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코오롱의 정리해고자 3명이 6일 오전 5시30분부터 구미코오롱 공장의 철탑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 철탑은 50미터 높이로 15만볼트의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이며, 이들 3명은 25m 지점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노조 관계자는 "고공농성 중인 3인은 '코오롱의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철회, 부당노동행위와 노동탄압 책임자 처벌’ 요구가 관철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각오로 올라갔다"고 전했다.


고공농성 중인 철탑 주변에는 구미지역 노동자들이 연대집회를 열고 함성과 구호를 외치고 있으며, 경찰은 119 구급차량과 소방차를 주변에 배치시키고 이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다.

코오롱노조는 "코오롱의 악질적인 노동탄압과 인권유린으로 노동부를 비롯한 김관용 전 구미시장, 구미지역 시민단체 관계자, 과천 통반장협의회까지 나서 노사 간 직접 교섭을 촉구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코오롱은 이들의 제안(노사교섭)을 '구조조정과 관련한 대화는 없다, 250명을 더 정리해야 한다'는 말로 일언지하에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주)코오롱 김남수 부사장은 노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문한 김관용 전 구미시장에게 “(현 집행부와) 대화는 없고 추가적으로 250명의 인원정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코오롱노조가 이처럼 극단적 방법을 동원하여 농성에 나선 배경으로는 노동부 특별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난 부당노동행위자에 대한 구속수사 여부가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이유로 미뤄지고 있기 때문.

노조는 지난 1월 노동부가 (주)코오롱에 대한 특별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당노동행위 사실이 인정되어 검찰에 구속의견으로 송치됐음에도, 검찰쪽에서 정리해고 정당성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 이후로 구속수사 여부를 미루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부당노동행위 사실은 엄연한 위법행위임에도 노동부와 검찰쪽은 중노위가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판정내릴 경우, 모든 사태가 정리될 것이라고 오판하고 있다"며 "노동자에게는 쇠방망이, 자본가에는 솜방망이를 휘두르는 정부와 사법부로 인해 노동자가 목숨을 걸어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최일배 노조 위원장은 정리해고 철회와 부당노동행위 구속처벌 등을 요구하며 6일 현재 15일째 단식농성 중이며, 100여명의 정리해고자 전원도 6일부터 집단단식에 돌입했다.

<전화 인터뷰> 송전탑 올라간 전기철 코오롱노조 부위원장
"목숨을 담보로 할 만큼 절박했다"
노동부 인정한 부당노동행위자 구속·수사해야
- 철탑 농성장에 올라간 배경은?
"지난 1월 노동부 특별조사 결과에서도 나왔듯이 코오롱의 부당노동행위가 명백한 사실로 밝혀졌다. 노조에서 역시 검찰에 사쪽의 부당노동행위를 고소, 고발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노동부나 검찰쪽에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정리해고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건)이 나오기 전에는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 부당노동행위 사실과 해고 문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는 노동부와 검찰이 극단적으로 '회사 편들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난해 7월에 합법적으로 선출된 노조위원장을 회사가 인정하지 않고 현장 조합원에 대한 대대적 탄압을 가하고 있다. 너무나 절박했기 때문에 목숨을 건 고공농성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 현재 요구하는 바는?
"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것이다. 또한 노동부로부터 구속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부당노동행위자에 대한 구속·수사를 실시해야 한다."


- 감전 위험은 없나?
"위험을 감수하고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올라올 때 약간의 양식과 합판을 준비했으나 송전탑 구조상 도저히 앉을 수가 없다. 15만V 전류가 흐르고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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