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0도.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단식 중인 상담노동자들의 몸은 더욱 말라갔다. 지난 1일부터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소속의 쟁의대책위원 12명은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겨울의 단식은 몸을 금방 망가뜨렸다. 단식자는 하나, 둘씩 쓰러져 이제 이 지부장만 남았다.“내는 버텨야 안 카겠어요. (공단이) 꿈쩍도 안 하네요.”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쥐어짜며 이은영 지부장(52·사진)이 말했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버틸 수 있어서’가 아니라 ‘버텨야 하기 때문에’ 이어가는 단식
법정스님은 빨간 단풍을 보고 나이듦을 떠올린 모양이다. “늙기가 얼마나 싫으면/ 가을을 태우다 태우다/ 이렇게도 붉게 멍이 들었는가// 한창 푸르를 때는/ 늘 시퍼를 줄 알았는데// 가을바람 소슬하니/ 하는 수 없이 너도/ 옷을 갈아입는구나// 붉은 옷 속 가슴에는/ 아직 푸른마음이 미련으로 머물고 있겠지// 나도 너처럼/ 늘 청춘인
올해 전태일노동상 공로상이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에게 돌아갔다. 단체부문은 원진재단 부설 녹색병원이 받는다.전태일재단은 13일 오전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묘역에서 53주기 전태일추도식에 이어 31회 전태일노동당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31회 전태일노동상 수상 단체로 원진재단 부설 녹색병원이 선정됐다. 녹색병원은 노동자들 고공농성장, 단식농성장에 함께했다. 2018~2022년 농성장에서 984명을 진료했고, 단식중단 뒤 입원 치료한 노동자는 186명이다. 녹색병원은 스스로 ‘전태일병원’이라고 선언했다. 재단 심사위원회는 “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해 한국 노동운동의 아이콘이 된 전태일 열사는 노동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모범업체를 세우는 상상을 했다. ‘태일피복’이라는 그럴듯한 이름까지 붙이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면서도 영업이익을 내 노동자와 사용자가 모두 잘살 수 있는 그런 꿈을 꿨다고 한다. 이 꿈에 다시 숨결을 불어넣는 시도가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전태일재단과 평화시장㈜이다. 두 단체는 지난달 11일 평화시장 지속적 발전과 전태일 확산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분신으로부터 어림 반세기 만이다. 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이우영(63·사진) 전 한국기술교육대 교수가 한국산업인력공단 16대 이사장에 13일 취임한다.산업인력공단은 12일 “공단 임원추천위원회 추천과 고용노동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이우영 신임 이사장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의 임기는 2026년 1월12일까지 3년이다.이우영 신임 이사장은 한양대학교 공학 학사와 서울대학교 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92년 9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로 재직했다. 같은해 10월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으로 취임해 일했다. 이사장 퇴임 후에는 한국기술교
대구 중구 남산동 7178-1번지. 전태일 열사가 유년시절을 보낸 옛집이 전태일 기념관으로 재탄생한다. 전태일 열사는 청옥공민학교(초등학교) 시절(1963년)을 이곳에서 보냈다. 일기장에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적은 그곳이다.송필경(69·사진) 사단법인 전태일의친구들 이사장은 2019년 전태일 열사의 옛집을 매입하고 열사정신을 잇기 위한 기념관으로 복원하는 일을 맡고 있다. 2020년 라는 책을 집필한 그는 책 판매금액 전액을 기념관 건립에 쏟아부었다.송 이사장을 가 지난 3일 대구 범어
지난 9월21일 화섬식품노조 8기 임원선거 결과 신환섭(58·사진) 위원장이 다시 당선됐다. 2009년부터 3기 노조 위원장을 지낸 신 위원장은 이번 선거로 6선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화학섬유연맹이 해산된 만큼 화섬식품노조의 산별노조 체제 확립 이후 치러지는 첫 임원선거이기도 했다. 2004년 창립한 노조는 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다. 신 위원장은 “어떻게 변화할지 저도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동시에 “분명한 것은 산별노조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약자와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책임감을 강조했다.
