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도와 끊어진 철로 위에 열차가 그려진 조형물을 앞세우고 대구 범어네거리를 지나 동대구역으로 향하며 남북철도를 잇자고 열심히 행진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반도 평화 행진단이 그 주인공다. 가 지난 12일 행진단을 진두지휘하는 김찬수(60·사진)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대구평통사)’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대구·경북 진보운동의 선구자이며 산증인이다. 학생운동에 이어 대구지역 노동조합연합 정책실장과 민주주의 민족통일 대경연합 집행위원장 및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을 역임했다. 사드배치 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장과
파란색 카네이션 조형물 밑으로 고 서지윤 간호사의 얼굴과 어머니의 편지가 새겨진 오각기둥이 있다. 조형물의 주변에는 돌 벤치 세 개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동그랗게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파란색 카네이션은 감사·응원·연대를, 돌 벤치 세 개는 간호사의 3교대 근무를 의미한다.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앞에 설치된 고 서지윤 간호사 추모조형물이다.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시민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서울의료원 앞에서 고 서지윤 간호사 추모조형물 제막식을 열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9년 9월 추모비 건립을 약속했지만 추모비는
“청년 조합원 중 ‘말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노골적인 의사표현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의사결정 구조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세대교체의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캐치프레이즈로 당선한 박인호(49·사진) 철도노조 위원장이 지난달 1일 임기를 시작했다. 새 집행부 화두는 노조 내 세대 갈등 해소다. 2005년 대규모 공채 이후 10년 넘게 신규채용이 원활하지 못했던 탓에 최근 5년 새 2030 조합원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준 2030 조합원 비율은 32%다. 같은 기간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것이다. 4년이 지난 지금 국민은, 촛불은 다시 묻는다. 한국 사회 현실이 정말로 그렇게 가고 있느냐고.결론은 “그렇지 않다”로 귀결되는 듯하다. 4·7 재보궐선거 결과가 적나라하게 이를 증명했다.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정부·여당에 국민은 무엇을 요구하고 있나.사회경제개혁을 위한 지식인선언네트워크가 펴낸 (동녁·2만5천원·사진)은 우리 사회 복합위기가 제기하는 대전환 과제에
새 칼럼 윤·희의 가 27일부터 격주 화요일에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필진은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의 정혜윤 연구위원·장진희 연구위원입니다.정치학(비교정치)을 전공한 정혜윤 연구위원은 일본정당과 노동조합 간 관계에 대해 학위논문을 썼습니다. 보기 드문 노동정치 전문가로서, 한국 노동운동이 민주주의에서 주요 행위자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연구작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경제학(산업조직)을 전공한 장진희 연구위원은 개인 간 임금 격차가 기업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으로 학위를 땄습니다. 여성노동자 임금 및 직
김경희(54) 방과후강사노조 위원장은 유쾌하고 현명한 사람이다. 방과후강사가 겪는 문제와 해결책에 대해 쉽고 분명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선전전을 하다 생긴 에피소드나 일상에서 겪은 즐거운 일을 나누는 일에도 거리낌이 없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할 때도 자신이 보고 들은 경험을 빼놓지 않는다. 전국의 조합원, 방과후강사들과 나눈 이야기는 노조 간부인 그의 자산이기도 하다.그가 최근 펴낸 책 (사진·호밀밭·1만3천800원)에는 16년간 방과후강사로 살아 온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겼다. 페이지를 넘기
서비스연맹이 1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에서 ‘노동자 건강권 쟁취투쟁의 달’을 맞아 노동안전 사진전을 열었다. 택배·학교급식·백화점·마트 배송·가전방문서비스 노동자의 작업 환경과 일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노동이 이들의 몸에 남긴 상처와 질병도 드러냈다. 반복적으로 팔을 사용하는 작업이 많은 조리노동자는 손가락이 휘었다. 온종일 서서 일하는 판매노동자의 발은 발가락이 굽고 멍이 가득하다. 서비스연맹은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온라인 배송 노동자나 업무상질병 인정범위 확대를 위해 4월 한 달간 실태조사를 비롯한 투쟁에 나설
공든 탑이 무너졌다. 당·정·청의 약속을 믿고 기다렸는데 뒤통수를 맞았다. 금융노조 IBK기업은행지부가 추진했던 노조추천이사제 무산 과정을 거칠게 요약하면 이렇다.“당·정·청이 노동자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습니다. 이번 사안은 노조추천이사제 무산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당시 지부와 합의했던 공공기관의 청년 고용정책 개선 합의도 이행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드러낸 행위예요. 좌시할 수 없습니다.”김형선 기업은행지부 위원장(44·사진)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는 금융위원회가 8일 노조추천이사를 부적격하다며 제외하고 다른 인사를 선임한 것
언론노조가 공영방송 임원 선출과정에 시민이 참여하도록 방송 관련 법안을 개정하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KBS 이사회와 MBC 관리감독기구·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임기가 올여름 만료하기 때문에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다.언론노조(위원장 윤창현)는 13일 오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좋은 언론 만들기 4대 입법 쟁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언론개혁 취지를 담아 4개 분야의 언론 관련법 제·개정을 국회에 요구할 예정이다. 요구 내용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송 관련법 개정 △신문사 편집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는
한국지엠은 지난달 26일 창원부품물류센터를 3월31일부로 폐쇄한다고 밝혔다. 황대금(51)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비부품지회 대의원은 ‘창원물류 폐쇄 철회’를 촉구하며 같은달 29일 창원물류 앞 단식농성에 돌입한 뒤 지난 2일부터 부평공장 본관 앞으로 옮겨 단식 중이다. 단식 13일차인 지난 8일 오후 와 만난 황 대의원이 밝힌 단식 이유는 ‘부채감’과 ‘위기감’으로 요약된다. 한국지엠 노동자들은 노사 간 협의 창구인 특별노사협의회를 도외시한 채 회사가 일방적으로 폐쇄를 추진하면서 끝내 사업을 철수할지 모른다는 위기감
“협상의 성공은 얼마나 다양한 상황에 대해 준비하느냐에 달렸다.”“최고의 협상가는 거의 항상 최고의 청취자다.”원창희 파인협상아카데미 대표가 (파인협상아카데미·1만5천원·사진)을 펴냈다. 협상을 처음 접하거나 자신이 없는 리더와 관리자들을 위한 지침서다.원창희 대표는 ‘협상’과 ‘조정’이라는 영역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지켜 왔다. 현재 한국조정중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고, 직전에 한국갈등조정가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단국대 경영대학원에서는 ‘협상학’을 강의하고 있다.
