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이재 기자
▲ 자료사진 이재 기자

대치동 선경아파트 경비노동자 44명이 지난달 말 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가 용역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76명 중 44명에게 계약만료를 통보해 지난달 31일부로 해고됐다. 대치동 선경아파트는 지난해 경비노동자가 관리소장의 직장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자살한 곳이다. 이후 경비노동자들은 관리소장 해임 등을 요구했고, 갈등이 빚어지다 입주자대표회의가 나서 용역업체를 교체하고 경비노동자들을 대거 해임한 것이다. 용역업체를 교체하면서 동별 경비초소수를 줄이고 무인 주차관리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명분이다.

입찰은 순조롭지 않았다. 지난해 10월5일 처음 경비용역업체 선정 경쟁입찰을 시작했지만 내용 수정 등으로 3차례나 취소했고 4차는 유찰됐다. 이후 지난해 11월6일 재공고를 통해 ㈜현장종합관리를 낙찰했지만 이번엔 강남구청이 용역비 산정기준을 지키지 않은 업체를 낙찰했다며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과 공동주택관리법 위반으로 시정을 명령했다. 같은해 11월27일 다시 입찰을 진행해 ㈜현장종합관리를 최종낙찰한 상태다.

입찰계약에 따라 새 업체는 기존 76명 중 44명을 해고했다. 해고자 가운데는 지난해 자살한 경비노동자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며 관리소장 해임 등을 요구한 홍아무개 경비노동자를 비롯해 노조를 만든 경비노동자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들이 속한 민주일반노조는 “단 하루 만에 가장 44명을 길거리로 내몬 선경아파트의 결정을 규탄한다”며 “노동자가 생계를 유지할 수단을 찾을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엄동설한에 길거리로 쫓아냈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10일부터 해고자들과 함께 점심시간을 이용해 해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선전을 아파트 단지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노조는 “해고 당사자가 복직하는 그날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3월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갑질 고통을 호소하며 자살한 경비노동자 박아무개씨는 최근 산재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직장내 괴롭힘과 관련해서 강남 수서경찰서와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은 각각 7월과 9월 괴롭힘이 없었다고 사건을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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