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적자에 시달리는 서울교통공사가 재차 부동산 매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서울시에 신용산역 인근 업무용시설 매각을 위한 소요조회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달 21일 서울시 출연기관과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매수 의사를 타진하는 공문을 보냈다. 회신일은 14일까지다.

매각 대상은 신용산역 인근 주상복합 아파트인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아파트 1채와 업무동 5개 층이다. 직원용 숙소 용도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공사 요청에 따라 실시한 소요조회에 따른 목적은 ‘재정건정성 확보’다.

이곳 외에도 공사는 서초구 사당별관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본사 건물로 쓰인 곳으로, 현재는 자회사 등도 입주해 있는 상태다.

지난해도 매각 시도, 시의회·시 조율 안 돼 무산

공사가 두 곳 매각을 처음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3월에도 재정건전성 확보를 이유로 매각을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 서울시의회의 반대로 무산했다. 당시 서울시의회 국토위원회에서 활동한 송아무개 전 서울시의원은 “공사의 매각방안이 서울시와 조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요조회 배경은 안갯속이다. 서울시 주무부처인 교통정책과는 소요조회 공문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공문을 시행한 부서 관계자는 “공사 총무처의 요청이었다”고만 답했다. 공사쪽은 “지난해 수립한 매각계획을 진행하는 것일 뿐”이라며 “소요조회는 절차 중 하나로 당장 매각 여부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만약 소요조회 결과 매수 의사를 밝히는 출연기관 등이 없다면 민간매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하락장에 매각 시도 ‘언 발에 오줌 누기’

그러나 최근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자산가치가 매년 오르는 두 부동산을 매각할 이유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매각을 해도 1조원이 넘는 적자 해소에는 사실상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라 효과도 크지 않다.

특히 소요조회 대상인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는 KB시세 기준 3.3제곱미터(1평)당 7천500만원을 상회한다. 사당별관의 개별공시지가는 올해 4월 기준 평당 1천102만원으로, 5년 전인 2018년 820만8천원보다 1.34배 올랐다. 전체 면적(7천121.4제곱미터)으로 따지면 784억원 정도다. 공사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6조6천82억원, 지난해 당기 순손실은 9천644억원이다.

게다가 사당별관을 매각하면 해당 건물에서 행정업무가 분산되거나 매각한 별관을 재임대하는 방식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일시적인 매각수입을 얻을 수 있을 뿐 이후 임대료 고정지출이 더해진다.

이미 한국석유공사 같은 공공기관이 이런 방식으로 청사를 매각했다가 도리어 거액의 임차료를 내면서 어려움에 빠진 사례도 있다. 특히 한국석유공사 청사를 인수한 자산관리회사가 전직 기획재정부 관료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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