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법을 다루는 노사교섭이 10일부터 공식 재개됐다. 노사는 이번주 안에 첫 실무교섭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30일까지 비정규직법 교섭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실무교섭의 시간과 장소 등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며, 교섭에는 노사단체 부대표급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대노총과 경총 대표자들은 10일 낮 12시 국회 우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원혜영 정책위의장과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의 주선으로 만났다. 노사는 2시간 동안 비공개 회의 끝에 △비정규법안이 이번 정기국회 회기 안에 입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지난 4월 국회 환노위 법안심사소위가 주재한 노사정 협상에서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출발하며 △교섭 기간은 10일부터 30일까지로 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교섭 재개는 지난 4월과 6월 교섭을 주재했던 이목희 위원장이 한국노총쪽의 요청을 받아들여 주선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환경노동위가 교섭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형식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날 노사 합의 직후 양대노총 대표들을 만난 이경재 환노위원장이 노사 당사자 교섭을 인정하고 점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경재 위원장을 만난 노동계 대표들은 교섭의 실효성 확보 등을 이유로 환노위 차원에서 교섭을 주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경재 위원장은 “환노위원장이 노사 단체들에게 교섭을 부탁해서 노사 당사자 교섭이 열리는 형식으로 할 테니, 노사는 좋은 결과를 가져와 달라”고 말했다고 노동계 대표들이 전했다. 또 노동계에 따르면 이경재 위원장이 오는 24일께 노사 당사자들과 우원식 법안소위원장 등 환노위 의원들을 불러 교섭 진행 상황을 중간 점검하는 자리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우리당-노사 회담에서는 법안을 어느 수준에서부터 다룰 것인지가 가장 큰 쟁점이 됐다. 노동계는 4월 교섭 결과에서부터 출발하자고 주장했고, 논란 끝에 경영계가 노동계 의견을 수용했다. 따라서 실무협상은 기간제 사용기간과 기간경과 후 고용보장 등 지난 4월 교섭 당시 미합의된 쟁점사항 중심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표 참조>

국회 비정규직 법안 논의 결과(제공=열린우리당)
 구 분정부안노동계경영계
차별
금지
1.차별금지방식불합리한
차별금지
동등·유사한 기술,
작업수행능력에 대한 동등처우
동등 직무·능력·성과에 대한 차별금지
2.차별시정청구주체당사자노조의 시정신청권 인정당사자
3.차별입증책임없음사용자(고평법 원용)청구주체 당사자로 할
경우 노동계 주장 수용
기간제 근로4.사용기간3년1년+1년(사유제한)3년
5.기간경과 후
고용보장
해고제한무기계약간주해고제한
파견
근로
6.파견허용업종네가티브포지티브(현행유지)포지티브(확대·조정)
7.허용업종규정-노사합의(시행령)정부가 노사의견 수렴 후 결정(법률)
8.휴지기간3개월6개월삭제(허용업종 연계논의)
9.사용기간최장 3년1년 또는 현행(1+1, 최장 2년) 유지4년(또는 3년)
10.사용기간 이후
고용보장(적법파견)
고용의무고용의제(현행유지)휴지기간 삭제시
노동계 주장 수용
11.불법파견고용의무고용의제고용의무·의제
모두 반대
12.원청 등
사용사업주의 책임
없음부당노동행위 책임 명문화명문화 반대
단시간
근로
13.초과근로 한도12시간8시간-
14.초과근로시
잔업수당
미지급소정근로시간 초과시
연장수당 지급
미지급
범위15.특수고용근로자
권리보장 입법
미포함
(추후 논의)
포함해서 논의추후 논의
※ 파란색이 잠정합의 사항. 12~15항은 추후논의. 4,5,9,10항은 미합의. 1항은 문구 조정키로 잠정 합의.

이목희 위원장은 “한국 노사관계에서 중앙 단위의 노사 대표들이 정부 주재 없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노사 모두 ‘타협’ ‘양보’ ‘결단’이라는 말을 자주 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동계도 이날 합의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정길오 한국노총 교육선전본부장은 “4월의 협상내용을 출발점으로 삼은 것이 가장 큰 의미”라며 “이미 쟁점이 좁혀 있기 때문에 교섭도 압축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도 “당초 노동계 요구대로 4월 협상 결과를 토대로, 교섭 시한을 30일까지 연기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열린우리당만이 아닌 국회 환노위가 관심을 가지고 적극 지원, 참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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