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넘게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GM대우 창원공장 사측이 하청업체 직원인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의 출근을 장기간 저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이 이를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노동자들의 집단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GM대우 창원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창원공장 앞에서 열린 집회에 적극 가담했다는 이유로 하청업체 세종 소속의 지회 조합원 5명이 다음날인 27일부터 지금까지 공장 출입을 저지당해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첫날 정문에서 출입을 저지당하기도 하고, 통근버스 안에서 또는 공장 안 휴게실에서 공장 밖으로 강제로 끌려나온 이들은 매일 출근시간에 맞춰 출근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공장 안에는 한발짝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당사자 중 한명인 조용광 조합원은 “우리가 원청 직원도 아니고 해고자도 아닌데 가타부타 설명도 없이 원청이 출입을 저지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며 “비정규직지회와의 교섭은 사용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거부하면서 왜 원청이 출입에 관여하느냐, 원청 사용자성을 GM대우 스스로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세종은 원청이 하는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세종 노무 담당자는 “직원들이 일을 해야 하는데 원청에서 막아 우리도 답답하다”면서도 “이들이 업무에 복귀해도 조퇴다 월차다 해서 정상적인 작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업무에 차질이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종은 이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한 상태다.

지난달 27일 이후 출근 저지가 이어지자 5명의 조합원들은 지난주 세종 대표이사를 부당노동행위로 부산지방노동청 창원지청에 고소했고, 19일에는 GM대우 닉 라일리 회장을 고소했다. 창원지청 관계자는 “회사는 이들이 공장 내에서 집회를 선동하고 폭력을 행사할 우려 때문에 출입을 금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부당노동행위를 입증할 서류가 제출되면 조만간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승우 비정규직지회 법규부장은 “노동자들이 정당한 노조활동 때문에 비상식적으로 출입을 저지당하는데 노동부가 말만 하고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은 책임을 망각한 구태의연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도 20일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GM대우의 노동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5명의 조합원들과 함께 정문 출입을 시도했다. 전비연은 “GM대우 자본은 비정규직지회와 민주노총 경남본부의 정당한 교섭요청을 묵살하고 있으며, 심지어 해고자가 아닌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출근을 위해 공장에 출입하는 것조차 관리자와 용역들을 동원해 불법적으로 막고 있다”며 “GM대우 자본의 노동탄압을 계속 방치한다면 노동부에 대한 타격투쟁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