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민주노총 임원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기호 1번 양경수·이태환·고미경(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 후보조는 “담대한 선거운동”을, 기호 2번 박희은·김금철·이영주 후보조는 “박빙의 승부”를 강조했다.

15일 현재 민주노총 임원선거 일정은 21일~27일 투표를 앞두고 대구·경북권과 수도권 합동 유세와 언론초청 합동토론회만을 남겨놓고 있다. 2일 후보 합동 기자회견 이후 두 후보조는 충청과 부산·울산·경남, 제주, 호남, 강원권 합동유세를 진행하면서 전국을 누볐다.

선거 판세를 가늠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론조사 같은 수단을 활용하지 않는 가운데 유권자만 101만명에 달하다 보니 현장 분위기로 표심을 읽는 것도 어렵다.

2020년 선거 표심, 올해도 유지될까

이 때문에 잣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게 2020년 위원장 선거의 표심이다. 기호 1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가 재선에 도전하고 있고 결선투표 진출에 실패했던 기호 2번 이영주 사무총장 후보가 당시 위원장 후보로 출마했었다. 당시 4파전이었던 선거를 돌이켜보면 선거인수 95만7천98명 가운데 60만5천651명(63.28%)이 참여한 투표에서 양 후보는 18만9천309표(31.26%)를 얻어 1위를 했지만 과반득표에는 실패했다. 이 후보는 당시 위원장 후보로 출마해 1차 투표에서 15만6천67표(25.77%)를 얻어 3순위로 결선투표 진출에 실패했다. 양 후보는 뒤이어 치른 결선투표에서 53만1천158표 가운데 28만7천413표(55.68%)를 얻어 당선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런 결과가 뒤집힐 수 있을까.

기호 1번쪽은 당선을 낙관하며 담대한 선거운동을 주문했다. 기호 1번 선본 황병옥 집행위원장은 “101만명이나 되는 선거인 규모가 있어 판세를 예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지난 3년의 과오와 향후 3년에 대한 비전을 조합원에게 평가받는다는 마음으로 담대하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호 2번쪽은 ‘박빙세’를 강조한다. 기호 2번 선본 김혁 집행위원장은 “현장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기호 2번 지지가 형성되고 있고, 기호 1번 선본의 지난 3년간의 민주노총 운영에 대한 현장 반감이 자발적인 선거운동으로 조직되고 있다”며 “우리 후보가 결합하지 않아도 자발적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부실한 공약, 쟁점 없는 선거
“논쟁 없어 아쉽다”

선거 분위기에 대한 평가도 달랐다. 기호 1번쪽은 윤석열 정권의 탄압에 맞선 상황에서 후보조 간 이견이 잘 드러나지 않아 선거 분위기도 차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기호 2번쪽은 선거 초반에는 총선방침이, 현재는 노조 회계공시로 선거 쟁점이 형성됐다고 봤다. 근소우위로 보는 기호 1번의 선거관리와 박빙을 예상하는 기호 2번의 선거전략의 차이로 보인다.

실제 선거 과정을 보면 기호 2번이 총선방침과 노조 회계공시 같은 결정을 비판하고, 기호 1번이 반박하는 모양새로 진행됐다. 기호 1번 후보조는 이 과정에서 기호 2번 후보조의 공약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반격을 모색하기도 했다.

다만 현장 조합원들은 좀 더 명확한 공약과 논쟁을 바라는 모습이다. 민주노총 지역본부 한 조합원은 “이번 선거에서 뚜렷하게 형성된 쟁점이 없고 두 후보가 제출한 공약과 정책도 조합원들의 생활과 동떨어진 원론적인 이야기가 많아 선거 참여 자체가 망설여진다”며 “전반적으로 쟁점 형성과 논쟁에 소홀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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