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의 소방공무원 노조가 출범했다.지난해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며 소방공무원도 노조설립이 가능해졌다. 공노총과 공무원노조, 한국노총이 각각 소방공무원 노조 조직화에 나섰다. 이중 한국노총 소속의 소방안전공무원노조가 지난 3일 경기도 여주 한국노총 중앙교육원에서 설립총회를 열고 처음으로 소방공무원 노조 탄생을 알렸다.가 3일 설립총회 전 홍순탁(56·사진) 소방안전공무원노조 위원장을 한국노총 중앙교육원에서 만났다. 강원도 원주에서 근무하고 있는
아버지의 고달픈 역사는 자식의 삶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독한 대물림이다. 젊은 날 자신의 행동이 아들의 목숨을 앗아 간 결과로 이어졌다며 아버지는 자책감을 등에 짊어진 채 살아가고 있다. 지난해 5월22일 광주의 폐자재처리공장 조선우드에서 일하다 합성수지 파쇄기에 몸이 끼여 숨진 고 김재순(사망당시 25세)씨와 그의 아버지 김선양(52·사진)씨 이야기다.2002년 한일월드컵, 한국과 폴란드 경기가 있던 6월4일. 제주도의 한 제재소에서 일하던 김선양씨는 톱밥분쇄기에 걸린 나뭇가지를 맨손으로 끄집어내다 산재를 당했다. 왼손이 손바닥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주인구(48·사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전주공장위원회 의장은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는 회사와 상용차 위기를 먼 산 불 보듯 하는 전북도를 비판했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 현대차에서 생산하는 전기버스도 안 팔리는 마당에 전기버스와 전기트럭 24만대를 생산하면 어떻게 되겠냐고 되물었다.- 전주공장 손익분기점이 5만1천대다. 올해 생산계획을 보면 4만대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공장 가동률이 40% 이하로 추락하는 상황에서 2017년부터 지금까지 노사가 물량문제
“일반적이지 않은 투쟁이라서 힘들어요. 땅주인을 상대로 싸우니깐요. 왜 싸우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해도 우리 말을 잘 안 들어 주잖아요.”성기춘(59·사진) 공공운수노조 전국자동차운전학원지부 뉴대성자동차전문학원지회장과 그의 동료 3명은 땅주인과 새로 학원 운영을 맡게 된 학원주를 상대로 고용승계 투쟁을 300일 넘게 이어오고 있다.지부의 요구는 간단하다. 땅주인 ㅇ씨가 토지를 재임대해 자동차전문학원을 새로 개원했으니 기존 인력을 계속 고용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자동차 기능강사와 땅주인 ㅇ씨는 직접
보건의료노조가 9월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코로나19가 던진 문제 해결을 위한 총파업을 결의했다. 11월 예고된 민주노총 총파업에 두 달 앞선다. 올해 산별중앙교섭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는 시점에 맞췄다.노조 핵심 요구안은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과 공공의료 확충 △보건의료인력 확충 △불법의료 근절 △교대근무제 개선과 주 4일제 시행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고용보장 △산별교섭 제도화다.가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노조 사무실에서 나순자 위원장을 만나 9월 총파업에 나선 이유와 전망을
“청년 조합원 중 ‘말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노골적인 의사표현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의사결정 구조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세대교체의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캐치프레이즈로 당선한 박인호(49·사진) 철도노조 위원장이 지난달 1일 임기를 시작했다. 새 집행부 화두는 노조 내 세대 갈등 해소다. 2005년 대규모 공채 이후 10년 넘게 신규채용이 원활하지 못했던 탓에 최근 5년 새 2030 조합원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준 2030 조합원 비율은 32%다. 같은 기간
공든 탑이 무너졌다. 당·정·청의 약속을 믿고 기다렸는데 뒤통수를 맞았다. 금융노조 IBK기업은행지부가 추진했던 노조추천이사제 무산 과정을 거칠게 요약하면 이렇다.“당·정·청이 노동자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습니다. 이번 사안은 노조추천이사제 무산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당시 지부와 합의했던 공공기관의 청년 고용정책 개선 합의도 이행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드러낸 행위예요. 좌시할 수 없습니다.”김형선 기업은행지부 위원장(44·사진)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는 금융위원회가 8일 노조추천이사를 부적격하다며 제외하고 다른 인사를 선임한 것
한국지엠은 지난달 26일 창원부품물류센터를 3월31일부로 폐쇄한다고 밝혔다. 황대금(51)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비부품지회 대의원은 ‘창원물류 폐쇄 철회’를 촉구하며 같은달 29일 창원물류 앞 단식농성에 돌입한 뒤 지난 2일부터 부평공장 본관 앞으로 옮겨 단식 중이다. 단식 13일차인 지난 8일 오후 와 만난 황 대의원이 밝힌 단식 이유는 ‘부채감’과 ‘위기감’으로 요약된다. 한국지엠 노동자들은 노사 간 협의 창구인 특별노사협의회를 도외시한 채 회사가 일방적으로 폐쇄를 추진하면서 끝내 사업을 철수할지 모른다는 위기감
