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매일노동뉴스가 노동을 바꾸는 사람 24명을 만납니다.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부조리한 노동의 세계에 작지만 확실한 균열을 내고 변화를 만드는 이들입니다. “라이 뺀질이! 라이 뺀질이! 그 말이 안 잊혀져요. 정말 그땐, 죽고 싶었어요.”우다야 마하다르 라이(57·사진) 이주노조 위원장이 목소리를 높였다. 1990년 한국에 들어와 금속·봉제공장 등을 거치며 지금껏 수많은 경험을 했지만 한국인 사장이 했다던 모욕적인 말은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대전의 가죽공장에 갔더니 부를 때마다 욕이었어요. 1년 동안 일하는 내내
A공장 관리자 B팀장은 일직·당직근무를 수행하는 사무직 노동자들의 불만을 접수했다. 순번제로 근무하면서 휴일·연휴기간이 걸리면 제대로 쉬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B팀장은 매주 근무계획에 편성돼 회사에 출근하는 현장생산반장과 에너지관리 담당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생산반장과 에너지관리 담당자가 불만을 노조에 접수하면서 B팀장과 노조 위원장은 갈등의 당사자가 돼 버렸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원창희 한국협상경영원 대표와 함께 협상교육과정을 거친 교육생들이 함께 펴낸
70대 여성 청소노동자 5명의 인생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노년알바노조(준)·알바연대·평등노동자회는 5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공운수노조에서 2권의 출판기념식을 열었다. 2021년 1권이 출간된 뒤 2년여만에 2권이 세상에 나왔다. 책의 부제는 ‘70대 여성 청소노동자들의 인생이야기’다. 194
공공기관 근로시간 면제자의 좌충우돌 활동기가 책으로 나왔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노조 황동준(47·사진) 위원장과 김경우 수석부위원장이 공동 집필한 책 는 노사관계부터 내부 갈등까지 이론이 아닌 현장 이야기로 채워졌다. 아무도 안 보는 노조 활동보고서 인쇄비가 아깝다는 게 책 집필의 출발이었던 것처럼 두 사람의 실용적 태도가 책 곳곳에 묻어났다.황 위원장은 사무처장이었던 김 수석부위원장과 함께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에서 만난 황 위원장은 앞으로 3년도 노조
영화 의 주인공은 산재로 사망한 남편 대신 조선소 용접공으로 일했던 윤화다. 그녀는 20년간 이 일터에서 일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그녀를 ‘윤화씨’보단 ‘형수’라고 부른다. 그녀가 몇 번이고, ‘왜 아직도 형수라 부르냐’고 따지듯 물어도 그녀는 그저 ‘형수’다. 윤화의 이 질문은 정말 의도가 궁금해서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20년간 몸 바쳐 일한 일터에서 왜 자신은 여전히 죽은 남편의 대체재일 뿐인지를 묻는 것에 더 가깝지 않을까. 번번이 ‘형수’라는 말에 분노하는 모습은 일터에서 소외받는 윤화의 처지를 보여준다.집에
“금속노조는 회계공시 결정 철회를 검토하면서, 고용노동부가 금속노조를 겨냥해 실시하는 근로감독 등에는 응하지 않기로 했다.”장창열(58·사진) 금속노조 위원장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중구 금속노조에서 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해 양대 노총이 노조회계 공시 결정을 한 뒤 내부적인 반론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명시적으로 결정의 ‘번복’을 언급한 것은 금속노조가 최초다.장 위원장은 지난해 당선해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그가 금속산업 전체의 산업전환에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 다가올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2월5
2024년 매일노동뉴스가 노동을 바꾸는 사람 24명을 만납니다.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부조리한 노동의 세계에 작지만 확실한 균열을 내고 변화를 만드는 이들입니다. 노무법인 ‘돌꽃’ 사무실 한편에는 각종 감사패와 공로패 사이로 ‘맥주 한 잔 하실래요?’라고 쓰인 액자가 있다. MBC 생방송 뉴스프로그램 에서 일하다 해고된 방송작가가 전달한 선물이다. 법인 대표노무사 김유경(51)씨에겐 남다른 의미를 가진 상장이다.‘맥주’는 김 노무사에게 승리를 뜻하는 암호였다. 2021년 중앙노동위원회 부당해고 심문회의 결전의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13대 회장에 김성호 공인노무사(노무법인 해담·사진)가 선출됐다.노노모는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동양생명 인재개발원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김성호 노무사를 선출했다고 24일 밝혔다. 김 회장은 노노모 9대 집행부 사무차장과 12대 집행부 부회장을 역임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소장과 직장갑질119 스태프, 서울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부운영위원장 등 활동도 이어 왔다.부회장에는 최진수(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이다솜(공공운수노조 법률원)·김유경(노무법인 돌꽃) 노무사가 선출됐다. 사무국장은 조영훈
“2021년 역사적인 9·2 노정합의를 이뤄 냈고, 2022년 (산별노조로 사상 첫) 정책대회를 열었고, 지난해에는 19년 만에 산별총파업을 했어요. 뒤를 따라가는 사람으로서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죠.”이달 1일 임기를 시작한 최희선(53·사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역사적’ ‘사상 첫’ 같은 수식어가 붙는 전임 집행부의 성과를 나열하며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지난해 산별노조로 전환한 지 25주년을 맞은 보건의료노조는 ‘1세대 활동가’들이 지난달 정년퇴임하며 세대교체에 따른 변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최 위원장은 그간 제도개선
몇 달 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참여했을 때 일이다. 당시 회의는 정신질환이 대상이었는데, 한 자살 사건에 눈이 갔다. 해당 사건의 피재자는 공공기관에 소속된 여성 예술가로, 연습 중 부상을 당해 휴직했다가 뒤처지는 느낌에 압박을 받다 사망했다.이 자료에 눈이 머문 까닭은 그날이 내가 인지행동치료를 종료한 지 보름이 흐른 시점이라서였다. 그러니까 나는 해당 사건의 산재여부를 판단할 의사이기 전에, 예술적 열망이 스스로를 어떤 식으로 해하는지 생생히 겪은 한 소설가였다. 주어진 정답 없이 결과를 창조해야 하는 작업은 무한한 선택지 사
