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대노총 공공부문노동조합공동대책위가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공공부문 민영화·구조조정 저지와 공공성 강화를 위한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6년 만에 손을 맞잡은 양대 노총 공공노동자들이 “윤석열 정부의 민영화를 저지하겠다”며 공동투쟁을 선포했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원회는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간부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정책을 △공공기관 및 국유 자산매각 △공공기관 기능과 사업 축소·폐지 △인력감축으로 공공성 파괴 정책으로 규정했다. 양대 노총 공대위에는 한국노총 공공노련·공공연맹·금융노조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보건의료노조가 참여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목표로 활동해 실제로 제도 도입을 막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각 산별노조와 연맹의 투쟁 현안이 차이를 드러내면서 활동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는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공공기관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자 지난 7월 활동을 재개했다.

결의대회에는 주최측 추산 2천여명의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사무금융노조도 연대단위로 함께했다.

지난 18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으로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으로 분류하는 기준을 높여 공공기관 숫자를 줄였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은 현재 130곳에서 88곳으로 42곳이 줄어들게 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재무성과 배점을 두 배 높이고, 사회적 가치 배점은 크게 낮췄다. 공공적 가치 대신 돈을 벌라는 주문이다. 경영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공공기관은 기관장 해임권고까지 받을 수 있고, 임직원 성과급도 사라진다. 지난달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이어 공공기관 구조조정 가이드라인에 해당한다는 평가다.

최철호 공공노련 수석부위원장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의 내용은 기관 인원을 축소하고 복지와 예산을 삭감한다는 것”이라며 “이게 민영화가 아니라는 정부의 입장은 ‘물건은 훔쳤지만 도둑질은 안 했다’는 말과 같다”고 꼬집었다.

박인호 철도노조 위원장은 “지난 2년간 철도공사는 1조2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코로나19로 KTX가 표를 반만 팔았기 때문에 발생한 적자”라며 “2년간 감염과 적자를 무릅쓰고 열심히 일만 했지만 그 대가가 우리의 목을 자르는 구조조정의 덜미가 됐다”고 말했다.

김형선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근무지인 대구에서 코로나19로 봉쇄령이 내려졌을 때 창구에서 수많은 고객을 받느라 울면서 일하던 조합원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며 “우리에게 보답은 못할망정 ‘방만하다’‘나태하다’고 말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라고 비판했다.

이경미 근로복지공단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과거 정권에서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비정규 노동자들은 정규직의 방패막이가 돼 왔다”며 “비정규 노동자도 고물가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노동자이기 때문에 정규직이 연대해야 할 동지라는 것을 잊지 말자”고 제안했다.

이선희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기재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은 명백히 공공의료를 퇴보시키는 지침”이라며 “공공의료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아닌 사실상 인력을 감축하려는 것으로 당장 폐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정기훈 기자
▲ 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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