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퇴직자총연합회

법정스님은 빨간 단풍을 보고 나이듦을 떠올린 모양이다.

“늙기가 얼마나 싫으면/ 가을을 태우다 태우다/ 이렇게도 붉게 멍이 들었는가// 한창 푸르를 때는/ 늘 시퍼를 줄 알았는데// 가을바람 소슬하니/ 하는 수 없이 너도/ 옷을 갈아입는구나// 붉은 옷 속 가슴에는/ 아직 푸른마음이 미련으로 머물고 있겠지// 나도 너처럼/ 늘 청춘인 줄 알았는데// 나도 몰래 나를 데려간 세월이 야속하다 여겨지네 (후략)”<단풍 너를 보니> 중

박인상 ㈔한국퇴직자총연합회 회장은 이 시를 인용하며 “우리 퇴직세대의 쓸쓸한 마음을 비유하는 것 같아 숙연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인 빈곤과 자살 등 국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전혀 진척이 없어 가슴 아프다”며 “퇴직세대도 어른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당당한 모습으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사정에서 두루 족적을 남긴 “퇴직세대” 17명의 원고를 묶은 책이 발간됐다. 제목은 <살아온 삶의 경험은 살아갈 삶의 나침반>이다. “노동과 ESG의 만남을 통해 행복한 노후를 꿈꾸다”(강충호), “오늘도 사과나무를 심는다”(박용순), “갚아야 할 빚, 지는 빚”(최삼태), “정년 후 나의 진로”(임준택)를 비롯해 17명의 반가운 이름을 지면으로 만날 수 있다. 책을 발간한 한국퇴직자총연합회는 “퇴직세대의 값진 노동운동 경험을 현직세대에 전수해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바람을 전했다.

한국퇴직자총연합회는 2007년 한국노총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퇴직한 이들이 중심이 돼 설립했다. 16년 만인 올해 5월 고용노동부에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설립 이듬해인 2008년 50여명의 원고를 취합해 처음으로 책으로 묶어 냈고 2020년부터는 매년 책자를 발간하고 있다. 이번 책이 다섯 번째 작품이다. 한국퇴직자총연합회는 이달 17일 오후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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