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

“지난해 헤어진다고(그만두기로) 결심하고 1년이 지난 오늘이에요. 시원섭섭하냐고 물어보는데 아쉽기만 해요. 갈 때 되니 좋은 것만 생각나요.”

28년 동안 고용노동부 기자실장(사무운영주사·6급)으로 일하다 지난 19일자로 퇴임한 박현숙(57)씨 눈시울이 붉어졌다. 박 기자실장은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여러분 덕분에 기자실 생활 30년 잘 마무리하고 사고 없이 나가는 것 같다”며 “따뜻한 시선과 관심으로 양질의 기사 쓰는 전문기자님 되셨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는 노동부에 출입하는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일정을 공지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해 왔다. 노동부와 인연은 1984년 시작됐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은행 입사를 준비하던 그에게 아버지 친구가 노동부 입사 시험을 치를 것을 권유했다. 처음에는 공보실(현 대변인실) 계약직으로 업무를 시작했지만 1985년 11월1일 고용직(2종) 공무원으로 경력채용 됐다.

노사협의과와 감사관실, 근로기준과를 거쳐 1995년 대변인실로 돌아왔고, 그해 기자실장 업무를 자원했다. 박씨는 “기자실 업무를 해보고 싶었다”며 “긴장감이 있고, 빠르게 돌아가는 분위기가 나랑 맞을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 뒤 28년간 기자실장으로 일했다.

39년간 노동부에 몸담은 그는 노동관을 묻는 질문에 “정부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라고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동자 스스로가 내 노동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존중할 때 사회가 달라지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30년간 노동부 기자실장을 맡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떠나는 와중에도 노동부 걱정을 놓지 않았다. 박씨는 “노동이라는 출입처가 거칠고 힘들다. 일자리, 최저임금, 노동시간 등 국민 삶과 직결되는 이슈들이 많은 데다 노사 간 의견도 첨예하다”며 “노동부 공무원들이 어려운 현안을 다루는 만큼 출입기자들도 따뜻한 마음으로 접근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