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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안녕
▲ 김정우 전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은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감옥엘 갔다. 대한문 앞 천막농성장 철거를 방해했다는 이유였다. 김 전 지부장이 지난 3월 무급휴직자 복귀를 환영하기 위해 공장 정문을 찾아 안쪽을 바라보고 섰다.

▲ 전태일 열사 43주기 추도식이 어김없이 열렸다.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이 흉상에 작업복을 입혔다.
▲ **삼성전자서비스서초1 - “전태일님처럼 그러진 못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 수리기사였던 고 최종범씨가 남긴 말이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비롯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서초동 삼성그룹 본관 앞에서 삼성 로고가 새겨진 깃발을 불태웠다.
▲ 경찰이 파업 중인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최루액을 쏘며 민주노총이 입주한 경향신문사 건물로 진입하고 있다. 철도노조 지도부는 거기 없었다. 압수수색 영장은 기각됐다.
▲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개입에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섰다.
▲ 쌍용차 해고자들이 자동차를 만들었다. 그 실력 녹슬지 않았던지 자동차는 굴러갔다. 한 해고자가 완성차 발표를 위한 문화제 자리에서 무대를 지켜보고 있다.
▲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오수영ㆍ여민희 조합원이 혜화동성당 종탑에 올라 202일 동안 농성을 벌였다.
▲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이유로 정부는 전교조에 노조 아님을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전교조 조합원들이 삼보일배 행진을 하고 있다.
▲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최병승ㆍ천의봉씨가 296일 동안 철탑 농성을 벌였다. 지난 7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공장 진입을 시도하며 충돌이 발생했다. 물대포와 소화기 분말로 시야가 흐릿하다.
▲ 희망연대노동조합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 조합원들이 원청 책임자성 인정과 성실교섭 촉구를 위해 본사 건물에서 점거농성을 벌였다. 진짜 사장이 책임지라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싸움이 잇따랐다.
안녕들 하십니까, 누군가 손글씨 적어 안부를 물었고 사람들이 응답했다. 저마다의 사연이 담벼락에 빼곡했다. 으레 주고받던 인사치레는 이 겨울 위로를 품었다. 우문에 그칠 운명이었으나 현답을 이끌었다. 하 수상하다는 시절 덕이다. 탓이다. 응답하라, 애끓던 타전 소리 내내 거리에 무성했지만 끝내 무상했다. 찢어진 신문고 소리는 구중궁궐 안채에 이르질 못했다. 불통이 신통했다. 이르지 못한 외침은 여기 또 저기 철탑에 두어 줄 내걸려 빛바랬다. 돌아갈 곳 없는 발길은 대한문 앞이며 공장 문 앞을 맴돌았다. 떠나지 못한 영정이 오래도록 거리를 떠돌았다. 손배 가압류 딱지는 선명했다. 노조 아님 통보가 재빨랐다. 선거 부정을 꾸짖는 촛불은 물포에 젖었다. 최루액이 거기 섞였다. 물타기가 잇따랐다. 종북몰이 거침없었다. 파업은 으레 불법이었다. 기어코 경찰 수천명이 문 부수고 들어가 헤집은 곳은 노동조합총연맹 본부였다. 경찰력 빈틈없는 호위 아래 대한문 앞 꽃밭이 올해 다만 안녕했다. 2013년, 안녕 못한 노동의 풍경이다. 안녕을 묻는 사람들의 초상이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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