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건의료 분야 화두는 ‘좋은 일자리 창출’이다. 인력부족과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해 ‘출근하고 싶은 병원’을 만들자는 의미다. 성심병원 갑질 논란을 포함해 최근 서너 달 새 병원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이 논의에 불을 지피는 데 한몫했다. 보건의료노조가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국제세미나를 열었다. 미국·독일·캐나다를 비롯한 국외 노동단체
“민주노총과 산별연맹 지침만 기다리는 수동적인 활동이 아니라 대구지역 차원의 사업과 투쟁을 결의하고 책임지는 민주노조 운동의 기풍을 되찾을 겁니다.” 지난해 말 치러진 민주노총 임원직선제로 대구지역본부장에 당선한 이길우(50·사진) 본부장의 포부다. 이길우 본부장은 2015년 4월24일 대구지역 민주노총 총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7개월간 구속됐다. 주변
사업자등록을 한 개인사업자지만 사용자에게 매여 일하는 '근로자영자' 특수고용직. 노동계는 위장 자영업자인 특수고용직의 고용불안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조 설립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조를 개정해 노동자 범위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택배연대노조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수차례 서류
정부가 5년 내 산업재해사고 사망만인율을 절반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에 대한 원청·발주자 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정부는 지난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타워크레인사고 이후 중대재해 예방과 대응에 심혈을 기울여 왔지만 거듭되는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민동식(60·사진) 전국산재노조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간주하도록 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시행을 앞두고 해고됐거나 해고위기에 처했던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서비스연맹 홈플러스일반노조와 홈플러스스토어즈는 올해 7월1일자로 무기계약직 57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570명 중 237명이 2007~2008년
우정사업본부와 우정노조가 지난달 17일 집배원 주 5일제 시행에 합의했다. 복무체계를 월~금(통상구)과 화~토(소포구) 2개 조로 나눠 주 5일제를 정착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24개 우체국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하고 하반기에 확대한다.노사가 합의 내용을 발표하자 노동시간이 단축될 것이라는 기대와 기존 통상구 인력감축으로 노동강도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주 5일제를 시행하려면 우체국이 토요택배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우정노조 서울사무소에서 김명환(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여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서울시장 선거에는 20대 국회 첫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상호(56·사진) 의원이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했다.가 지난달 3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우상호 의원을 만났다. 우 의원은 17·19·20대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구갑에 출마해 당선했다. 영화 이 그린 시대의 한복판에서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민주화투쟁을 이끌던 중 이한열 열사의 죽음을 지켜봤다.“4년 내내 서울시장직에만 집중
부산교통공사는 기간제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결과를 지난달 발표하며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이 아닌 일반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홍보했다. 기간제 비정규직 83명을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2월26일자로 모두 해고하고 공개채용을 실시해 정규직으로 ‘새로’ 뽑는다는 통보였다. 기존 기간제 노동자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해고 위기에 몰린 기간제 비정
농협중앙회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신경분리)한 사건은 정부의 실적내기 식 정책 추진과 약속 미이행이 한 기업을 얼마나 망가트릴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 사례다. 이명박 정부는 2017년 추진할 예정이던 농협 신경분리를 5년이나 앞당겨 2012년 관철시켰다.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농협은 정부 손을 빌렸다. 이명박 정부는 신경분리에 따른 필요자금
지난해 5월1일 발생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사고 이야기를 꺼내자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손 바삐 움직여 눈물을 훔쳤지만 흐르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골리앗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이 충돌한 그날, 그는 거기에 있었다. 몸 어느 곳 하나 다친 곳이 없었지만 사고 후 8개월이 지난 지금도 2주에 한 번 병원을 찾는다. 얼마 전 TV에서 타워크레인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먹은 것을 토해 냈다. 길을 가다 크레인만 봐도 심장이 뛰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휴대전화 진동에도 깜짝깜짝 놀란다. 그는 사고로 마음의 병을 얻었다. 타워크
