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창원공장 굴뚝을 점거하고 고공농성을 벌이던 비정규직 해고자 2명이 건강 상태가 악화돼 22일 오후 모두 지상으로 내려왔다. 18일 오성범 조합원이 탈수증세로 고공농성을 포기한 데 이어 이날 권순만 지회장과 진환 조합원이 굴뚝에서 내려옴에 따라 고공농성은 일단락됐다. 고공농성 32일, 단식농성 12일만의 일이다.


금속노조 경남지부에 따르면, 진환 조합원이 22일 고공에서 호흡 곤란증세를 보여 오후 6시30분께 119구조대 고가사디리차에 실려 지상으로 내려 온 후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함께 고공농성 중이던 권순만 지회장도 이때 내려왔다. 23일 오후 현재 진환 조합원은 창원 한마음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고, 권순만 지회장은 대우차노조 창원지부 사무실에서 단식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창원비정규직지회로부터 진환 조합원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다는 연락을 받고 이흥석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나희수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지부장, 김기환 대우차노조 창원지부장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굴뚝으로 올라간 시각이 22일 오후 5시30분께. 이들은 건강상태가 악화돼 고공농성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고공농성단의 동의를 얻어 119구조대에 사다리차를 요청, 굴뚝에서 철수했다.

나희수 부지부장은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권순만 지회장 혼자만 남겨둘 수 없어 설득해서 같이 내려왔다”며 “고공농성은 접었지만 권순만 지회장이 단식농성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고공농성이 일단락 된 상황에서 이제 관심은 교섭 재개 여부에 쏠리고 있다. 당초 회사가 ‘선 고공농성 해제, 후 교섭’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나희수 부지부장은 “고공농성단이 내려왔기 때문에 회사의 태도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만약 또 한번 회사가 고사 작전으로 간다면 이미 결정한 금속노조 경남지부 총파업을 강행하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교섭과 관련 지역의 상급단체와 비정규직지회는 요구안 조율을 끝낸 상태다. 23일 오후 현재 교섭권을 위임받은 대우차노조의 서희택 수석부위원장이 창원으로 내려와 교섭과 관련된 최종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GM대우가 제기한 폭력 및 업무방해 등 고소사건과 관련 21일 경찰이 고공농성단 3명과 안병욱 지회장 직무대리를 등 창원비정규직지회 간부 5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권순만 지회장은 당분간 공장 안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창원공장 정문 농성장은 지회 조합원들이 지키며 투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