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건설노조는 지난 13일 포스코쪽의 대체인력 투입에 반발해 포스코 본사 앞에서 집회를 벌이던 과정에서 포스코 본사 건물에 진입,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그리고 14일 경찰이 이들을 해산하기 위해 진압을 시도하자, 노조는 1층부터 4층을 비워놓고 5층에서 12층까지 분산해 18일 현재까지 농성을 벌이고 있다. <매일노동뉴스>는 포스코본사 안에서 농성중인 이지경 포항건설노조 위원장<사진>을 전화로 연결해 농성장 상황 등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포스코가 18일 오후 단전을 조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농성장 상황은 어떤가.
“오후 1시30분께 포스코쪽에서 전기를 끊었다. 최근에 포스코쪽은 에어컨 등 환풍기 작동까지 멈춰, 고혈압을 앓고 있는 조합원들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기도 했으며,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조합원들을 내려 보냈다. 현재는 식사와 의약품이 간헐적으로 반입되는 등 크게 문제는 없다. 매일 아침 각층별로 흩어진 조합원들이 각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이번 투쟁의 승리를 재차 다짐하고 있다.”

- 18일 오전 정부가 자진해산을 촉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정부가 자진해산 하면 교섭의 틀을 마련해 주겠다고 말하는데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전문건설업체들과 임단협 교섭을 진행해 왔다. 오랜 기간 교섭을 해 왔음에도 이들은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진정 사태 해결의 의지가 있다면 원청인 포스코와 교섭을 성사시켜주겠다는 약속을 하면 모를까, 현재의 정부 태도는 농성자들을 회유, 협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경찰의 강제해산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데.
“대규모 인명피해를 야기시킬 의도라면 모를까, 당장 강제해산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노조는 경찰의 강제해산 시도에 대비해 4층에서 5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을 철제의자로 막아놓았다. 통로가 비좁아 경찰이 강제해산을 시도할 경우 우리 역시 결사적으로 저항할 수밖에 없다. 언론에서 보도한 대로 방어대책으로 뜨거운 물을 끓여 경찰의 강제해산에 대비하고 있다. 혹여 경찰이 옥상을 통해 강제해산을 시도할 경우 각층마다 수백명의 조합원이 있기 때문에 대규모 인명피해가 불가피하다. 강제해산보다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 노사 간 일정정도 의견접근이 됐다고 하는데.
“이번 교섭에서 핵심쟁점은 주5일제, 토요일 유급휴가 실시다. 전문건설업체쪽은 토요일 유급휴가를 실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의견접근이 됐다는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또 올해 처음으로 노조에 가입한 토목분회 조합원들의 경우 법에 보장된 대로 하루 8시간 근무를 요구하며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문건설업체들은 조합원 300명을 해고시키는 등 교섭을 해태해 왔다. 노조의 요구안은 법에 보장된 주5일제, 하루8시간 근무 등 당연한 권리를 보장해 달라는 것 뿐인데도 말이다.”

- 문제를 풀기 위해선 무엇이 전제돼야 하는가.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당사자는 포스코다. 원청인 포스코가 문제 해결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실제로 대화의 당사자로 나설 경우 전문건설업체들이 교섭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스코가 끝까지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는 장기전으로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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