화 △휴가 활성화를 통한 휴식권 보장 △유연한 근무방식 확산이라는 4가지를 내세우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제정으로 인력수요가 크게 증가한 산업안전 분야에 특화한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가 처음으로 구성됐다. ISC는 인력 수요와 숙련 수준을 파악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적기에 양성하는 역할을 한다.고용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 대한산업안전협회가 7일 오후 서울 금천구 KISA안전교육센터에서 산업안전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 출범식을 열었다. ISC는 현장 인력수요를 파악해 교육·훈련기관 등에 전달함으로써 수요자 중심의 인력양성을 지원하는 기능을 한다. 산업안전 ISC는 대한산업안전협
웹툰작가 건강 개선을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웹툰작가들의 노동환경 실태와 건강문제 토론회’가 열렸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와 류호정 정의당 의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전국여성노조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웹툰작가노조가 공동 주최했다.웹툰작가들은 성희롱과 언어폭력, 작품 및 작가에 대한 비난 댓글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 같은 노동환경은 노동자들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지난 1월 전업 웹툰작가 320명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과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의 핵심으로 제시한 위험성평가 제도가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간다. 위험성 빈도·강도를 계량적으로 산출하지 않고도 위험성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간소화한다. 1년마다 첫 평가에 준하는 ‘전체 유해·위험요인 정기평가’를 하도록 한 것이 사업장에 부담이 된다며 기존 평가결과를 재검토하는 것으로 바꾸기로 했다.6일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의 위험성평가 개정 고시(안)을 7일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위험성평가는 노사가 함께 사업장 유해·위험요인을 스스로 파악하고, 개선대책을 수립·이행하도록 한 제도다. 그런데
두 달 전 금융감독원에서 용역업체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4일 금감원은 청사 소독업무를 하던 용역업체 노동자 ㄱ씨가 1월31일 오후 5시32분께 지하 4층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급히 후송했으나 끝내 사망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1월30일 방문증을 수령한 뒤 청사 소독업무를 수행했으나 이튿날인 오전 9시45분까지 방문증을 반납하지 않았고 이날 저녁 5시20분 ㄱ씨의 배우자가 ㄱ씨 소재 파악을 금감원에 요청하면서 수색이 시작했다.금감원은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금감원은 사
지난해 배달·택배·화물운송 같은 일을 하다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모두 77명이다. 업무상 사고 사망자 가운데 추락(322명), 충돌(92명), 끼임(90명)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교통사고로 숨진 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가 재해발생일 기준으로 발표하는 산업재해 통계에는 전혀 잡히지 않는다.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규율하지 않기 때문이다. 산재로 승인된 교통사고는 분명 일을 하는 노동과정에서 발생한 ‘업무상 사고’지만 산재예방 대책은 없는 커다란 ‘구멍’이다. 일본처럼 업무와 관련
기업 10곳 중 3곳은 주기적 작업환경측정·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같은 사업주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개최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기업도 27%나 됐다.한국노총 단위노조 439곳 대상 실태조사한국노총은 2일 사용자 의무 준수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17일부터 27일까지 11일간 가맹 단위노조 439곳을 대상으로 사용자가 법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취업규칙 열람권이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물질안전보건자료(
지난 13일부터 대구시의 대형마트는 기존의 일요일이 아닌 월요일에 문을 닫는다. 지난주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청주시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상반기 중에 평일로 변경하겠다고 나섰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의 영업을 야간시간대인 자정부터 10시까지 제한함과 동시에 매달 두 차례 반드시 쉬도록 ‘의무휴업일’을 지정하고 있다. 의무휴업일은 원칙적으로 공휴일 중에서 지정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이해당사자와의 합의를 거치면 공휴일이 아닌 날도 의무휴업일로 정할 수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의무휴업제가 도입된 2012년 이후로 많은 지자체에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교육원(원장 최상열)이 2일부터 ‘위험성평가 전문과정(이론편)’ 온라인 교육을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자기규율 예방체계’를 강조하는 정부는 올해 정기 산업안전감독을 ‘위험성평가’ 점검으로 대신한다. 이에 따라 교육원도 위험성평가 전문가 양성을 위한 집체교육 인원을 기존 120명에서 올해 1천200명으로 10배 늘렸다. 집체교육 과정 중 이론강의 부분만 콘텐츠로 제작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별도 개설했다.이번 교육은 위험성평가 기본 개념부터 평가기법 종류, 화학물질 평가사례 등 총 8차시로 구성됐다. 학습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에서 3년 넘게 일한 급식 조리노동자 A씨는 지난해 폐암 검진을 통해 19밀리미터 크기의 양성 결절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폐암이 될 가능성은 낮지만 작지 않은 크기다. A씨 동료 2명도 양성 결절 소견을 받았다. 수색초 조리노동자 4명 중 3명이 ‘이상 소견’을 받은 것이다. 수색초 급식실은 지하에 위치해 있는 탓에 환기가 쉽지 않다. 고용노동부가 2021년 12월 ‘학교 급식조리실 환기설비 설치 가이드’를 발표했지만 달라진 게 없는 상황이다.1일 학교비정규직노조와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설명을 종합하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퇴근길에 쓰러져 사망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1일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인천4센터에서 일하던 50대 남성 A씨가 퇴근길에 셔틀버스를 타러 가던 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A씨는 쿠팡에서 드물게 6년이나 일한 무기계약직 노동자로 OB공정·왓쳐·IB공정 등에서 주간조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지회는 입장문을 통해 “A씨가 왜 심장마비로 쓰러져야 했는지 우리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쿠팡 물류센터를 다니는 많은 노동자가 높은 노동강도와
방문판매원, 가전제품 설치·수리원, 소프트웨어 기술자, 보험설계사를 비롯한 14개 직종 특수고용 노동자에게 정부가 건강진단 비용의 80%를 지원한다.1일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일부터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건강진단 비용 지원사업이 시행된다. 노동부가 지정한 특수건강진단기관에서 실시한 건강진단 비용의 80%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코로나19 필수노동자 지원 차원에서 시작한 이 사업은 지금까지 택배기사·배달종사자·대리운전자·건설기계운전자·화물차주 등 5개 직종만 해당됐다. 올해부터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67조에 따른 특수고용직
현행 산재보험제도가 노동자에게 불리하고 은폐 가능성도 커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주치의가 내방환자의 직업력 의무조사를 실시하고 산재를 인지하면 산재신청을 개시하도록 하는 선보장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민주노총 법률원 부설 노동자권리연구소는 27일 ‘재해노동자 관점에서 살펴본 산재보험 문제점과 선보장 제도 도입 필요성’ 이슈브리프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제도 모르거나 의지 부족으로 산재 은폐돼당사자 신청을 전제로 하는 제도 뼈대상 산재은폐 우려가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노동자가 회사를 다니지 못할 정도로 큰 병이 걸려도
대·중소기업이 자율적으로 협력해 안전보건관리 수준을 높이고 정부는 지원·혜택을 주는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 사업’이 28일부터 시행된다.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27일 “대·중소기업이 자율적으로 연대해 안전보건 수준 향상과 그 격차를 해소하고, 정부는 활동이 우수한 기업에 혜택을 부여하는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 사업을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중소 협력업체는 유해·위험한 공정과 작업을 수행할 때가 많은 반면 사업장 내 안전보건관리에는 소홀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대기업을 통해 안전보건 수준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