“보험설계사들은 63빌딩을 ‘피골탑’이라고 부릅니다. 보험설계사가 직접 보험상품을 판매해 얻은 수익으로 보험사가 건물도 짓고 운영도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번 단체교섭 갈등을 겪으면서 화장실도 가지 못하게 막고 이방인 취급하는 것이 서러워요. 그래서 노조라도 만들어 뭉치고 자존심을 세워 보겠다는 겁니다.”김준희(60·사진)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장은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1월21일 설립한 지회는 2월25일 단체교섭을 요구한 뒤 지금까지 사용자쪽과 갈등을 빚고 있다. 보험설계사 수입과 직결된 보험상품 수
‘프리랜서 마켓’을 내세운 ‘크몽’은 요즘 가장 주목받는 노무중개 플랫폼이다. 크몽은 스스로의 소개처럼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듯 디자인, 프로그래밍, 통·번역, 레슨, 주식투자까지 전문가 스킬을 사고파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거래수가 180만건을 기록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전문기술을 지닌 프리랜서 노동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안창용(37·사진) 프리랜서협동조합 이사장은 “크몽 같은 프리랜서 마켓 앱이 등장하기 전에는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에 ‘카페’ 형태로 자발적
“지금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은 ‘공정’을 가장 많이 말합니다. 공정이란 일하면 대가를 착취당하지 않게, 애초부터 막혀 있는 기회를 균등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공정의 핵심은 기회균등입니다. 기회균등은 말처럼 쉽지 않아요. 취약계층도 동등하게 대학에 들어가야 하고, 질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최소한 주거와 의료·교육이 해결돼야 하죠. 돈이 많이 듭니다.”코로나19 위기는 한국 사회 민낯을 처절하게 드러냈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와 소득을 앗아갔지만 사회안전망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처럼 상위계층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4연임은 부도덕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스템 붕괴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가 4연임을 하느냐 마느냐보다 몇몇 개인이 금융지주사의 인사권을 장악해 막대한 금융사고를 일으키고 사회적 신뢰를 저버려 결과적으로 은행과 고객, 노동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의 제재도 수긍하지 않고 저항하면서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있는 겁니다.”최호걸(51) 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은 하나금융 지배구조 혁신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최호걸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복지정책으로 혁신적 포용국가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국정운영지침으로 작동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산업정책이 주를 이루는 한국판 뉴딜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 경제개발계획만 강조되고 사회개혁은 지지부진할까,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될까, 저의 의문이었습니다. 그것은 국가의 역할이 잘못 설정됐기 때문입니다.”김용익(69·사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최근 부쩍 국가의 역할과 공공성 강화를 강조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올해 1월 보건사회연구원이 주최한 포용국가포럼에서 ‘포용적 복지를 위한 국가의 역할’ 주제발표를
“길고 긴 싸움이 이렇게까지 올 줄 몰랐어요.”김계월(58)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아시아나케이오지부장은 “떼를 쓰는 게 아닌데, 부당해고라고 법의 판정도 받았는데, 회사가 일말의 양심이 있으면 정당하게 복직시켜 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고 답답해했다.그는 지난해 5월 무급휴직을 거부했다 해고된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 8명 중 한 명이다. 지난해 7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같은해 12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지만 회사는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간접고용 하청노동자는 재난 시기
“왜 결혼 안 했어? 애는 왜 안 낳았어? 이런 질문이 없는 사회가 20대 여성들의 자살이 줄어드는 사회 아닐까요. 지금 우리 사회는 평범, 평균이라고 말하는 기준을 세운 뒤 여기에서 벗어난 여성들에게 너무 많은 질문을 요구합니다. 기준에 맞춰 살라는 ‘폭력’이 공기처럼 떠다니는 이 사회가 바뀌어야 합니다.”극단적 선택을 하는 20대 여성들이 늘고 있다. 2020년 상반기 자살한 20대 여성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5%(89명) 늘었다. 지난해 1~8월 자살을 시도한 인구 중 20대 여성이 32.1%를 차지했다.
