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2일 오후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자처했습니다. 기자회견이 잡히자 개각과 관련된 내용이고, 일각에서는 김기춘 실장이 사퇴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일부 청와대 비서진 공석도 있었고, 워낙 언론에서 개각 가능성을 제기했던 판이니까요. -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기자회견은 1분도 안 돼 끝났습니다. 할 말
겨울, 눈 쌓인 광장에 깃발이 많았고 목소리 높았다. 불통에 분통 터진 사람들 빼곡해 수만에 이르렀다니 종종 전화가 안 터졌다. 불통은 불통을 낳았다. 그곳 어디로든 뻗어 사통팔달의 요지였으나 성벽 같은 차 벽에 막혀 깃발은 자주 헤맸다. 불통은 또한 불통을 예고했다. 신통방통 샛길 열어 가며 깃발 나선 곳이 광화문사거리, 언젠가 컨테이너 산성 높았던 그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동안 우리 사회는 수십 년을 후퇴한 각종 이슈로 몸살을 앓았다.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 이후 사라진 줄 알았던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 현실로 확인됐고, 수십 년 동안 잘 지내 오던 전국교직원노조가 하루아침에 불법단체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고용노동부와 협의까지 마무리했던 전국공무원노조는 설립신고증이 반려됐다. 부정선거 의혹
국가정보원과 군대까지 총동원해 ‘비정상적인 선거’를 통해 집권한, 그리하여 집권 1년차에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새해인사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0년 온갖 불법과 탈법으로 법정에 섰던 이건희 삼성 회장이 “새해에는 국민들이 좀 더 정직했으면
2014년이 밝았다. 박근혜 정부 2년차다. 새해부터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달 31일 서울역 앞 고가대로에서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를 요구하며 분신한 시민이 새해 첫날 결국 사망했다. 철도파업은 막을 내렸지만 코레일은 새해 벽두부터 대량징계를 언급하고 있다.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근 설왕설래한
- 2013년을 몇 시간 안 남긴 지난달 31일 오후 안타까운 소식이 보도됐는데요. 한 40대 남성이 서울역 앞 고가대로 위에서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를 요구하며 분신을 시도했습니다. 그는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새해 첫날 사망했습니다. - 경찰이 현장에서 수거한 수첩에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rd
2012년 말은 박근혜 대선후보 당선에 절망한 노동자의 자살로 끝나더니, 2013년 말은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의 분신 소식으로 저물었다. 철도노조의 파업과 이에 대한 사회적 연대 에너지로 잠시 변화의 조짐이 비치는 듯했지만 실물적인 희망을 세우기엔 아직 손에 잡히는 것이 없는 느낌이다.2012년에도 생존의 벼랑에 몰린 비정규 노동자의 저항이
2013년 10월24일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가 예고된 10월24일 새벽 법원에 제출할 자료를 정리하다 1989년 문교부가 일선 교육청에 내렸다는 ‘문제 교사 식별법’(전교조 설립 이후에는 ‘전교조 교사 식별법’으로 바뀜)을 보고 키보드를 멈췄습니다. 촌지를 받지 않는 교사,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과 상담을 많이 하는
“역사는 진보하는가”는 진부한 논의 중 한 꼭지다. “끊임없이 발전한다. 현재의 정체는 더 큰 진보를 위한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는 주장에 필자는 늘 동의해 왔다. “동의하고 싶었다”는 게 솔직하다. 그렇지 않다면 살아가는 ‘희망’이 없지 않는가.그러나 2013년은 이러한
- 김인철 공공운수노조 서울경기지역버스지부 진흥고속지회장이 고공농성 89일 만에 땅을 밟았습니다. 진흥고속은 강원도 소재 대표적인 장기투쟁 사업장인데요.- 김 지회장은 살을 에는 추위를 온몸으로 견뎌냈는데요. 결국 내려오자마자 병원으로 후송됐는데요. - 완전한 승리는 아니더라도 투쟁의 거점인 지회 사무실을 얻었습니다. 회복된 몸으로 현장에서 다시 투쟁을 펼
올해 하반기 동안 조계종 산하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에서 준비하는 이주민 노동자를 만나는 종단 내의 단체와 스님들을 위한 상담매뉴얼 정비작업을 함께했다. 큰 품을 들이기보다는 기존의 잘 정리된 자료들을 최신의 상황에 맞게 정비하는 작업이었다. 여기에 더해 이주노동자들을 비롯해 그들을 만나는 스님들과 단체 사람들을 직접 만나 기초적인 노동법 교육과 함께 이주
