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직선 4기 임원선거에 출마한 기호1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왼쪽)와 기호2번 박희은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연 입후보자 기자회견 자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민주노총 직선 4기 임원선거에 출마한 기호1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왼쪽)와 기호2번 박희은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연 입후보자 기자회견 자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민주노총 직선 4기 임원선거가 막을 올렸다.

민주노총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임원선거 입후보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들은 이번 선거를 윤석열 정권 퇴진을 위한 마중물로 삼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위원장 후보로는 직전 민주노총 집행부에서 한솥밥을 먹은 양경수(47) 전 위원장과 박희은(47) 전 부위원장이 맞붙는다. 양 후보는 이태환 전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장(수석부위원장 후보), 고미경 전 민주노총 기획실장(사무총장 후보)과 조를 이뤘다. 박 후보는 김금철 전 건설연맹 사무처장(수석부위원장 후보), 이영주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사무총장 후보)과 동반 출마했다. 전날 저녁 기호추첨을 한 결과 양 후보조가 기호 1번, 박 후보조가 기호 2번이다.

양경수 “새 노동운동 전망 세우고 다가가는 민주노총”

양 후보 선본은 ‘압도하라 민주노총’을 슬로건으로 정했다. 양 후보는 “윤석열 정권 1년 반 동안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은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며 “현장의 노동자는 노조가 나의 삶을 지키고 세상을 바꿨다는 믿음을 갖고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싸웠고, 민주노총을 더욱 조합원의 것이 되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30년을 눈앞에 둔 민주노총은 더욱 강하고 커지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며 “새로운 노동운동의 전망을 세우고 산별과 지역본부의 역할과 위상을 새롭게 정립해 현장 속, 조합원 곁으로 다가가는 민주노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여는 전국노동자대회도 강조했다. 양 후보는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11월11일 미국 유일 패권의 몰락과 신자유주의 경제질서 붕괴를 외면하고 과거로의 퇴행으로 폭주하는 윤석열 정권을 멈춰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 정기훈 기자
▲ 정기훈 기자

박희은 “지금까지와 다른 민주노총 요구하는 현장 조합원”

‘다르게 강렬하게 바꿔야 이긴다’는 슬로건을 강조한 박 후보 선본은 불평등 해소와 연대를 강조했다. 박 후보는 “지역 변방의 40대 여성노동자가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로 나올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며 “민주노총이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는 절박하고 절절한 현장의 요청이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가 할퀸 노동현장은 참혹했지만 부자들은 역병을 기회 삼아 더 부자가 됐고 노동자와 시민은 불평등의 지옥을 살고 있다”며 “노동자뿐 아니라 농민과 빈민, 청년, 여성, 소외된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수많은 민중에게 재난이 남긴 교훈은 국가 책임과 공공성 강화, 노동권 확대로 이미 많은 나라가 이를 책무로 받아들였지만 윤석열 대통령만은 그렇지 않아 공공성은 후퇴하고 노동권은 해체하고 국민의 삶은 불평등 나락으로 빠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선 민주노총의 정치·총선방침 논란도 반성적으로 바라봤다. 박 후보는 “단결투쟁을 해도 모자를 시기에 민주노총의 정치·총선방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패권주의가 드러나는 등 반목만 있었다”며 “민주노총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그리고 강렬하게 바꿔 승리해야 한다는 조합원의 추상같은 명령이 출사표”라고 말했다.

▲ 정기훈 기자
▲ 정기훈 기자

“정권퇴진·열사 투쟁 시기 놓쳐”
“민주노총이 앞장서 정권과 싸워”

직전 집행부에서 함께 일한 두 후보는 윤석열 퇴진과 관련한 민주노총 대응에 다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후보는 “지난 노동절 아침 윤석열 퇴진을 외친 건설노동자가 분신했고 건설노동자와 노조에 대한 탄압이 극심했는데 민주노총은 퇴진투쟁을 선포하고도 열사투쟁을 만들어 내지 못했고 정치·총선방침 논의를 오랫동안 진행해 투쟁의 시기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퇴진뿐 아니라 퇴진 이후의 지향점에 대한 준비가 필요했음에도 사회체제 전환의 내용을 준비하거나 전망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한계”라고 덧붙였다.

양 후보는 “윤석열 퇴진 구호를 전면화한 뒤 두 차례 전 국민 퇴진대회를 개최하는 등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윤석열 정권과 맞서 싸웠고 더 많은 사람이 싸움에 나설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이나 퇴진투쟁의 구심점이 여러 단체로 나뉘어 있다”며 “이를 어떻게 하나로 모아 낼까가 민주노총이 앞으로 가지는 숙제이고, 더 넓은 연대와 적극적 참여와 투쟁을 조직하는 게 역할”이라고 말했다.

“선거운동 기간이 곧 윤석열 퇴진 투쟁 기간”

이날 후보들은 이번 선거를 윤석열 정권 퇴진과 사회변화 계기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담은 결의문을 공동 채택했다. 이들은 “투표가 곧 투쟁”이라며 “선거운동 기간을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 기간으로 만들고, 세상을 바꾸는 120만의 선택이라는 핵심 구호에 맞게 민주노총 임원 직접선거를 통해 120만 조합원을 주체로 세우고 정권 퇴진을 넘어 세상을 바꾸겠다는 결의를 다진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며 분신한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도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는 양회동 열사의 유지를 잊지 않았다”며 “윤석열의 검찰 독재정치, 노동자를 자기 앞길의 걸림돌로 생각하는 못된 놈을 퇴진시키고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선거운동은 이날부터 다음달 20일까지다. 다음달 7일께 후보 합동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이번 선거에 참여하는 민주노총 조합원은 101만명이다. 투표일은 다음달 21일부터 27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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