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승무원들이 다시 서울지방노동청 7층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최근 철도공사의 로비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지난 23일 법률자문단 한 위원이 갑자기 해촉되면서 승무원들의 불안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승무원들은 9월 중순에 발표하겠다는 이상수 노동부 장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철도공사의 로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KTX승무지부는 25일 오후 4시40분부터 조합원 51명이 서울노동청 7층에서 농성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7층은 승무원들에 대한 불법파견 재조사를 벌인 노사지원과가 위치한 층이다. 현재 승무원들은 로비와 민원실을 점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무원들은 지난 20일 오후부터 이틀 동안 서울노동청 7층에서 철야농성을 벌이다가 오는 29일에 조사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이상수 장관의 약속을 듣고 자진 해산한 바 있다. 당시 승무지부는 ‘KTX 여승무원 불법파견 관련 철도공사의 입장’이라는 과장된 내용의 문서를 철도공사가 정부 요처에 배포했다며 로비의혹을 제기했다.

“로비가 개시되고 나서 18일로 예정됐던 법률자문단 회의가 연기되고 발표시점도 뒤로 밀렸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지난 23일에는 법률자문단의 한 위원이 갑자기 해촉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압과 로비에 의해 조사결과를 뒤집으려 한다”는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KTX승무지부 손지혜 상황실장은 “조사결과 발표 예정일이 턱없이 뒤로 밀리고 법률자문단의 위원은 외부에 공개됐다며 해촉했다”며 “현장조사에 참여했던 노무사 2명은 여전히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공개여부가 해촉사유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편 서울노동청에 대한 비난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철도공사가 26일 500여명 규모의 집회를 서울노동청 앞에서 열겠다고 밝힌 데 이어 여성노동네트워크도 이날 저녁 같은 장소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일련의 사태에 항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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