이달 22일은 나에게도 그리고 우리 동지들에게도 무척 충격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다. 민주노총 본부가 경찰들에 의해 찢기고, 부서지고, 모욕당했다. 그 모습이 공중파를 타고 전국의 안방으로 전송됐다.혹자는 그 모습을 보고 쾌재를 불렀을지 모르지만, 필자의 가슴은 분노와 자괴감으로 가득했다. 그들과 함께 온몸으로 저항하지 못했다는, 그곳에서 동지들을 부둥켜안고
1. 민주노총이 침탈됐다고 난리다. 지난 22일 민주노총에 공권력이 투입됐다. 불법파업이라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간부 10명을 체포하기 위해 약 6천명의 경찰병력이 민주노총을 강제 수색했다. 대한민국의 권력은 적법한 공권력의 투입이었다고 말한다. 과거 파업 중인 사업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과 뭐가 다르냐고 권력을 비난한다. 혹은 과거 공권력 투입과 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붙고 나서 처음 며칠은 내용을 제대로 읽어 보지 않았다. 계속 기사가 나고 몇 건의 인터뷰 섭외가 들어오면서 꼼꼼히 읽지 않을 수 없었다. 파업 하루 만에 통보된 철도노동자들의 직위해제와 밀양 송전탑에서의 목숨을 건 저항에 대한 안타까움과 불통하는 정부에 대한 분노와 함께 이 미친 세상에서 당신들은 안녕하신
이러쿵저러쿵(쿵쿵)은 기사엔 없는 취재 뒷이야기와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담는 지면입니다. 2013년 쿵쿵 역시 노동현장의 다사다난했던 목소리에 귀 기울였습니다. 화나고 답답한, 그러다 웃음이 나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정부 첫해, 응답 좀 하세요최근 본격화된 노정 갈등이 하루아침의 일은
얼마 전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36세의 새파랗게(?) 젊은 후보가 당선됐다고 해서 커다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언제인가 한 노조간부와의 대화 중 이런 말이 나오기도 했다. “요즘 집행부 모임이 있으면 40대가 담배 심부름 합니다.” 철도노조 파업을 이끄는 지도부 또한 희끗희끗한 머리와 함께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90
2014년 새해 나의 꿈은 “모든 노동자의 귀족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20년 일한 노동자의 평균연봉이 7천만원은 되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 각종 수당이나 상여금을 복잡하게 넣지 않고도, 하루 8시간·주 40시간 일해 받는 연봉이 7천만원이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생산직이든 사무직이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남성이든 여성이든, 고학력이든 저학력이든 상관없다. 20여년 일한 노동자라면 주 5일 하루 8시간 일하고 누구나 연봉 7천만원을 받으면 좋겠다. 한 직장에서 20년을 일하든, 직장을 옮겨 다
안녕들 하십니까, 누군가 손글씨 적어 안부를 물었고 사람들이 응답했다. 저마다의 사연이 담벼락에 빼곡했다. 으레 주고받던 인사치레는 이 겨울 위로를 품었다. 우문에 그칠 운명이었으나 현답을 이끌었다. 하 수상하다는 시절 덕이다. 탓이다. 응답하라, 애끓던 타전 소리 내내 거리에 무성했지만 끝내 무상했다. 찢어진 신문고 소리는 구중궁궐 안채에 이르질 못했다.
실로 오랜만이다. 양대 노총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인 것 말이다. 2011년 4월 양대 노총 지도부가 공동 시국선언을 한 지 2년 만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96년 12월 김영삼 정부와 신한국당의 노동법 날치기에 맞서 양대 노총은 공동 총파업을 벌였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양대 노총 공조는 처음이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선언했고, 한국노총은 노사정 대화 중단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힘이 아닌 공정한 법이 실현되는 사회, 사회적 약자에게 법이 정의로운 방패가 돼 주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취임 1년도 안 돼 각계각층으로부터 퇴진요구를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상상도 하지 못할 거짓말을 하라.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