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지난 3월 교육부는 학교 급식실 종사자 폐암 검진 결과를 발표하며 폐암 확진자수를 31명이라고 밝혔는데, 2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당시 검진이 완료되지 않아 발표에서 빠진 서울·경기·충북 지역 검진 결과를 포함한 것이다. 애초 교육부 발표보다 두 배 가까이 폐암 확진자 수가 늘어났다.

폐암 ‘의심’ 또는 ‘매우 의심’ 139명→379명
“산재 승인 94건과 확진자 차이, 검진서 누락된 듯

8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급식종사자 건강검진 결과 자료에 따르면 폐암 확진자수가 52명이다. 지난 교육부가 발표한 확진자수보다 21명이 늘어났다. 전체 검진자수 대비 폐암 의심 또는 매우 의심 비율도 기존 0.58%(139명)에서 0.85%(379명)로 높아졌다.

교육부는 3월14일 서울·경기·충북 교육청을 제외한 14개 시·도교육청 학교 급식실 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검진자 2만4천65명 중 폐암 의심 또는 매우 의심 진단을 받은 경우는 139명(0.58%)이었고, 이 중 31명(0.13%)이 폐암 확진을 받았다.

강 의원은 당시 누락된 서울·경기·충북 교육청에서 폐암 검진 결과를 받아 전체 시·도교육청 결과를 취합해 이날 발표했다. 서울·경기·충북 교육청 관할 폐암 의심 또는 매우 의심 진단을 받은 급식종사자는 각각 99명, 129명, 12명이다. 이들 중 폐암이 확진된 종사자는 각각 8명, 12명, 1명이다.

강득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와 공동주최한 기자회견에서 “교육부는 3개 지역 결과가 누락된 점에 대해 ‘(검진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9월이 되도록 공식 결과 발표를 하지 않았다”며 “추가 데이터가 나왔는데도 현장의 비난을 우려해서 발표를 미룬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폐암 검진 결과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공무직본부에 따르면 학교 급식종사자 중 폐암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경우가 94건(7월31일 기준)인데, 각 교육청 검진 결과는 누락됐던 3개 교육청 결과까지 합쳐도 52명에 그치기 때문이다. 김미경 교육공무직본부 노동안전위원장은 “아마 기존에 폐암 확진자 또는 의심자가 중도 퇴사하게 돼 검진에서 누락됐던 것 같다”며 “교육부 검진이 현실을 충분히 담아 내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환기설비 개선 1교당 1억원 지원한다더니 … 지역별 편차 ‘심각’

이러한 상황에서도 학교 급식실 환기설비 개선사업은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식실 폐암 산재의 가장 큰 원인으로 튀김이나 볶음·구이 같은 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조리흄(cooking fumes)이 지목돼 왔다. 고용노동부는 환기설비 설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는데, 이 기준에 미치는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득구 의원이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학교 급식시설 환기설비 점검 현황을 보면 지난해 4천833곳에 대한 환기설비를 점검한 결과 환기설비 기준 미달 학교는 4천702곳으로 미달률이 97.3%에 달했다. 지난해 점검하지 않은 광주·부산·전북 3개 지역의 389개교를 올해 신규 점검했는데 미달률이 97.7%(7월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급식실 환기설비 개선사업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지역별 편차가 크다. 강 의원이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환기설비 개선사업 예산 관련 올해 현황 자료를 보면 1개교당 투입 예산은 강원의 경우 520여만원인데 부산은 3억2천700여만원일 정도로 차이가 크다. 교육부는 지난 3월 학교 급식조리실 환기설비 개선 및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개선 예정 1개교당 1억원씩 총 1천799억원을 지원해 환기설비 개선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올해 7월 기준 개선 대상교 대비 개선 완료 비율이 ‘0%’인 곳이 6곳(서울·인천·광주·전남·부산·울산)이나 된다.

김한올 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추진율이 낮은 지역의 경우) 학기 중에는 공사를 하기 어렵고 여름 방학은 기간이 짧아 대부분 겨울 방학때 개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도 추진율이 지나치게 낮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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