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노동안전보건활동가모임

대우조선해양쪽이 업무 중 재해로 오른쪽 광대뼈 골절을 당한 노동자에게 공상처리를 권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해자는 이후 후유증이 발생해 산재신청, 어렵다면 치료비를 보전해 달라고 사측에 요구했지만 회사는 개인휴가를 사용하도록 했다. 2021년 11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가 문제를 제기한 뒤에야 대우조선해양은 개인 휴직으로 치료받은 기간의 임금을 산재 휴업급여 수준으로 보전했다.

재해자는 지속된 후유증으로 현재 불안상태, 중증의 우울에피소드를 겪고 있다며 재해 당시 공상처리를 권유했던 이들과 분리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사고 후유증 호소에도 개인휴가 사용하게 해”

거제노동안전보건활동가 모임은 9일 오후 고용노동부 통영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최초 사고가 발생한 때는 2017년 3월9일이다. 입사한 지 1년6개월이 채 되지 않은 A씨는 점심시간에 홀로 남아 블록반출 작업 중 구조물이 떨어져 오른쪽 광대뼈가 골절됐다. 하지만 산재신청은 하지 못했다. 재해자는 “당시 신입 1년차였기 때문에 산재 개념도 정확히 몰랐다”며 “회사는 (공상처리와 산재) ‘차이는 후유증이 생겼을 때 뿐이고 재발시 산재 전환이 언제든 가능하다’며 ‘지속적으로 공상 좀 해 주면 안 되겠냐’고 하는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4년여가 지난 2021년 1월 재해자는 사고 이후 주기적으로 겪던 어지러움증이 심화됐다. 회사에 치료를 요청했지만 개인질병이라며 수용되지 않았고, 연차·월차·조퇴 등 개인휴가를 쓰며 4개월여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해 5월에는 출근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져 개인휴직을 신청해야 했다. 재해자는 휴직기간에 끝난 뒤인 그해 11월 김정열 당시 부지회장의 도움을 받은 뒤에야 회사에서 치료비·근무일 보전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최초 사고에 대해 산재를 신청했고 지난해 3월 관골궁(광대뼈)의 골절 폐쇄성, 양성발작성현훈을 산재로 인정받았다.

“공상 처리 권유 가해자와 분리” 요구

피해자 고통은 끝나지 않고 있다. 최초 사고 당시 후유증이 발생한 뒤에 산재처리를 해도 늦지 않다는 동료의 말을 믿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해자는 “배신감으로 우울증과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했다.

근로복지공단도 A씨의 불안장애와 중증의 우울에피소드를 인정해 지난해 6월 추가상병을 승인했다. “사고 이후 이명 및 어지러움이 지속되고 사고 발생 후 처리과정에서 나를 도와주지 않는 회사 사람들에 대한 원망 등이 우울감 발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자문의사회의에서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A씨는 올해 5월까지 추가 요양기간을 인정받은 상태다.

김정열 거제노동안전보건활동가모임 간사는 “회사에 이석증의 재발 또한 인과관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성됨에도 일방적으로 개인질병으로 치부했다”며 “회사가 ‘조합원이 중식·휴게시간 및 회사시설 내 있는 시간 중 발생한 재해에 대해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을 신청한다’는 단체협약 83조를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재해자는 회사 복귀 전 공상처리를 막았던 이들과 분리조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복귀 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재해자가) 공상처리를 한 것”이라며 “요양이 끝나면 복직해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인사·안전 담당, 노조쪽과 이야기해서 직무전환 여부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재신청 대신 공상처리 권유도 처벌 못 해”

거제노동안전보건활동가모임은 회사가 조직적으로 공상처리를 유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런데 회사가 사고 후 업무 중 재해발생 사실을 신고했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은폐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김정열 간사는 “산재신청은 대부분 회사 압박 때문에 못 하는데, 업무 중 재해를 당하고 산재보험으로 치료받지 못해도 회사를 처벌할 수 없다”며 “업무 중 재해를 건강보험으로 치료받을 경우 부정수급 환수조치를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권동희 공인노무사(일과사람)는 “노동청에서 재해발생 신고가 됐는데, 나중에 사업장에 물어 적법하게 산재신청이 됐는지 아닌지 관리감독을 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산재은폐를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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