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주 5일제가 도입된 지 14년이 지났지만 집배노동자는 예외입니다. 노동시간단축을 선도해야 할 국가기관이 먼저 토요배달을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지난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토요택배 폐지 결의대회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최승묵(45·사진) 집배노조 위원장은 이날도 토요배달을 마치고 결의대회에 나왔다. 그는 “집배노동자가 사고와 죽음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우정사업본부가 추진하는 주 5일제를 왜 짝퉁이라고 하나.

“주 5일제 합의 내용에서 가장 중요한 ‘어떻게’가 빠졌다. 주 6일 근무하던 집배원들이 주 5일 근무를 하려면 기본적인 인력충원이 필요하다. 과거에도 소포구를 분리 운영해 시행하려고 했다가 중단된 제도다. 다시 현장에서 인정받으려면 적정인력에 대한 인력충원 예시라도 내놓아야 하는데 그게 없다. 핵심이 빠져 있다는 말이다. 집배원 장시간·중노동의 핵심 원인은 부족한 인력이 과도한 물량과 구역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부하량이 과중한 게 문제인데, 이를 이원화 근무체계로 해결할 수 있겠나. 우정사업본부가 추진하는 주 5일제에 필요한 적정인력이 얼마인지 제시하지 않으면 공허한 정책일 뿐이다.”

- 우체국 토요택배 사업을 폐지하자는 입장인가.

“그렇다. 토요택배는 공공성이 크지 않다. 우정사업본부는 국민 민원 핑계를 대지만 대국민 홍보를 하면 민원은 줄어들 것이다. 일반 국민 편의보다 기업 요구에 따라 토요배달을 재개한 것이다. 토요배달 재개는 국민 민원을 볼모로 전체 우정노동자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 처사다. 또 택배사업이 매년 확대되는 과정에서 사용주가 적정인력을 유지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택배 물량을 집배인력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

- 집배원 과로사망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지난해만 해도 우정사업 종사자 19명이 사망했다. 세대수 증가로 배달환경이 나빠지고 등기·택배 물량이 늘어났다. 평일에도 장시간 중노동을 한다. 주말까지 근무하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 토요배달이 1년2개월 동안 폐지됐을 때 평균 근무시간이 단축되고 안전 사고율이 낮아졌다. 토요택배를 폐지하는 것은 노동강도를 줄이고 적정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는 뜻이다. 노동자가 건강해야 사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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