“1노총 지위 회복과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개선.”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동호(56)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이 총장이 지난해 한국노총 선거에 출마하면서 다짐했던 말들이다. 당선 첫 해는 정신없이 흘렀다. 한국노총 업무를 파악하고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새 집행부의 사업계획을 확정하기도 전에 코로나19가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를 휩쓸었다. 누구도 본 적 없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매일같이 이어졌다. 그래도 한국노총은 변함없이 할 일을 했다. 올해도 코로나19 사태는 가장 큰 변수다.한국노총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계획을 밝혔다. 여야 합의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해 산업안전보건청을 신설하고, 청 설립을 준비하는 동안 일시적으로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을 산업안전보건본부로 격상해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노동자 안전 보장에 이견이 있을 수 있을까마는 제도는 다른 문제다.“중요한 것은 내실입니다. 고용노동부가 그간 행정권을 행사해 사업장 감독과 법령 위반에 대한 처벌위주의 사후조치적 역할을 했다면, 안전보건공단은 사업장 기술지원과 재정지원을 통해 산재예방에 집중해 왔습니다. 안전보건청
최장복 KT노조 위원장(56·사진)은 1일 14대 집행부 임기를 시작했다. 공약으로 △복지포인트·자기계발비 인상 △주거·출산·육아지원 확대 △승진적체 해소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재협상 △노사 고용안정위원회 신설 등을 내걸었다. 투표 참여자 1만5천825명 가운데 1만2천936명의 표를 얻었다. 역대 최다 득표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최근 시작한 KT그룹 재편 움직임의 한복판에 임기를 시작한 최 위원장을 지난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 KT 본사에서 만났다.경영감시 넘어 경영참여하고IT·통신정책 견인에도 박차- 1일부터 임기를
“어머니, 배가 고파요.”현정희(54·사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전태일 열사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했다던 말을 꺼냈다. 그는 “22년 인생을 살면서 한 번도 배불리 먹은 적이 없던 것”이라며 “알바 자리가 없어 하루 한 끼를 먹는다던 우리 사회 청년들이 겹쳐 보였다”고 말을 멈췄다.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현 위원장은 “사람을 물질화하고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를 우리는 꼭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던 중 한 조합원에게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출판된 을 선물받았다. 이를 계기로 최
“20년 넘게 하이트 생맥주 서비스 업무를 해 왔습니다. 스물여덟에 시작해 지금 쉰 살이 다 됐으니 청춘을 바친 셈이죠. 적은 월급이지만 이 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하면서 뿌듯함은 비수가 돼 마음에 꽂혔습니다.”함경식(48·사진) 서해인사이트노조 위원장이 한숨을 쉬었다. 하이트진로 하청업체 서해인사이트가 회사를 청산·폐업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서해인사이트는 지난 8일 노동자들에게 “2월 말일부로 법인 청산·폐업 절차를 밟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