지금은 노동정치 1기의 마무리 과정이다. 민주노동당 출범으로 큰 충격을 줬던 초기의 실험은 의미 있고 대단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노동정치는 기존 정치 안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제 노동정치 1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져야 할 때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출발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는 궁리다.선거를 앞두고 조급해할 필요 없다. 이번 선거 이후 양당은 몰락할 것이다. 선거 이후가 더 중요하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한, 노동은 가장 중요한 의제일 수밖에 없다. 변화의 시대는 곧 올 것이다. 긴 시간
공공기관 근로시간면제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책 가 나왔다.18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노조(위원장 황동준)는 지난 3년간 9기 집행부 활동을 중심으로 노조 활동에 대한 책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공동 저자로 황동준 위원장과 김경우 수석부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시중에 노동법과 노사관계 실무를 담은 책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노조 대표자의 현장성 넘치는 경험과 고민을 담은 책은 찾기 어렵다. 황 위원장과 김경우 수석부위원장은 이런 점을 고려해 근로시간면제자 활동부터 노사관계 다양한 장면, 조합원과의
언론노조와 시민단체는 가족·지인을 동원해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업무방해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언론노조·민언련·새언론포럼·문화연대는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3일 국민권익위원
공공운수노조 4기 임원선거 결과가 발표되자 ‘의외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당초 가장 열세라고 평가됐던 후보조가 당선하는 결과가 나와서다.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58·사진)은 자신감과 깊은 고민이 함께한다. 기대와 우려 속에 탄생한 집행부·공공운수노조에 대한 사소한 평가도 놓치고 싶지 않아 했다. 그의 말에서는 현장성과 소통, 그리고 투쟁이라는 세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엄 위원장은 2007~2009년 철도노조 위원장을 지낸 뒤 차량 정비를 하며 ‘현장’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가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 실업급여 수급요건 강화 등 사회안전망 약화를 통해 노동자를 취업시장에 묶어 두려는 접근, 이런 노동정책에 저항하지 못하도록 노조를 범죄·비리집단으로 몰아붙여 힘을 빼는 구상. 윤석열 정부가 지난 2년간 추진한 노동정책에 대해 이병훈(66·사진) 중앙대 명예교수(사회학)가 내리는 진단이다.이 명예교수는 정부가 여기서 멈추지 않으리라 내다봤다. 4월 총선에서 정부·여당이 승리하면 파견허용 업종 확대와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노조의 파업시 사업장 점거 금지 등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와 관련해 언론노동자들이 지상파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언론노조는 12일 오전 성명을 내고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는 대주주 입장에선 눈 앞의 위기 모면일지 몰라도 지상파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 나아가 방송독립과 언론자유와 직결되는 분수령”이라며 “대주주의 사익을 앞세우거나 권력의 방송통제 언론장악 도구로 악용된다면 언론노동자와 시민의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SBS는 태영그룹의 계열사다. 그룹 모태나 다름없는 태영건설이 막대한 채무를 갚지 못해 워크아웃을 개시하면서 S
박해철 공공노련 위원장이 22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박 위원장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5층 여율리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노동과 정치는 함께 갈 수밖에 없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2018년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장에 선출된 그는 재선에 성공하면서 4년간 민주당과 한국노총
정부가 임명한 2명 체제로 운용되는 방송통신위원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전문가 중심으로 상임위원을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가공무원노조는 8일 성명을 내고 “여야는 정쟁을 멈추고 방통위가 제 기능을 수행하도록 공석인 상임위원을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방통위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회 청문보고
‘보건의료노조 고유명사’ 지난달 말 이주호(61·사진) 전 보건의료노조 정책연구원장 정년퇴임식에서 후배들이 그에게 건넨 감사패에 적힌 문구다. 노조가 산별노조로 출범하기 전인 1993년 병원노련 시절 입사해 30년간 꼬박 정책·기획 담당자로 일한 이주호 원장이 지난달 말 정년퇴임했다.정책기획실장·전략기획단장·정책연구원장 등을 거친 그는 독일 석사과정 유학 생활 1년과 민주노총 파견 3년을 제외하고는 30대 초반부터 인생을 전부 노조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암부터 무상의료’ ‘보호자 없는 병원’ 같은 화두를 던지고, 임금
우리나라는 25년 만에 경제성장률이 일본에 역전당했고, 수출·내수 모두 성적이 저조하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가 현실화하는 등 암울한 경제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종부세·법인세 등 이른바 부자세 감면으로 세수부족 현상도 심각하다. 무엇보다 올해 출산율 0.7명이라는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인구소멸 국가’ 1위로 꼽힌다고 한다.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물가·고용·성장·주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한국 경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2위라고 보도한 것을 경제정책 선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