안전한 사회를 기원하는 취지의 ‘공감음악회’가 열린다. ‘공장 의사’로 불리는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인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교수가 참여해 관심이 쏠린다. 이번 음악회는 이달 23일 오후 7시 대구 수성구 덕호아트홀에 개최된다. 2003년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화재 참사의 상처를 치유하기 설립된 2·18안전문화재단이 후원한다. 공감음악회는
고용노동부 주최 ‘일하는 여성 사진 공모전’ 대상에 물류창고에서 선박 기자재 입출고 업무를 담당하는 류양재씨의 작품이 선정됐다. 공모전은 여성의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경력단절 없이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노동부는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시상식을 열었다. 이번 공모전에 모두 710
■ 승진 △임은주 정책1본부 부본부장 △이성철 공무원본부 부본부장 △박현미 중앙연구원 연구조정실장 △남민우 조직본부 국장 △서정호 사업지원본부 국장 △최은호 중앙법률원 국장 △이현재 산업안전보건본부 선임차장 △김규돈 안산지역노동교육상담소 상담실장 △황인화 충북지역노동교육상담소 상담실장 △이전 광주지역노동교육상담소 상담부장
복합적 위기와 반노동 정권하에서 한국 노동운동은 무엇을 해야 할까. 고 김금수 선생이 줄기차게 강조했던 인간조건 실현을 위한 변혁적 노조운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불평등과 기후위기, 계급·민족모순 해소 등 당면한 한국 사회 개혁의 길과 맞닿아 있다.한국노동사회연구소(이사장 김유선)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고 김금수 선생 1주기를 추모하며 ‘현시기 노동운동 무엇을 해야 하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통일운동과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헌신해 온 고 김금수 선생은 생애 마지막에 한국노동
“지난해 헤어진다고(그만두기로) 결심하고 1년이 지난 오늘이에요. 시원섭섭하냐고 물어보는데 아쉽기만 해요. 갈 때 되니 좋은 것만 생각나요.”28년 동안 고용노동부 기자실장(사무운영주사·6급)으로 일하다 지난 19일자로 퇴임한 박현숙(57)씨 눈시울이 붉어졌다. 박 기자실장은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여러분 덕분에 기자실 생활 30년 잘 마무리하고 사고 없이 나가는 것 같다”며 “따뜻한 시선과 관심으로 양질의 기사 쓰는 전문기자님 되셨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그는 노동부에 출입하는 기자들에게
고 김금수 선생 1주기 추모식이 22일 오전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거행됐다. 국내외 역사의 후퇴 속에서도 노동운동은 꿋꿋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이어졌다.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가 주최한 이날 추모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박중기 추모연대 이사장,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 권영길·단병호·김명환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 남상헌 민주노총 지도위원, 홍희덕 전 민주노동당 의원 등 노동계 원로·활동가 100여명이 참석했다.한국노동사회연구소 명예이사장과 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 상임고문을 맡았던 고 김금
근로복지공단 대전서부지사 직원 A씨가 지난달 19일 사무실에서 투신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동료들은 과중한 업무와 감정 노동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업무상 재해를 입은 노동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공단 노동자들이 병들고 있다. 산재보험 대상자는 확대되는 추세지만, 인력과 예산은 오히려 축소됐기 때문이다. 근로만 있고 임금은 없는 근로‘착취’공단이란 오명까지 붙었다.근로복지공단노조(위원장 박진우)는 지난 16일부터 국회 앞 무기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이 정부에 있다며 적정 인력·예산 배정을 촉구하고 있다. 19
“아이들에게 힐리스(바퀴달린 신발)인지 뭔지를 집에 가면 사 주겠다고 크레인에 올라온 지 며칠 안 돼서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조차 지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2003년 10월17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조선소 ‘85호 크레인’ 위에서 농성 중이던 김주익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은 이러한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사측은 한진중공업 노조 파업 이후 조합원 180명에게 150억원대 손해배상·가압류 소송을 하겠다고 압박했다. 김씨를 포함한 노조간부 7명은 집까지 가압류를 당했다. 고 김주익씨는 유서에서 “잘못은 자신들
지난해 8월부터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시행되면서 중앙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87곳이 노동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서울은 2016년 서울연구원에 노동이사를 선임하는 등 지방공기업의 경우 일찍이 노동이사를 선임해왔지만 전국단위 중앙 기관 노동이사제는 이제 막 시행 1년을 맞았다.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이 개정되면서 노동이사제가 법제화됐고 조례에 기초한 지방공기업 노동이사제에 비해 중앙 기관의 노동이사제는 더욱 단단한 기반을 얻게 됐다.지난 2021년 출범한 전국공공기관노동이사협의회(공노이협)도 3대 의장을 최근 선출하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소속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 노동자들이 11일부터 일손을 놓는다. 핵심 요구는 인력 확충과 의료공공성 강화다. 지난해에도 같은 요구를 내걸고 파업을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노사가 합의한 인력조차 충원되지 않았다는 게 현장 노동자들의 지적이다.서울대병원분회·경북대병원분회에서 필수유지업무 인력을 제외하고 1천6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본부 소속 강원대·울산대·충북대병원을 포함해 7개 병원도 쟁의조정 신청을 할 계획이어서 추후 파업 규모가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는 지난 5
“동료들이 떠나지 않는 노동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책이 너무 좋은데 여기서 살아남지도 버텨내지도 못하겠다는 동료들을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어요.”안명희(49·사진)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출판지부장은 지난 16일 지부 총회를 거쳐 재선했다. 1년 임기인 서울경기지역출판지부장이 통상 노조 출판노동조합협의회 의장도 맡는 만큼 의장 임기도 1년 연장됐다. 협의회는 창비·한겨레출판 같은 사업장별 지부와, 서울·경기지역에서 노조가 없는 출판사에 재직 중인 노동자와 프리랜서 등이 가입한 서울경기지역출판지부를 포괄한다.안명희 의장은 지난
저출생·고령화·저성장은 당면한 위기다. 2년여 뒤면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술발전과 산업전환에 따른 노동시장의 변화는 점점 예측하기 힘들다. 노사갈등 요소가 늘어 가는 상황이다.김대환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59·사진)은 “노사가 서로 소통하고 협력적 관계로 나아간다면, 근로환경, 임금 등 여러 문제들을 슬기롭게 풀 수 있다”며 노사 자치·협력을 강조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중장년의 숙련 활용,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 필요성을 덧붙였다.가 지난 21일 오
지난 19일부터 국제운수노련(ITF) 안전운임대표단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ITF에 가맹된 8개 국가의 노조를 대표해 12명이 안전운임제 캠페인에 참여하고 한국 정부에 안전운임제 재도입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22일 공공운수노조와 안전운임 워크숍을 열었고 23일에는 국회 앞 기자회견, 세계 화물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여했다.지난해 하이트진로 화물노동자 파업에 연대한 데 이어 올해도 우리나라를 방문한 노엘 코드(58·사진) 국제운수노련 내륙운수실장은 방한 목적을 묻는 기자에게 “한국 보수정부의 노조탄압이 매우 우려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