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1호 기소’ 사건인 두성산업 대표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법인에는 벌금 3천만원이 구형됐다. 두성산업 대표이사는 독성물질인 트리클로로메탄이 함유된 세척제를 사용하면서도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지난해 2월 노동자 16명에게 급성중독 피해를 입힌 혐의로 같은해 6월 기소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아닌 산업안전보건법·화학물질관리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대흥알앤티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대흥알앤티 대표는 지난해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안전보건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노동자 13명이 집단 독성간염에 걸리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세척제 제조업체 유성케미칼 대표는 가장 높은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13일 오후 창원지법 형사4단독(강희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성산업 대표 등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지난해 6월27일 검찰이 기소한 후 9번의 공방 끝에 재판이 마무리되기까지 무려 1년3개월이 걸렸다.
검찰은 천성민 두성산업 대표와 송영수 대흥알앤티 대표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두성산업과 대흥알앤티 법인에는 각 벌금 500원과 벌금 2천만원을 구형했다. 화학물질 납품업체인 유성케미칼의 윤승지 대표에게는 징역 3년이, 법인에는 벌금 3천만원이 구형됐다.
검찰은 먼저 유성케미칼에 관해 “유해물질 이름이 허위로 기재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작성해 두성산업과 대흥알앤티에 제공해 다른 업체에 비해 범행이 중대하다”고 구형이유를 밝혔다. 두성산업에 대해서도 “근로자에게 세척제의 용도를 알려주지 않고 국소배기장치 설비를 갖추지 않는 등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흥알앤티도 검찰은 “사업장 규모가 다른 업체에 비해 적지 않음에도 안전보건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두성산업측이 지난해 10월 신청한 위헌법률심판제청에 대해 이날 재판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선고 전이나 선고 공판과 함께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성산업을 변호하는 법무법인 화우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 원칙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선고 공판은 11일1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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