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28일 서울지하철 구의역에서 일하던 청년 비정규 노동자가 사망했다. 구의역 김군, 한 끼 식사용 컵라면으로 하청노동의 고단함과 부당함을 절실히 보여주고 떠난 그의 6주기가 눈앞에 다가왔다. 생명안전주간을 선포하고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노동자들이 산재 없는 일터, 교통약자 배려를 촉구하는 글을 보내왔다.<편집자>
 

전유덕 공공운수노조 우이신설경전철지부장
▲ 전유덕 공공운수노조 우이신설경전철지부장

대중교통은 회사·학교·학원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곳을 이동하는 수단이자 사회적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그렇기에 대중교통은 조금 더 공공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서울시내에서도 교통낙후지역이 있으며, 공공교통이 취약할수록 이동권의 불균형이 심해진다. 최근 서울시내에 경전철이 하나둘씩 지어지고 있다.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지만 운영이 문제다.

서울시 첫 번째 경전철인 우이신설경전철이 대표적인 예다. 사업추진 당시 수요를 13만명으로 예측했으나 현실은 그 절반도 미치지 못하며 그중 30%는 어르신·장애인·국가유공자들이다. 운임수입이 예상치보다 너무 낮아 수요예측 실패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러한 현실은 우이신설경전철에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다. 이달 28일 개통하는 신림선 또한 수요예측이 13만명이지만 열차 크기는 우이신설경전철 열차와 비슷하며, 배차 간격이 길어 실제 이용객이 13만명에는 크게 못 미칠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단순히 경전철을 지을 뿐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교통공공성을 위한 정상적인 운영도 함께 고민해 초기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서울시는 시민과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며 서울시민이 원하는 평등한 이동권을 보장하며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초기계획에 안전 부분은 반영이 안 돼 있어 시민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우이신설경전철을 예로 들면 지난 1월11일 4·19민주묘역 쓰레기통 방화사건이 났다. 그 후 서울시의 대응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쓰레기통을 치우는 것이 고작이었다. 우리 노조에서는 역당 1명씩 배치해서 초기대응을 제대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서울시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의 의견은 무시된 채 현재와 같은 고령자 중심의 부족 인력과 불충분한 재원으로 민영체계를 가속화하는 재구조화를 진행하려고 한다.

우리는 모두 2016년 5월28일 서울지하철 구의역에서 일하던 청년 비정규 노동자 김군이 사망한 사고를 기억하고 있다. 부족한 인력이 부른 참사였고, 공공운수노조는 2017년부터 구의역 김군 추모와 함께 김군이 아닌 모든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투쟁으로 생명안전주간을 선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김군을 추모하기 위해 지난해 5월에 구의역을 방문했고 ‘오세훈TV’를 통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다.

“누구에게도 억울하고 갑작스러운 사고는 없어야 합니다. 예방이 가능한데도 일어나는 사고는 막아야 합니다. 앞으로 사망사고를 줄이고, 이러한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서울시는 대책 마련을 계속 해나갈 것입니다. 그것이 서울시장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안전사고로 인해 2인1조 근무는 상식이 됐다. 큰 사업장들에서는 지켜지겠지만 우이신설경전철에서는 여전히 1인 근무가 만연하다. 심지어 스크린도어를 고치는 기계부서도 인력이 부족해 단 한 명이 모든 역을 담당하며 부담감을 느끼고 업무를 하고 있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우이신설경전철은 재구조화를 앞두고 있다. 재구조화시 공공성을 강화해 안전한 일터를 만들고 숙련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는 일이 없도록 서울시는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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