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창원공장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고공농성 30일째, 오성범 조합원이 심한 탈수 증세로 18일 병원으로 후송되고, 권순만 지회장과 진환 소위원도 맥박과 혈압이 정상치 이하로 떨어지는 등 고공농성단의 건강 상태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18일 오전부터 탈수 증세와 쇼크 등 몸에 이상이 발생한 오성범 조합원은 이흥석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등 상급단체 대표자들이 철탑에 올라가 상태를 확인한 후 밤 9시께 119구조대에 의해 고가사다리차에 실려 지상으로 내려와 창원 한마음병원으로 후송됐다.

진단 결과 오성범 조합원은 장기간의 고공농성과 단식으로 체력이 소진돼 당분간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공농성 현장에 올라갔던 의사에 따르면, 권순만 지회장과 진환 소위원도 탈수 증세의 정도만 덜할 뿐 저혈압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두 명은 건강상태 악화를 무릅쓰고 고공농성을 계속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GM대우 창원비정규직지회 안병욱 지회장 직무대리는 “장기간 농성과 단식으로 지쳐 있는 농성단에게 회사가 하루에 도시락용 작은 물컵 대여섯 개만 공급해 탈수를 일으킨 것”이라며 “비인간적으로 고사작전을 쓰고 있는 회사가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고공농성단이 탈진해가고 있지만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교섭은 재개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교섭권 위임과 함께 비정규직지회가 제시한 15가지 요구안에 대한 노동계 내부의 입장 조율만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섭권을 위임받은 대우차노조가 19~21일 간부수련회를 떠나기 때문에 교섭 재개는 또 한주일을 넘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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