“보험설계사들은 63빌딩을 ‘피골탑’이라고 부릅니다. 보험설계사가 직접 보험상품을 판매해 얻은 수익으로 보험사가 건물도 짓고 운영도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번 단체교섭 갈등을 겪으면서 화장실도 가지 못하게 막고 이방인 취급하는 것이 서러워요. 그래서 노조라도 만들어 뭉치고 자존심을 세워 보겠다는 겁니다.”김준희(60·사진)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장은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1월21일 설립한 지회는 2월25일 단체교섭을 요구한 뒤 지금까지 사용자쪽과 갈등을 빚고 있다. 보험설계사 수입과 직결된 보험상품 수
‘프리랜서 마켓’을 내세운 ‘크몽’은 요즘 가장 주목받는 노무중개 플랫폼이다. 크몽은 스스로의 소개처럼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듯 디자인, 프로그래밍, 통·번역, 레슨, 주식투자까지 전문가 스킬을 사고파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거래수가 180만건을 기록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전문기술을 지닌 프리랜서 노동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안창용(37·사진) 프리랜서협동조합 이사장은 “크몽 같은 프리랜서 마켓 앱이 등장하기 전에는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에 ‘카페’ 형태로 자발적
이동철 한국노총 부천노동상담소 상담부장의 칼럼 ‘상담노트’가 8일부터 선보입니다. 격주 목요일에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동철 상담부장은 임금체불과 부당해고 대응, 노조 만드는 일을 전문으로 합니다. 하루에도 무수하게 많은 노동자들이 수화기 너머로 그에게 일터에서 겪은 모욕과 차별을 토로합니다. 그동안 노동자들의 하소연을 들어 주며 공감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 지면을 빌려 하나하나의 상담 기록을 꿰어 개선책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 국장급 임용△정책기획관 박준호 2021년 4월1일 시행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경제수석에 안일환(60·사진) 기획재정부 2차관을 내정했다. 전날 물러난 김상조 정책실장 후임으로 이호승 경제수석이 발탁된 데 따른 후속인사다.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안일환 내정자는 재정·예산, 공공기관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라며 “국가 경제 전반에 대한 정책 기획·조정 역량이 뛰어나고, 원활한 소통 능력과 남다른 정책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다”고 발탁사유를 밝혔다.이 밖에 기재부 1차관에는 이억원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기재부 2차관에는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 국사편찬위
“지금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은 ‘공정’을 가장 많이 말합니다. 공정이란 일하면 대가를 착취당하지 않게, 애초부터 막혀 있는 기회를 균등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공정의 핵심은 기회균등입니다. 기회균등은 말처럼 쉽지 않아요. 취약계층도 동등하게 대학에 들어가야 하고, 질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최소한 주거와 의료·교육이 해결돼야 하죠. 돈이 많이 듭니다.”코로나19 위기는 한국 사회 민낯을 처절하게 드러냈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와 소득을 앗아갔지만 사회안전망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처럼 상위계층
10년차 가수 김세림(56)씨는 꽃피는 봄날이 애달프다. 예년 같았으면 동네마다 축제가 한창이고, 무대에서 노래를 했을 테지만, 지금은 그저 마스크만 쓰고 있을 뿐이다. 그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무대에 선 횟수가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고 했다.“가장 끔찍한 건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우리 같은 사람들도 살아갈 수 있게 버팀목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자꾸만 무너지는 느낌이 드니 견딜 수가 없네요.”23일 오전 국회 정문 앞. ‘우리는 노래하는 대한민국 노동자입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펼쳐졌다.
“나는 지금 남편의 죽음을 슬퍼할 자격이 없다.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그렇게 마음먹었지만, 모든 결정도 책임도 내 몫이라니 미쳐 버릴 것 같았다. 이제 겨우 생후 70일이 된 아이를 안고 있으니 막막하기만 했다. 이 잔인하고 암울한 현실에서 남편에 대한 원망과 죄책감을 뿌리치며 앞으로 나와 함께 살아갈 아이만 생각했다. 그렇게 버틸 수밖에 없었다. 그게 최선이었다.”(나름북스)를 보면서 15년 전 과로사 사건을 처음 담당할 때가 떠올랐다. 5살 아이를 손에 잡고, 1살 된 아이를 업고 찾아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4연임은 부도덕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스템 붕괴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가 4연임을 하느냐 마느냐보다 몇몇 개인이 금융지주사의 인사권을 장악해 막대한 금융사고를 일으키고 사회적 신뢰를 저버려 결과적으로 은행과 고객, 노동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의 제재도 수긍하지 않고 저항하면서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는 겁니다.”최호걸(51) 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은 하나금융 지배구조 혁신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최호걸 위원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