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18일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경영계까지 일제히 애도성명을 냈다. 민주화에 헌신했던 전직 대통령의 서거 앞에 현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거나 고인이 생전에 강조했던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다는 내용이 적지 않았다.

“생전 유지, 정부 귀담아 들어야”

98년 외환위기 과정에서 김 전 대통령과 대립하기도 했던 노동계는 ‘민주주의와 통일의 상징’이었던 고인 앞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민주노총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당시 신자유주의 길로 들어서며 노동자와 갈등을 빚었으나 그 공과를 떠나 한국 정치사에 큰 영향을 미친 정치인이었다는 점에서 소회는 남다르다”며 “80만 조합원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과거 군사정권에 맞선 반독재 민주화 투쟁과 대통령 당선 뒤 평화적 남북관계 진전에 미친 영향은 현세의 정치가들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서거 직전 현 정권에 보냈던 일갈 역시 이명박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평생을 독재정권 종식과 민주주의 정착 및 한반도 통일을 위해 힘써 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100만 조합원과 함께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노 전 대통령을 먼저 보내고 침통해하던 고인을 기억하고 있다"며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그의 유지를 받들어 노동자·서민을 위한 노동단체로서의 역할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시절 전교조 합법화를 가능하게 한 교원노조법을 제정해 교사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데 노력했다”며 “민주화와 인권, 평화통일을 향한 열정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년에 받은 상처, 애통해”

민주공무원노조는 "김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눈물을 보이며 한 마디도 못한 것은 고인이 여러 차례 거듭한 현 정부에 대한 비판과 무관치 않다"며 "현 정부는 두 전직 대통령의 잇단 서거의 의미를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진보연대는 “편안하게 지내야 할 노년에 남북관계 파탄과 민주주의 파괴를 걱정하고 또 괴로워했다”며 “상처받은 마음에 또 상처를 받고 피로한 몸에 또 피로를 쌓다가 그것 때문에 쓰러져 끝내 서거한 것을 생각하면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진보연대는 "시대적 한계와 정치적 오류, 여러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은 현대사를 함께한 우리 국민의 투쟁과 더불어 역사에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오늘 대한민국은 소중한 한 분을 잃었지만 국민들은 한국의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헌신했던 김 전 대통령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는 유언과도 같은 마지막 말씀을 가슴에 새기겠다”고 강조했다.

경영계 “IMF 위기극복 기릴 것”

경영계도 전직 대통령의 서거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갑작스런 서거소식에 애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우리나라 민주화와 IMF 위기극복에 기여한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며 오늘의 슬픔을 이겨 내고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가적으로 힘든 시기에 원로를 잃게 됐다는 점에서 큰 불행이자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민주주의 정착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해 평생을 바치셨고,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업적을 남긴 고인의 뜻을 기리면서 국가 발전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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