불과 1년여 전까지만 해도 정부와 대척점에 서 있던 노동계 대표 인물의 공공기관행은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혹자는 아쉬움을, 혹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18일 취임한 김동만(59·사진)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얘기다.김 이사장은 지난해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내정 전후로 수차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보다 전문성을 가진 공단 내부 인사 발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숙고를 거듭하던 그가 취임 후 태세를 전환했다. 공단 사업과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공부하고 있다. 과거 공단이 추진한 사업을
“주 5일제가 도입된 지 14년이 지났지만 집배노동자는 예외입니다. 노동시간단축을 선도해야 할 국가기관이 먼저 토요배달을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지난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토요택배 폐지 결의대회에서 와 만난 최승묵(45·사진) 집배노조 위원장은 이날도 토요배달을 마치고 결의대회에 나왔다. 그는 “집배
얘기를 나누던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 간부 4명이 한꺼번에 왈칵 눈물을 쏟았다. 고 이은주 전 지부장 얘기가 나왔을 때였다.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한참이 지나서야 김은선 지부 여성부장이 입을 열었다.“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이은주 지부장님이 너무 불쌍해요.” 목소리가 떨렸다. 김은선 부장은 “그 일을 겪고 더 악에 받친 것 같다. 그런 부조리한 일들을 반드시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이은주 전 지부장은 지난달 26일 갑작스럽게 숨을 거뒀다. 그는 수간호사급 연차였지만 5~10년차 간호사들과 함께 응급실 3교대 근무를 했다. 노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광장의 혁명이 정부기관으로, 직장으로, 공동체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성과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정부는 최저임금위원회를 통해 2001년 이후 최대 폭(16.4%)으로 오른 7천530원을 올해 최저임금으로 결정했다. 공공부문에서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할 산입범위 확대 논의가 정부·정치권 유력인사의 호위 속에서 본게임을 앞둔 형국이다. 현장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직종·방식·규모를 두고 하루하루 피 말리는 줄다리가 펼쳐진다.지난해
완벽한 아틀리에였다. 그곳은 단숨에 전진경(44·사진) 작가의 예술적 영감을 흔들었다. 전기가 끊겨 어둡고 컴컴한 공간에 흉물스럽게 뜯겨진 폐전선이 머리 위에서 덜렁였다. 수년째 묵은 먼지가 한가득이었다. 그런데 그에겐 보물창고를 만난 것이나 다름없었다."딱 들어왔는데 느낌이 확 오더라구요. '여기서 나는 되게 멋진 일을 할 수 있겠구나' 너무 설레 잠도 안 왔어요."한때 기타 만드는 소리 요란했을 인천 부평구 갈산동 421-1번지. 콜트악기 공장 얘기다. 지금은 대형 LPG 가스충전소가 들어서 옛 모습은 찾아볼
“루돌프 사슴 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만일 내가 봤다면~” 통통 튀는 캐럴 소리에 시내버스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휩싸였다. 운전석 뒤에는 반짝반짝 장식품이 달린 크리스마스트리가 눈길을 끌었다.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버스회사 광남자동차 주식회사가 운행하는 시내버스 풍경이다. 광남자동차는 회사 주식 90% 이상을 광남자동차노조 조합원이 소유하고 있는 노동자
“불현듯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학생들이 충격을 받을까 봐 마음 고쳐먹고 소명서를 제출하고 연수를 갔죠. 창피해서 말도 못하고 많이 울었어요.”지난 15일 전교조 연가투쟁에서 만난 김인섭(60·가명)씨 말이다. 경기도 A고 교사인 김씨는 이날 교원평가제에 얽힌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김씨는 5년 전 교원평가에서 학생 3명으로부터 최하점을 받았다. 김씨는 “익명이어서 증명할 수는 없지만 누군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당시 중학교 2학년 담임이었던 김씨는 남학생 3명의 잘못을 꾸짖은 적이 있었다. 남학생 3명이 여학생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했던 공약입니다. 대통령께서 결단해야 합니다." 11일 정오 정부세종청사 인근 인사혁신처 건물 로비 앞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은 이연월(52·사진) 공노총 위원장의 표정은 단호하면서도 절박했다. 이 위원장 뒤에는 '단식투쟁 1일차' 팻말이 놓였다. 박근혜 정부가 무보직 4급과 5급 공무원에게까지 확대한 성과연봉제 시행 중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3개 노조가 지난달 12일 마트산업노조(위원장 김기완) 출범을 선언했다. 노조 통합을 묻는 조합원 총투표 투표율은 85.9%, 찬성률은 96.8%다. 기업노조 해체를 주저하는 대개의 경우와 딴판이다. 김기완(41·사진) 위원장은 "마트산업의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하는 저임금·중노동·감정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장부를 살피는 일은 언제나 회사 일로 여겨졌다. 주어진 일만 해도 하루가 짧은 노동자에게 숫자란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었다.그러다 자주 아차 하는 순간이 생긴다. 쌍용자동차·기륭전자·동광기연에서 벌어진 일이 그렇다. 폐업한 사업장을, 사라진 일자리를 되돌리는 일은 보통 힘든 게 아니다. 수년이 걸리고, 성공하리란 보장도 없다.일에는 때가 있다. 민주노총 법률원이 11일 ‘노동자 기업경영분석실’ 문을 연다. 현장 노동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아차 하기 전에 경영과 자금 상황을 파악하자는 취지다. 공인회계사 자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